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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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큐멘터리 영화<어른이 되면>
당신이 충분히 늙을 때까지다큐멘터리 영화 장혜영 감독글_김민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면 세계는 사라진다. 까만 세상이 온다. 그러나 막지 못한 소리는 여전하다. 수많은 요구가 세어 들어온다. 간단히 자취를 감출 수는 없다. 중증발달장애인 혜정은 가끔 숨고 싶다. 사회는 잠시를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시설로 보내졌다가 18년 만에 사회로 돌아온 혜정은 알아가야 할 것도, 증명해야 할 것도 많다. 어떤 날에는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또 다른 날에는 할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은 혜정과 혜영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살아낸 얼마간의 기록이다. 혜정은 좋아하는 게 많다. 트로트와 디즈니의 OST를 좋아한다. 음악이 있다면 어디든 무대가 된다. 매일 한 잔씩 아메리카노도 마셔야 한다. 커피를 많이 마..
2019.01.04 -
[리뷰] 감히 한 연극 올리니<삼일로창고극장 봉헌예배>
감히 한 연극 올리니쿵짝프로젝트 글_권혜린라니, 제목과 주보 형식의 티켓(이자 팸플릿)만 본다면 연극이 아니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희생제의’에서 시작하여 ‘축복기도’로 끝나는 11개의 예배 순서도 얼핏 보기에는 평범해 보인다. (물론 전복적인 부제가 바로 옆에 있어 함께 읽어야 즐거울 것이다.) 그럴싸한 패러디는 다소 도발적이고 불온할 연극을 마주하게 될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공연 안내에서 ‘공연 중 혐오 발언이나 공연 방해 행동 시 즉각 퇴장 조치합니다.’라는 문구를 보았던 터라 ‘설마’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다행히 기우로 끝났다. 입장하면 벽에 “하나님이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요 4:24)가 적혀 있고, 붉은색과 초록색 옷이 걸려 있는 것이 보인다. 다만 ..
2019.01.04 -
[리뷰] 김민영 개인전 <The night was young>
Silent night, holy night. All is calm, all is bright.김민영 개인전 @플레이스막 글_예쁜사람 그 밤이 어째서 어렸을까? 이런 질문은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린 데에 이유가 있을 리 없잖아요. 산 지 얼마 안 되었으면 어린 것이죠. 어쩌다 어려질 수는 없습니다. 그 밤은 어렸습니다. 전시장은 유독 조용했습니다. 영상들에도 소리가 없었거든요. ‘동화 같다’나 ‘기괴하다’ 모두 이곳의 이미지들에 붙일 수 있는 말들이겠지만, 이들은 동화의 원래 버전이라고들 말하는 어른동화 같은 잔인한 종류는 아닙니다. 심지어 그 움직이는 그림들과 삽화들은 정열적이지도, 아주 침울하지도 않아요. 그런 삽화들이 모여있는 전시장은 차분하고 약간은 명랑하기도 한, 그저 고요한 밤 같아요...
201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