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5)
-
[리뷰] 우리, 또는 함께 있음이라는 유일한 유토피아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
우리, 또는 함께 있음이라는 유일한 유토피아원작_강화길 소설"방" 연출_윤혜숙 / 제작_래빗홀 씨어터, 페미씨어터 글_권혜린 이 연극을 보고 난 뒤,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제목 중에서 어떤 낱말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 ‘도시’, ‘함께’, ‘도착’ 중 그 어떤 낱말에 방점을 찍어도 모두 잘 어울렸다. 어느 하나를 고르기란 어려웠다.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원작인 강화길 작가의 단편소설 「방」에 나오는 첫 문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극 역시 원작 소설의 제목인 ‘방’과 강하게 결부된 듯했다. 수연과 재인이라는 ‘우리’가 ‘도시’에 ‘도착’해서 ‘함께’했던 이유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 때문이다. 방은 다른 말로 생존의 이름이고, 더 구체적으로 말..
2018.05.20 -
[웹툰] 숭숭17화 - 비하인드 스토리
[웹툰] 숭숭17화 - 비하인드 스토리
2018.05.14 -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연극편 - 연극을 끝까지 보기 위하여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연극편 #metoo 연극을 끝까지 보기 위하여 글_목정원 프랑수아즈 : 너는 클레르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의 엄마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렌 : 난 할 거야, 그래야 하니까. 우리가 돌아가고자 하는 건 진실이 알려져야 하기 때문이니까. 우리에게 그것을 살아낼 힘이 있었건데, 다른 이들에게 그걸 들을 힘이 없단 말이야 ?프랑수아즈 : 우리에게 과연 그걸 말할 힘이 있을까. 그들은 우릴 믿지 않을 거야. 그들은 우리가 돌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만큼 그것이 끔찍하지는 않았겠거니 생각하겠지. 돌아가게 될 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증언에 대한 반증이 돼버릴 거야.(*1) 샤를로트 델보가 아우슈비츠로 끌려갔을 때 그는 아직 작가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그를 지탱해준 것 중에..
2018.05.03 -
[인디언밥 4월 레터] 4월을, 4월에 기억하게 될 것들
4월을, 4월에 기억하게 될 것들 4월이 되자마자 초조함 비슷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년 4월로 달력을 넘기기만 하면 그렇습니다. 4년 전부터 4월을 나는 것은 항상 그런 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정한 '날짜'의 존재라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입 밖으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일들을 생각하고, 소리 높여 외쳐야 할 것과 직접 발로 뛰고 손을 내밀어야 할 곳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은 일상의 실천이겠지만, 기억이 모조리 튀어나와 웅성거리는 날이 찾아온다는 건 아주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물며 생일도 사람을 울적하고 심란하게 만들곤 하는 걸요. 4월 중순, 나흘 동안 중국의 무용가 원회가 진행하는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영상과 신체-동작을 결합하는 퍼포먼스, 구체적인 기억과 관련된 ..
2018.05.02 -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거리예술편 - 우리는 거리에서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거리예술편 #metoo 우리는 거리에서 글_김민범 온통 망하고 나면 실망에도 희망이 필요하다. 지난 두 달 유명인의 이름이 포털에 등장하면 의심부터 했다. 오래 참았다가 터져 나오는 목소리들에 마음이 무겁다. 망연하게 바라보다가도 나 역시도 남성 중심의 구조와 위계 뒤에 숨어 비겁한 적 없었는지, 나 역시 피해를 준 적은 없었는지 지난 기억들을 살핀다. 내가 했던 말들이 무심한 말이 아닌 무지하고, 누군가에게는 무참한 말이 될 수 있었음을 반성한다. 더는 좋아할 수 없는 작품들이 생겨나고, 작품에 얽혀있던 추억마저 오염됐다고 말하는 일은 용기를 낸 사람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투정이다. 이제 예술이 삶 앞에 놓여서는 안 된다. 무찌르기 위함이 아니라 비논리와 악습이 통용되..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