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경의 마임워크숍]-15. 형태와 느낌에 집착하고 서로 대립한다

2010. 6. 4. 11:21Feature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열다섯 번째 기록



글| 파랭마
 
 


거의 매주 월요일에는 비가 내렸다.


시작


선생님께서 가끔 얘기하셨다. 자신이 매년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듯이, 가르치는 것도 매년 다르다고.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그래도 작년에 끼적였던 마임노트를 꺼내 작년 오늘 배웠던 것과 올해 배운 것을 나란히 적어 보았다.




2009.05.25(월)


1. 올라갔다 > 내려갔다 > 전진 > 뒤로 뺏다가 > 바로 앞으로 혹은 분위기 바꿔서 전진

“보이지 않는걸 보이려 노력하지 말고 그 반작용에 힘써라. 그러면 그에 상응하는 부분이 보일 것이다.”

“마임은 어떠한 상태에 감정을 불어 넣는 행위..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때의 그 행위와 무거운 감정을 느낄 때의 방식은 같음이 있다.(존재한다)”


2. 올라갔다 > 내려갔다 > 잡았다 > 무겁다 > 늘린다 > 누른다 > 튕겨 올라간다

“긴장의 표현 - 그 자체(표현부위)를 배제하고 다른 부위를 강조한다.


3.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막대기. 그것을 당긴다. (고정핀 끌어당기기, 그 안에 철학담기)

“긴장의 표현 - 물체와의 합일점. 그 상태에 대한 기억”

“그 안에 고뇌의 표현”


4. 줄타기, 발목, 무릎


5. 노 젓기


6. 걷기 > 길게 걷기


7. 벽 밀기 > 벽에 밀리기 > 양쪽에서 다가오는 벽





2010.05.24(월)


1-1부 


공처럼 구르기 > 날기 > 노 젓기 > 온몸 땅에 붙기 > 시체놀이 > 시소 > 누워서 몸의 부위(코, 가슴, 배, 손, 발) 위에서 들어올리기, 밑에서 밀어 올리기. > 몸 뻗기(정수리 부분을 저 위에서 당긴다. 당겼다가 논다. 왼쪽 팔을 저 위에서 당긴다. 하체는 없고 상체만 있다. 왼쪽 팔을 옆에서 당긴다. 밑에서 당긴다(오른팔 동일). 왼쪽다리 고관절 뽑았다가 넣었다가(오른발동일) > 2가지 느낌으로 사지 펼치지(1 말이 사지를 묶고 달리는 느낌. 2 몸의 중심(배꼽 밑)에서 네 개의 구슬이 쉬지 않고 계속 사지로 뻗어나가는 느낌.)



1-2부


➀ 위로 당기기 > 아래로 누르기

- 몸의 선이 위로 당긴다. 그리고 아래로 누른다. 수직만 있다. 느낌만 주고 일부러 움직이지 않는다. 확장이다. 수직. 누른다. 눌렀다가 뻗쳤다가 눌렀다가 뻗친다. 에너지가 위를 향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야 한다. 한 라인. 누른다. 뻗친다.


➁ 위로 당기기 > 흐물거리기

- 위로 뻗친다. 뻗친다. 없앤다. 다시 생성. 뻗친다. 뻗친다. 몸이 붙는다(흐물흐물). 에너지 소멸은 아니다. 세기를 바꾸는 거다. 숨을 내뿜지 않는다. 알아서 나가게 한다. 좀 더 빠르게. 선을 세우고, 흐물. 선을 세우고, 흐물.


➂ 두더지 게임

- 앞에서 한사람이 망치를 ‘뿅’하면 선을 세우고 있다가 흐물. 다시 선을 세우고 있다가 앞에서 ‘뿅’하면 흐물. 두더지가 ‘툭’ 튀어 나오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한다. 화살표 정확하게 위로. 지퍼 올리는 느낌. 선에 몸을 맞춘다. 몸을 그냥 들면 오버된다. 몸을 선에 맞춘다고 생각한다. 고민하면 안 된다. 점, 점, 점, 점. 점과 점에 흐물이 있다. 뿅 흐물 스톱. 뿅 흐물 스톱. 몸을 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임의의 선이 위로 뻗고 있는 거다. “발산”





➃ 좀비 > 바람 > 점과 점이 멀어지다

- 좀비: 온다. 온다. 목적은 오는 거다. 빰. 뒤로 저항. 온다 온다. 빰. 뒤로 저항. 다시 온다. 빰. 뒤로 저항. 화살표가 앞에 있다. 그걸 위로 줘라.

- 바람 : 온다. 온다. 바람에 밀린다. 온다. 온다. 바람에 밀린다. 바람을 표현하지 않고 에너지에 힘쓴다. 온다. 온다. 바람에 밀린다.

- 임의의 점과 멀어진다. 멀어진다. 멀어진다. 멀어진다. 그냥 뒤로 가고 싶으면 방향, 점과 점이 멀어지면 공간이 넓어지는 거다. 거기에 응용해서 상태 상황을 집어넣는다. 기쁨이다. 기쁨의 배다. 슬픔이다. 슬픔의 배다.





2부


슬로우 복싱 > 슬로우 공놀이 > 슬로우 싸움 > 슬로우 팀별발표 > 마무리





슬로우 모션(복싱) - 두 명이 짝짓고 권투를 하다가 슬로우 모션으로 변한다. 목적은 권투에 있는 게 아니다. 하다가 빨라지면 안 된다.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골반을 빠뜨리지 않는다. 중심이 무너지면 슬로우가 안 된다. 자기 평소 리듬감에 몸을 맞추지 않는다. 상대방의 호흡을 느끼면서 한다. 급하면 안 된다. 급할수록 느리게 한다.













슬로우 모션(공놀이) - 슬로우 모션으로 복싱을 하던 중 선생님의 목소리에 모두가 한곳으로 모인다. 공놀이 시작. (환영)공을 만들어 공놀이를 한다. 서로 공을 주고받고, 빼앗는다. 공의 속도도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공놀이 중에 다시 원래의 속도로 돌아온다. 왁자지껄하다. 빠른 속도로 공놀이를 한다. 다시 슬로우. 마음이 급할수록 천천히 한다. 땅을 더 누른다. 발을 높게 올리지 않는다. 선생님이 반복적으로 하나 둘 셋을 하면 우리들은 슬로우와 보통의 시간을 넘나든다. 보폭은 웬만하면 작게 한다.






슬로우 모션(싸움) - 셋이 짝짓고 셋이 싸운다. 몸싸움이 아닌 말과 행동으로 싸운다. 말은 최대한 적게. (여기서 말은 소리 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급할수록 더 누른다. 삿대질을 하고 답답해하고 어이없어 한다. 싸움은 활력이다. 호흡을 증폭시킨다. 선생님은 또 하나, 둘, 셋, 혹은 박수를 반복하면 우리는 슬로우와 보통의 시간을 넘나든다. 보통의 시간에 했던 움직임을 기억하다가 슬로우가 들어오면 그 호흡을 그대로 바꿔주면 된다. 슬로우는 끊임없이 호흡이 가야한다. 동작을 일부러 크게 하지 않는다. 호흡을 증폭시키면 동작이 커진다.









슬로우 모션(팀별발표) - 즉흥도 아니고 연습으로 짜지도 않는다. 내용은 보지 않는다. 분위기만 본다. 내용의 재미가 아닌 슬로우의 재미를 원한다. 우리는 10분 동안 간단한 상황으로 슬로우 모션 연습을 하였다. 내가 속한 팀은 얼음땡을 하였었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마무리 

점프 - 위로 화살표 점프, 반대로 아래로 누르기, 반대로 위로 화살표 점프, 반복.

릴렉스 - 위로 화살표 쭉, 릴렉스, 화살표 쭉, 릴렉스, 무너진다. 완전히 무너진 후 몸을 세운다. 끝




글을 쓰다 보니 이강백님의 작품인 ‘느낌, 극락 같은’이라는 희곡이 생각났다. 두 주인공인 동연과 서연은 형태와 느낌에 집착하고 서로 대립한다. 마임이란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마임이라는 움직임의 완벽한 형태를 추구하고, 근본적인 원리를 찾아 보다 넓은 그릇을 만들어 그 안에 담을 철학을 추구한다는 것에 대해서-




 



필자소개

파랭마.
My name is ‘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