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무엇이 우릴 이다지도 고집스럽게 하는지


연극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스스로에게조차 꿈과 이상 희망이 되어준 그 것.


서울에 오고 일을 하게 된 지금이야 주변이 온통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처음 연극을 봤던 그 때 나의 소도시에는 연극을 ‘아는’ 사람들조차도 많지 않았다. 오히려 대외적으로는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실제로는 아무리 퍼부어도 돌아오지 않는 관객반응에 지쳐버린 적이 한두 번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그토록 고집스럽게 연극을 잡고 있었는지.

누구누구의 말이 옳다, 그르다는 아니지만 평소 내 생각과 타인의 말이 어느 정도 일치하게 되면 그 말은 최강의 설득력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는 배우 한 분은 얼마 전 나에게 “당신 얼굴에 ‘공연’이라고 쓰여 있어.”라 했는데, 사라진 꿈에 죽을 둥 살 둥 고민하던 나는 그 말이 어찌나 고맙던지. ‘처음부터 엄마 말 듣는 건데’식의 생각마저 하며,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없는 근본까지 들추던 차에 ‘결국은 연극이다.’라며 머리를 뎅 울리는 한 마디였다.

별자리운도, 선배들도 스물일곱을 들추며 변화를 응원했다. 그러나 체감온도를 떠나서 아직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겨울이었고, 그것 또한 싫어 겨울의 말미를 만들고자 엉덩이를 틀기도 했다. 그러자 희미하나마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가 아닌, 삶 자체이기에 너무도 당연했던 연극이 말이다.

“빵 굽는 사람은 어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어디긴요 그야 빵가게죠!”
“그럼 배우는 어디 있어야 할까요.”
“극장에 있어야겠지요!”


모든 것을 다 그만 두더라도 연극만큼은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아, 난 배우는 아니다.) /도히 [공연정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