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주 프리뷰 "바람 잘 날 없는~"


'바람 잘 날 없는' 홍대 앞~ [서교난장2009]


요 근래 맴도는 말이 하나 있다. '바람 잘 날 없다.' 본래의 의미대로라면, 자식많은 부모는 근심이 끊이지않는다는 건데...이것이 머릿속에서 새로운 뜻으로 풀이되었다. 그건 확실히, 홍대 앞에 갓 뿌리내리면서 줄기도 뻗고 가지도 내어보는 새내기 독립예술애호가의 '아이컨텍' 때문이리라. (사실 동등한 입장에서의 눈빛교환은 아직 무리다만...마음만이라도 그렇다고 꿈꿔본다..쩝~) 아무튼 이 '바람 잘 날 없다.'란 말이 내게 와서 이렇게 바뀌었다. 새로운 에너지가 끊이지 않는, 일상=예술을 시도 때도 없이 만난다는 의미로 말이다.

홍벨트로 묶인 문화예술가들이  더욱 끈끈한 연대를 꿈꾸며 으쌰으쌰하는 현장에 슬며시 껴들어 동참했던 게
엊그제인데, 이번엔 아예 '난장'이란다. 우선 압도적인 숫자. 116명의 작가 참여가 눈에 확 들어온다. 내 경우에 미묘한 작품 만나면, 그거에 꽂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게 바로 시각예술이건만 116명 작가의 작품들이라니 어이쿠. 서교동이 제법 들썩이겠구나..싶지만 과연? 것보다 젊은 예술가들이 생각 외로 많구나.(괜히 놀람)

이들에게 이 프로젝트 참여가 어떤 의미일 지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솔직히 처음 소식을 접하고 기대 반 우려 반에 선뜻 기대치를 결정하지 못 했다.
양과 질 사이의 저울질 때문이다. 당연히 '질'에 대한 포만감에 한 표이며,그것이  이 작가들의 작품수만으로 해소시켜 주는 것이 아니기를..아무튼 다들 경제불황이다 해서 낑낑 거리고 있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정말이지 '바람 잘 날 없는' 그들의 에너지에 박수를 보낸다.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하는 녀석처럼 부디, '힘세고 오래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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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


나는 공연 중에 참 잘 잔다. 반 년 정도 야간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고, 그리고 그 때마저도 졸기는 할지언정 잠들진 않았다. 그런데 요새 들어 부쩍 공연 중에 자는 빈도가 늘고 있다. 전에는 공연자들한테 미안해서라도 꾹 참았는데, 이젠 그냥 잔다. 그런데 얼마 전 대극장의 구석진 자리에서 러닝타임 3시간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시작 5분 만에 잠들어 20여분을 내리자고 일어나니, 이상하게도 공연 볼 맛이 생기더라. 그래서 말인데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올빼미 영화제’처럼 눈에 성냥개비 끼워놓고 관객이 참아야 하는 것 말고, 졸리면 조금 자고 일어나서 볼 수 있도록, 러닝타임이나 내용 구성 등이 의도된 공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중에 발견한 공연이 <이면공작>이다. 언젠가 LIG아트홀에서 거의 드러누운 상태로 ‘어어부프로젝트’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다행히 졸지는 않았으나, 거의 그 상태가 되어 볼 수 있으면서도 아주 색다른 행복함을 느꼈더랬다. 그리고 다시 느끼고 싶다.


물론 작정하고 자러 가겠다는 말은 아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와 그것에서 깨인 순간의 맑음마저도 계산된 공연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이면공작>에 닿은 것 뿐.

必) 작품 의도를 꼭 읽어보아라. 이번 프리뷰의 주제인 ‘잠’으로 평할 수 없는 공연자들과 내용이 담겨있으니. ¶ 도히 [공연정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