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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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뜨거운 정의, 차가운 복수<헤카베>
뜨거운 정의, 차가운 복수 창작집단 LAS / 앙코르 산울림 고전극장 글_권혜린 얼핏 ‘정의를 위한 복수’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단어이며, 복수는 주관적이고 사적인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가 개인의 이익에 따라 전유되고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줄 수 있다면, 반대로 복수 역시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 혹은 목표를 위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고전, 연극으로 읽다’라는 주제로 올라갔던 산울림고전극장 중 재공연된 그리스 비극 는 복수와 정의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이는 고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도 이어지는 고민이기도 하다. 진실을 위한 재판 헤카베는 스스로를 ‘모든 여자 중 가장..
2017.06.28 -
[리뷰] 궤 속의 일물(一物)을 찾아서<박흥보 씨 개탁(開坼)이라>
궤 속의 일물(一物)을 찾아서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 남산 컨템포러리(남산국악당) 글_채민 남산골한옥마을의 입구를 지나 길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좌측에 서울남산국악당이 자리하고 있다. 마당과 돌담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건물 자체가 자그마한 안뜰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지하인데도 볕이 가득 드는 이곳에 앉아 건네받은 설문지를 살폈다. 상자(궤)에 들어있었으면 하는 단 하나의 물건을 적어보라는 질문이다. ‘돈’, ‘주식’, ‘ 증권’등은 안 된다며 손쉬운 보기들은 애초부터 지워버렸다. 예로든 답안은 빨간색 람보르기니, 동아연극상, 작업용 원목책상(1800mmx600mmx600mm), 연습실(32평/전면거울/지상) 등으로 꽤 구체적이었는데, 수단(돈)을 지우고 보니 소원한 이들의 성향과 지향하는 ..
2017.06.28 -
[프리뷰] 제18회 서울변방연극제 <25시-극장전>
제18회 서울변방연극제가 서울의 극장과 광장, 대안공간에서 6월 26일부터 2주간 개최됩니다. 변방연극제는 지난 17회(2015년) 때 “십오원오십전(예술감독_임인자)” 이라는 주제어로 열렸고, 격년의 형식으로 바뀌어 올해 “25시-극장전(예술감독_이경성)” 이라는 주제어로 관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은 프리뷰 코너를 통해 18회를 맞이하는 서울변방연극제의 작품들을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디언밥의 편집인인 동시에 변방연극제의 축제 드라마터그로 새롭게 합류한 전강희 필자가 기고한 2017 서울변방연극제 미리보기! 작품에 대한 ‘나’ 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생각들이 여러분의 축제 관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축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부 --------..
2017.06.26 -
[인디언밥 6월 레터] 준비하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 5월 11일부터 6월 11일까지 시청각에서 열린 김동희 작가의 전시 의 지킴이를 했습니다. 전시를 관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는 아주 간단하고 거칠게 말하자면 시청각이라는 공간 위에 새 틀을 씌운 형태의 전시입니다. 원래 있던 마루와 샷시, 계단과 옥상을 치우거나 그 위로 새것을 덮고 기존의 공간을 증축하거나 탈바꿈하거나 그 성질을 극대화하면서, 장소와 관계 특정성에 의한 의미와 감흥, 경험과 선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력, 몸의 근육과 감각의 요모조모를 불러냅니다. 그러기 위해서 희게 페인트칠된 목조 바닥과 가벽, 계단이 사용되었고 저는 그것들을 매일 청소하면서 한 달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지는, 청소 일기입니다. 전시장의 문을 열기 전 조금 일찍 도착해 청소를 합니다. 어떤 날은 정..
2017.06.21 -
[웹툰] 숭숭6화 - 여름감기
[웹툰] 숭숭6화 - 여름감기
2017.06.13 -
[리뷰] 2017 차세대 연극인스튜디오 쇼케이스 <누수공사>
누수라는 도돌이표 속에서 작_윤성호 / 연출_이강욱 글_권혜린 작품 중 하나인 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누수라는 현상을 통해 부조리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물들의 얽힘과 어긋남을 보여주고 있다. 인물들의 말이 허공에서 부딪치면서 난장(亂場)을 이루는 것을 통해 대화와 소통이 불가능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분위기가 어둡고 진지할 것 같은 첫인상과 달리 개성 있는 인물들의 연기가 즐거움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누수’의 확장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방해꾼들 연극은 시작부터 불길하다. 조명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면서 끊임없이 깜박거리는 동안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남자는 마감에 쫓기고 있는데, ‘운명교향곡’ 벨 소리로 울리는 비장한 전화가 남자를 독촉한다. 남자는..
2017.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