201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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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박찬규 작, 전인철 연출, 극단 돌파구
취향 있는 자들에게 고함 박찬규 작/전인철 연출 - 극단 돌파구 글_유혜영 1.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있을까? 어느새 서른 줄에 접어든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가족과 친구들, 주변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범위 안에 삶을 가두고 눈치를 본다. 그 ‘범위’라는 것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귀신같이 안다. 그 안에 있을 때 내 취향은 당당해지고, 소통의 기회를 얻는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한 내 취향인지 모른 채 적당한 범위 안의 것들을 복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두 눈 질끈 감고 한 발짝 벗어나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스멀스멀 타협점을 찾아 다시 선 안으로 들어와서는 안도감을 찾는 것이 아마도 취향이란 것의 발전 과정이다. 행복하기보다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더불어 사는 삶’,..
2016.12.23 -
[리뷰] 이민휘 솔로앨범 [빌린 입] 고독의 질감
고독의 질감 이민휘 솔로앨범> [빌린 입]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실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쓰려 했었다. 그녀가 언젠가의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침묵의 빛’ 을 썼다 했듯이. 거기, 구름 위에서, 무릇 음악에 들러붙는 지상의 모든 빛깔과 온도와 냄새를 벗고, 떠나가면서, 잠시나마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로, 음악처럼 부유하며, 글을 써야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비상하지 못한 채 지상의 밤에 남아, 여기에서, 쓴다. 애록(AEROK)에서 쓴다. 겨우 여기에서 쓴다. 여기에서 살다가 여기에서 죽을 거다. 겨우 여기에 이렇게 머물다 가려고. 미장원, 고시원, 병원, 은행, 식당, 휴대폰 판매상, 과일 가게, 늘어선 거리에서 머물다가 돌아와 다시 쓴다. 몇 번 버스를 타고, 몇 권의 책을 읽고, ..
201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