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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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방연애> 창작집단 3355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
진솔한 이야기로의 초대창작집단 3355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 글_권혜린 ‘제1회 페미니즘 연극제’ 참가작인 는 지난 ‘2017 프린지페스티벌’ 때의 작품을 확장한 것이다. ‘방’과 ‘연애’를 주제로 세 명의 퀴어 여성 예술가들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서울, 여성, 주거 문제로 연극을 만들자고 했던 ‘소문’은 실체 없는 특성답게 말로만 언급될 뿐 무대에 등장하지는 않고, 한 다리 건너는 소문 대신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직접 연극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이야기한다. MC 없는 토크쇼처럼 분위기는 자연스럽고 편하다. 중간중간 무엇을 이야기할지 글씨로 지시하는 것을 화면으로 보여 주는 것도 마치 코너의 제목을 소개하는 듯하다. 다큐멘터리 연극으로서 이 작품은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
2018.07.27 -
[리뷰] 빨간 피터들 <러시아판소리-어느 학술원에의 보고>
빨간 피터들 인간을 향한 누군가의 냉소와 연민, 그리고 고통에 대한 보고최용진 출연 / 적극 연출 글_이예은 프란츠 카프카의 . 이 소설은 인간다운 원숭이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빨간 피터’(이렇게 명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명명하는 순간 그의 존재를 폭력적으로 정의하는 일에 가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라는 이름의 존재가 자신이 어떻게 인간다워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학술원의 고매한 신사”들에게 독백으로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인간에게 포획된 원숭이가 살아남을 길을 찾기 위해서는 오로지 인간을 모방하는 것뿐이었기에 그에게 주어진 것이란 ‘자유’가 아닌 ‘출구’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 프란츠 카프카, , 『변신 (외)』, 전영애 역, 민음사, 2013, pp.110-111. “저는 일부러..
2018.07.25 -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관객편 "추신. 우정과 편애를 담아서..."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관객편 추신. 우정과 편애를 담아서 글_차슬기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은 단일하고 견고하게 여겨지던 ‘연극’이라는 어떤 개념을 깨부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투 운동은 연극 무대 위에서 현재 진행형이고, 또 한편으로 ‘고발’ 이후의 삶을 구성해나가는 것 같습니다. 여성이자 관객인 저는 객석에서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왜 이제야 말할 수 있었는지, 그토록 침묵하도록 만들던 그 카르텔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말해도말해도 불충분한 것 같은 이 먹먹함은 무엇인지 하는 분노와 함께, 이제는 말할 때가 왔다고 지금 여기에서 말하는 입들을 보며 밀려오는 변화의 힘을 느낍니다. 관객은 연극계 내의 폭력과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사람일까요? 무대 바깥에 있..
2018.07.22 -
[웹툰] 숭숭19화 - 다른 시대에 지금을 돌이켜본다면 뭐라고 부를 것인가
[웹툰] 숭숭19화 - 다른 시대에 지금을 돌이켜본다면 뭐라고 부를 것인가
2018.07.20 -
[인디언밥 6월 레터] 여름에 본 영화
여름에 본 영화 6월 중 열흘가량 열린 상하이국제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상하이 곳곳 수십 군데의 극장에서 여러 국가에서 온, 신인부터 중견 감독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만든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저는 총 네 곳의 극장에서 와 4K 리마스터링 이렇게 여섯 편을 보았어요. 직접 예매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표를 사기도 하고, 친구가 예매했다가 가지 못하게 되어 넘겨준 표를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여성 감독의 신작 세 편, 일본 영화 두 편, 기존작 리마스터링 상영 한 편을 보게 되었지요. 는 전통적인 형식의 중매결혼으로 인해 독일로 이주하게 된 이란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영화는 언어의 장벽, 문화의 차이, (가깝고 먼) 관계의 부재로 인해 흔들리고 충돌하는 인물을 가..
2018.07.02 -
[리뷰] ‘변신하지않음’ 매머드 머메이드
변신하지 못한 자의 슬픔 ‘변신하지않음’ 매머드 머메이드(원작 카프카의 ‘변신’) 글_채 민 잔뜩 긴장한 듯이 보이는 배우 김은한은 자신을 ‘그레고르 잠자’라고 소개 한다. 그의 움츠린 어깨와 부산스러운 손놀림은 보는 사람마저 어색하고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 와중에도 공연을 보며 음식을 먹어도 되고,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된다고 서분거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금요일 오후, 애매한 시간에 대체 몇 명이나 이곳을 찾을까 하며 초조하게 관객을 기다리던 그가, 이제는 자신이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로 관객을 지루하거나 우울하게 만들까봐 두렵다. 그래서 관객에게 공연 중간에 언제든지 나가도 된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모습이 그레고르를 떠오르게 한다. 아침에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그레고르. 몸을 어..
201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