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격 C급무비 꾸러기 스튜디오!

2009. 4. 10. 07:5207-08' 인디언밥

우리는 전격 C급무비 꾸러기 스튜디오!

  • 성충경(꾸러기스튜디오)
  • 조회수 900 / 2007.09.05

‘우리가 누구라고?

전격 C 급무비 꾸러기 스튜디오다~’

 

따지고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술교육학과 재학시절 만나, 서로의 관심사와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의 형태가 비슷했던 선, 후배가 모여 시작한 일종의 또래집단 놀이와 활동들로부터 시작된 꾸러기 스튜디오의 작업들이 현재에 와서 이렇듯 관심을 받는다는 건 분명 특이한 일이다. 더구나 이렇게 원고 청탁까지 받으며 우리의 활동을 소개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당시엔 상상도 못한 엄청난 일이다.

꾸러기 스튜디오는 마이너리티 의식으로 똘똘 뭉쳐 미술과 영화, 미디어와 사회적 소통의 관계와 그 작동방식을 고민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는 인천의 창작활동 그룹이다. 물론 이 정도로 우리의 정체성을 정리한 것이 마음에 흡족할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지금도 계속하여 꿈틀대며 변화무쌍하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도 있고, 그러한 변화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우린 고정된 잣대로 정의 내려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꾸러기니까.

 

 

장르와 장르, 미디어와 미디어를 뛰어넘는

우리는 못 말리는 꾸러기가 될 테다~~

이쯤에서 ‘C 급무비’가 도대체 무엇이냐 라는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센스가 작동한다. 앞에 있는 글자 ‘C'는 꾸러기 스튜디오의 모든 창작물이 캠코더Camcorder로 촬영하여 컴퓨터Computer 로 편집하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하는 영화Cinema임을 뜻한다. 또 ’급무비‘의 ’급‘은 촬영과 편집, 온라인 업로드가 하루만에 ‘급’으로 이루어짐을 상징하는 합성어이다.

이렇듯 ‘C 급무비’ 는 꾸러기 스튜디오의 활동 방식과 지향하는 형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누구나가 다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우리 주변의 일상 공간 모두가 영화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마이너리티의 철학이 담긴 A급도, B급도 아닌 비주류 ’C급‘의 정서를 함께 담고 있는 것이다.

 

 

 

 

제발 쫌~!!!

‘우리는 UCC가 아니라고.’

최근에 쏟아지는 꾸러기 스튜디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우리의 활동을 사회가 온전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오해할 만큼 꾸러기스튜디오는 영악하지 못하다.(아직도 우리는 세상이 우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 날이 정말 올지도 의문이다.) 아니 어찌 보면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UCC-사용자User가 만들어낸Created 다양한 제작물Cotent’에 대한 과열과 과잉 때문에 파생되는 왜곡되고 표면적인 해석이 오히려 우리가 걸어왔고 걸어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호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

 

인터넷을 포함한 방송관련 매체에서 21C가 UCC의 시대임을 외치며 이제 과거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사용자가 곧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다. 꾸러기 스튜디오가 제작한 창작물 또한 이러한 매체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애초 생각하지 못했던 고민의 무게도 커져가고 있다. 꾸러기 스튜디오는 결코 UCC를 제작하거나 ‘뜨는’ 동영상을 전략적으로 만들어 주류 스타가 되려는 꿈을 꾸는 집단이 아니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한 수단으로 매체 환경 및 창작 환경의 변화를 일방적으로 뒤쫓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UCC라는 문화소비, 문화유통의 트렌드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사용자가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어떠한 장벽 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 창작과 유통은 사실 ‘엽기적이고 코믹하며 엉뚱하고 자극적인 동영상’ 이외에 많은 영역에서 존재하고 있으며 또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거나 특정한 주장을 펼치는 많은 글이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이미지와 사진들 또한 유저들 스스로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제작하고 생산해낸 컨텐츠임에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폭넓은 사용자제작, 창작물들이 UCC라는 ‘언어’, ‘개념’에 묶임으로서 의미의 폭이 한정되고 특화된다는 것에 있다. 나아가 ‘사용자user'라는 말 자체가 어떤 특정한 입장에서 이름 붙인 상대적 의미가 강하다는 것 또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컨텐츠를 제공하고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같은 1인 미디어를 서비스하는 포털의 입장에서 혹은 사이버 문화를 바라보는 몇몇의 이론가들에 의해 개념적으로 정리되어 이름 붙여진 ’UCC'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에 영합하지 않으며 자생적이고 독립적인 문화 생산과 소비, 유통의 구조 내지는 관계망을 고민하는 미디어 문화 활동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유롭고 개성적인 삶에 대한 욕구를 주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문화의 저변의 확대가 중요하며 그러한 의도를 통해 생산되어지는 일체의 창작물들이 온, 오프를 넘나들며 저마다의 재기발랄한 방식으로 유통 되는 문화의 장, 놀이의 장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태어났다. 멀티플렉스 동네극장 DGV!!

지역문화 활동 만만세!!

결국 이러한 생각들이 꾸러기스튜디오의 창작물과 활동을 주체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물리적 거점 공간을 마련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 온라인 유통구조가 지닌 여러 가지 제약과 문제점들을 사뿐히 뛰어넘으며 장르 중심의 예술창작이나 중앙으로 편중된 창작활동의 반경을 지역의 상황에 주목하는 다양한 예술창작활동이 가능한 독자적인 아지트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멀티플렉스 동네극장 DGV는 지역을 무대로 벌이는 일종의 실험일지도 모른다.

극장을 표방한 지역의 오픈 스페이스이며 꾸러기스튜디오의 창작 스튜디오인 동네극장 DGV는 상시로 활용되는 전시 공간과 각종 세미나 및 회의, 교육, 그밖에 각종 놀이와 휴식 공간 등 다각적인 공간의 활용을 고민하며 지역 속에서 창작활동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동네에 사는 별난 아티스트들에 의해 지역과 동네의 문화예술이 진정으로 빅토리!!하는 그날을 위하여.

아직은 동네 주민들의 ‘도대체 여기가 머하는 곳이여?’ 라는 의심어린 눈초리가 따갑지만 말이다.

 ㅡ_ㅡ;

 

 

■멀티플렉스 동네극장에 오시려면

장소: 인천 동구 화수1동 멀티플렉스 동네극장 DGV

찾아오시는 길 : 1. 동인천 역 에서 전화를 한다! (도보로 5분)

2. 동인천 역에서 2, 21, 28번 버스 승차후 바로 한 정거장!

3. 동인천 역에서 택시를 탄후 "아저씨~화도진 공원이요!"

(거리상 기본요금 비추!)

보충설명

‘그동안 꾸러기스튜디오는 작고 아담한 환경 속에서 소소한 일상들을 이런저런 상상력으로 재발견하여 많은 영화나 영상들을 만들어 왔는데요. 앞으로는 그러한 재미있는 영화나 영상들을 더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는 저희들만의 멋진 극장을 만들어 상영하고자 합니다.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계속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자자, 이쯤에서 꾸러기스튜디오의 멋진 극장! "멀티플렉스 동네극장 DGV(동네극장 빅토리의 약자)"에 대해서 잠깐 간략한 설명을 드리자면,
DGV는 CGV 만큼 크고 화려한 공간은 아니지만 꾸러기 스튜디오를 포함해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영화나 영상 (상업영화, 독립영화, 미디어 아트, 다큐멘터리, UCC등등...)등을 직접 만나보실 수 있는 작고 아담한 동네극장입니다.
누구나 감상하실 수 있으며,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상영하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CGV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영화나 영상등을 DGV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간 오픈과 관련하여 꾸러기 스튜디오 백승기 감독이 블로그http://blog.naver.com/curuk2에 올린 글>

필자소개

*꾸러기 스튜디오는
인하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는 백승기 군에 의해 2005년 1인 스튜디오로 첫 출발된 후 중간 중간 끼있는 멤버들의 결합으로 잠깐 빛을 보았으나 경제적 이유와 삶의 고민들로 멤버들이 모두 탈퇴하는 불운한 시기를 보내다 이듬해 같은 과 선배 성충경의 결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려 하고 있다. 정당한 노동오에 대한 금전 체불 없는 깔끔하고 간지나는 인간관계를 모토로 지역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계획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