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 - 강렬한 훅과 나른한 감성을 동시에 지닌 미래의 올스타밴드 ‘그런지 올스타즈’!!

강렬한 훅과 나른한 감성을 동시에 지닌 미래의 올스타밴드 ‘그런지 올스타즈’!!

  • 타바코쥬스
  • 조회수 789 / 2008.06.09

“농구선수인가?”

아마 나 뿐만 아니라 그런지 올스타즈를 처음 보는 사람은 가장 처음 드는 의문이 아닐까 싶다.

198cm의 아마도 홍대 뮤지션 중 최장신일 노련한 연주의 베이시스트와 덕분에 난쟁이처럼 보이는 열정적인 기타리스트, 그리고 그 뒤를 받쳐주고 있는 수줍지만 파워풀한 드러머.

이 셋이 바로 그런지 올스타즈다.

 

이른바 그런지 혹은 얼터너티브라 불리는, 어쩌면 홍대씬에서 가장 흔한 음악일수도 있는 장르의 음악을 이토록 과감하고 절묘하게 연주하는 것은 특정장르의 진두지휘 없이 다양화되고 짬뽕화되는 현재 인디씬의 훌륭한 결과중 하나라 생각하고 그런지 올스타즈의 공연을 리뷰하기로 하였다.

 

스스로들을 ‘꽈광 증후군’ 과 ‘멜로디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이야기하는 그들은 심정은 실제로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꽈광’하고 세션을 맞추는 셋의 호흡은 스트레이트 훅을 맞은 만큼이나 듣는 이들에게 시원한 인상을 주고.. 이와 반대로, 연주는 아무리 폭발적으로 기세가 올라도 전혀 오를 맘이 없어보이는 감성적이고 나른하기 까지한 멜로디,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알 것만 같은 가사가 바로 그런지 올스타즈가 특징이자 여타밴드들과 그 길을 달리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까지 뭔 말인지 모르겠으면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시라. 싸이월드 클럽에서 샘플 음원을 들을 수 있으니..(club.cyworld.com/grungeallstars)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라이브밴드의 진짜 매력은 라이브가 아닐까 싶지만...

 

무엇보다 이 친구들 정말 열심이다. 공연 전 리허설은 꼬박꼬박 빠지는 적이 없는가 하면 아예 제일 일찍 여유 있게 와서 오늘의 사운드는 어떻게 뽑아낼 것이냐 하는 대해 토론 아닌 토론까지 벌이는걸 보면 왠지 우리밴드가 부끄러워 질 때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어쨌든 그들의 공연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은 항상 그렇듯이 [사랑의 불구자 연합]이다. 실제로 재학 중인 학교에 있었던 그룹명과 같은 제목의 이 곡은 시작부터 꽈광이다.

오르락 내리락, 희비가 교차하는 곡의 구성과 마냥 좋은 베이스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개인적으로도 그들의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누구나 들어봤지만 아무도 본적은 없는..

사랑은 거지같아요. 주지 않고 받기만 하죠.

사랑은 꿈만 같아요. 꼬집혀도 아프지 않아요.]

 

두 번째 곡 [나의 오른 눈] 은 서커스 악단의 왈츠 같은 리듬으로 시작하여 점차 고조되는 느낌의 곡으로써 절묘하게 들어맞으며 군더더기 없는 드러밍과 문학을 전공한다는 기타리스트를 가진 밴드답게 눈에 띄는 가사가 돋보인다.

 

[눈을 떠요. 감지 말아요. 나의 오른 눈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보낸 건 보낸 건 다를게 없는걸요.

내게 말했죠. 나의 그 눈이 내가 못 보는 걸 봐요.]

 

장신의 베이시스트가 연주 없이 멀대처럼 선채로 부르는 곡인 [꿀꿀하면 음메], 스카리듬의 절묘한 변주와 혼신의 연주를 보여주는 기타가 눈에 띄는 신곡 [How much]이 차례로 연주되고, 마지막 곡인 [I know]가 연주된다.

‘난 알고 있으니까 알려주지 말라’는 가사가 눈에 띄는 곡으로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꽈광과 잔잔한 연주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총 5곡의 짧지도 길지도 않던 그런지 올스타즈의 오늘 공연은 큰 박수와 함께 마무리 되었다.(중간 중간의 썰렁한 멘트도 함께)

 

메탈은 메탈다워야 하고 모던 은 모던락다워야 한다는 후진적인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얼마나 새로운 음악적 색깔을 내는지가 관건인 현재의 인디 음악 씬 속에서 본인들의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그들만의 강렬한 인상으로 뇌리에 박히는 공연을 하고 있는 그런지 올스타즈에게 팬의 입장에서, 또 같은 음악을 하는 동료의 입장에서 공연의 끝에 함께 박수를 보내었다.

 

아직 1년도 채 안된 새내기 밴드이지만 개인적으로 올해의 발견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만큼 흥미롭고 꾸준한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이 언젠가는 그 이름에 걸맞을 그런지 올스타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보충설명

-5월 2일 클럽 빵 공연

그런지 올스타즈
기타- 강민우
베이스,보컬- 성낙원
드럼- 주현석

필자소개

백승화
밴드 타바코쥬스의 드러머이자 막내.
독립영상제작집단 ‘파우더유닛’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