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단상들] 인디밴드, 홍대 밖으로 무대를 넓혀라

2012. 9. 12. 00:41Feature

 

인디밴드, 홍대 밖으로 무대를 넓혀라

 

글_나그네

 

인디 밴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하여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룹이나 밴드.

원래의 뜻은 이렇다. 하지만 이젠 워낙 인디 음악이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어져 있다보니, 그것이 담고 있는 본래 뜻과 관계 없이 '보통은 홍대' 공연장을 기반으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을 통칭 인디 음악이라고들 부른다. 하지만 인디냐 메이저냐에 대한 (내가 생각하기론) 쓸데없는 논쟁은 꾸준히 있어왔다.

가령 현재는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와 같은 팀을 인디 음악가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인지. 작년에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에서 임재범이 속해 있는 예당이라는 대형 기획사로 둥지를 옮긴 국카스텐을 두고 인디를 떠나 메이저로 갔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등등.

그런데 나는 이런 논의가 굳이 필요한가 싶다. 뭐 음악을 평론하는 사람이나, 좀 더 구체적으로 음악 시장에 대해 공부를 하는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의 고민이 될 문제이겠거니 싶긴 하다. 그런데 그냥 좋은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그것이 인디든 메이저든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이 여전히 그들만의 음악을 하고, 그들이 여전히 이런저런 음반, 공연 활동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욕구를 채워준다면, 그들이 남들이 통상 생각하는 인디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인기가 많다고 해서. 그들이 대형 기획사에 소속이 되었다고 해서. 뭐가 문제가 될 것인가.

자우림, YB, 크라잉넛과 같은 밴드들은 이젠 누가 봐도 메이저급(언더다 메이저다 가르는 것도 치졸하다고 생각하지만)이라고 여길 만한 밴드들이다. 하지만 그들도 여전히 홍대나 각종 락 페스티벌을 찾고, 여전히 '음악'으로 팬들과 온전한 소통을 이루어낸다.

작년 7월 홍대 DGBD 클럽에서 밴드 고고보이스의 단독 공연이 있었다. 대학교에서 밴드 동아리를 하던 나도 그 클럽의 무대에서 몇 차례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그만큼 그렇게 큰 공연장이 아니고, 무대와 관객 사이의 벽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공연장에서 고고보이스 단독 공연의 게스트로 크라잉넛이 왔다. 크라잉넛은 그래도 '메이저급'이라는 인식이 나에게도 은연 중에 깔려 있었나보다.

이제는 대중들이 다 알 만큼 유명한 밴드가 되었음에도, 홍대의 그 작은 공연장에서 서슴 없이 즐겁게 공연을 하고, 후배 밴드들과 돈독하게 지내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이제는 밴드 음악에 대해 인디/메이저, 라는 선을 그어놓은 채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인디 음악가들의 본거지라고 여겨지는 '홍대'도 이젠 색이 많이 바랬다. 오랫동안 홍대 한 골목 모퉁이를 지켜 주었던 레코드 샵이 사라지고,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점이 들어온다거나. 개개인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까페들이 사라지고, 체인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온다거나. 음악을 연주하고 듣는 이들이 찾는 '클럽'들이 사라지고, 시끄러운 음악에 춤을 추며 남녀를 꼬시려는 이들이 찾는 '클럽'이 늘어났다거나.

이젠 홍대라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예술과 젊음'이라는 이미지보단, '술과 클럽'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홍대라는 공간이 품고 있던 예술적인 이미지가 상업적인 공간으로 많이 변질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다. 그만큼 인디 밴드들이 설 공간이 점점 더럽혀지고,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슬프다.

작년 5월 경 오랫동안 홍대를 지켜 왔던 클럽 쌤(SSAM)이 문을 닫았다. 그 소식을 듣고 수많은 밴드들이 모여 마지막으로 '클럽 샘 고별 공연'을 한 적이 있었고, 그 자리에 나도 역시 있었다. 한 팀 한 팀이 나와 중간 중간에 멘트들을 하는데, 그들이 이 무대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만으로 무대에 오른 수많은 밴드들에게, 이런 작은 무대에서나마 그들의 그 열정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클럽 쌤이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는지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고, 이렇게 보석 같은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음악을 들려줄 공간이 부족해 스러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홍대 클럽 DGBD, 고고보이스 단독공연)

(홍대 클럽 타, 야야 공연)

(홍대 상상마당, 데이브레이크 공연)

(홍대 거리,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야외 공연, 출처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슬슬 인디 음악을 사랑하는 매니아 층이 조금씩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독특한 음악 세계로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 잡은 장기하와 얼굴들. '아 우리 나라에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있구나.' 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해 인디 음악에 발을 들인 사람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무한도전 가요제에 하하와 한 팀으로 참여하게 된 10cm. 담백한 목소리와 솔직한 가사. 요즘 아이돌들에게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매력이, 진정성 있는 음악을 잊고 지내던 대중들의 목마름을 채워주면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난 슈퍼스타K에 출연하여 큰 인기를 얻게 된 버스커버스커도, 목소리와 그에 더해 악기가 가진 매력이 얼마나 굉장한 것인지를 많은 대중들에게 일깨워주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8, 90년대 이전까지의 우리나라 대중 음악을 살펴 보면 정말 굉장한 음악가들이 많았다. 가사도 하나 같이 주옥 같았고, 멜로디는 늘 마음을 울렸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댄스 음악, 아이돌 음악이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고, 처음엔 신선하고 실력 있는 댄스 가수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노래보단 춤을, 감정 전달보단 노출을, 가수 활동보단 그를 발판으로 삼아 이후 연기자로 전환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가수들이 판을 치고 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실력 있고 굉장한 아티스트들도 몇몇 있긴 하지만, 현재 음악 성향에 대중들이 많이 질려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 이젠 우리 나라 대중 음악의 흐름이 이전과는 좀 더 다른. 좀 더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장기하와 얼굴들, 출처 : 뉴스엔)

(10cm)

 

그런 나를 포함한 대중들의 생각은, 최근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포함한 음악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춤이나 외모가 아닌 목소리로 승부를 거는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보이스코리아, K팝 스타 등등의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 나라에서 노래 좀 한다고 인정 받는 수많은 명가수들이 나와 경합을 벌이는 '나는가수다'. 이젠 전설로 남은 여러 옛가수들의 노래를 현대의 실력있는 가수들이 재해석하는 '불후의 명곡' 등등.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들에 드디어 인디 밴드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사실 공중파에 인디 음악가들이 발을 들일 기회가 아예 막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심야 시간에 방영이 되고 있고, 다른 프로들에 비해 폐지도 쉽게 되는 편이었기 때문에 많은 음악 팬들이 TV에서 인디 음악가들을 본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진짜 인디 밴드들만을 집중 조명해주고 있는 EBS 스페이스 공감과 같은 프로그램은 여전히 음악 매니아들을 제외하고는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 음악가들이 공중파 프로그램에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대체로 “인디 음악을 하는 이들은 굶어 죽더라도 상업성과는 멀리하며 그들이 하는 예술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 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았고, 누구 하나 TV에라도 나올라 치면 돈에 눈이 멀었다는 욕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탑밴드2에 출연한 밴드들을 보면 아마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탑밴드라는 프로그램은 원래는 밴드판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정규 앨범을 내지 않은 아마추어 팀들이 나와 경합을 벌이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번에 탑밴드2를 제작하게 되면서 그 기준이 상당히 모호해졌다. 앨범을 몇 장씩 낸.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이미 활동한 지가 꽤 된 밴드들에게도 관문이 열린 것이다. 그래도 설마 진짜 프로 밴드들이 나오겠어..? 했는데 하나 둘 참여 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인디 음악 팬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밴드들 사이의 큰 형님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피아부터 시작해서 트랜스픽션, 내 귀에 도청장치, 몽니, 데이브레이크, 칵스, 등등.. 인디 음악 좀 듣던 사람들에겐 이미 톱스타인 그들이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것은 굉장히 신선한 광경이었다.

처음에는 내심 얄미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숨겨져 있는 훌륭한 아마추어 팀들을 발굴해내려고 만든 프로그램에,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노장 밴드들이 나와 스포트라이트와 상위 단계 진출권을 다 앗아가는 상황이 과연 옳은 것인지. 아무리 프로 밴드들이 나왔어도 프로그램의 타이틀은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과연 이들을 누가 평가를 하고 누가 탈락을 시킬 것인지. 프로그램이 상당히 애매해져 버렸고, 아마추어 밴드들은 한숨을 내쉬었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든 또 하나의 생각은. 그들이 기존 인디 음악 매니아층에게나 '프로' 밴드들이지. 정작 대중들이 보면 다 똑같이 생소한 가수들이지 않나?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여러 비판적인 시각이나 걱정되는 상황들을 무릅쓰고 참가를 결정하게 된 그들이 오히려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에 음악가들이 음악을 하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함에 있는 것인데. (뭐 물론 순전히 자기 만족을 위해 음악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지만, 통상적으로 봤을 때 말이다.),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토요일 밤 시간대에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밴드만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가 자격도 된다는데, 그런 소중한 기회를 져버릴 음악가는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피아, 데이브레이크 등 참가 밴드들의 인터뷰를 보면, 탑밴드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음악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이들의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그 누가 비판하겠으며,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그저 응원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데이브레이크)

 

안타깝게도 탑밴드2가 성공적이진 않았다. 매번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중파 프로그램임에도 큰 이슈를 얻지 못 하고 있다. 프로그램 구성이나 편집에 있어서도 많은 질타를 받고 있고, 고백하자면 나조차도 '아 대단한 밴드들 데리고 참 재미없게도 만들었네..'하고 욕한 적 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이유는, 이것이 인디 음악에 대한 인식의 흐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시발점'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분명 아직 여러모로 산만하고 부족한 프로그램이지만, 수많은 밴드들을 '홍대 밖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나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더 이상 그들이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몇 안 되는 관객을 두고 공연을 하는 것만을 목표로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들이 가진 음악성과 가지각색의 능력을 더 이상 홍대라는. 이제는 색도 다 바래버린 상징적인 공간에 가둬 두어서는 안 되며, 그들의 진가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음악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매니아 층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은, 비슷한 시기에 나는가수다 라는, 탑밴드2보단 조금 더 대중성 있는 프로그램에 국카스텐이 출연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이미 인디 음악 팬들 사이에선 국카스텐은 톱스타다. 국카스텐의 대표곡 '거울'과 그들의 이름이 가진 뜻 정도는 모르는 이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가수다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기사가 떴을 때, 댓글들은 대부분 "얘네는 뭔데..? 처음 들어보는데?" 와 같이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것이 인디 음악의 현실이구나 하는 마음에 안타까우면서도, 그들이 국카스텐의 첫 경연을 보고 얼마나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통쾌한 기대감도 있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국카스텐의 첫 방송은 성공적이었다. 그들의 첫 경연곡 '한잔의 추억'의 경연 영상은 역대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연일 국카스텐 기사가 쏟아지며 그들은 당당히 메이저로 올라 섰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오랜만에 국카스텐의 팬클럽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인디 음악이 주류로 들어서기 위해선, 그들의 음악을 오랫동안 사랑해 온 우리 팬들부터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클럽의 새글 목록 중 상당한 글들은 '제발 뜨지마요.', '유명해지지 마요.', '나만 알고 싶어요.' 와 같은 반응들..

어떤 마음에 그런 글들을 쓴 것인지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한다. 너무도 좋은 음악이 있는데, 남들이 다 알아버리면 왠지 흥미가 떨어지고, 나만 알고 싶은데 유명해져버리면 씁쓸한 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 (물론 그런 팬들보단 순수하게 응원해주는 팬들이 더 많을거라는 것도 안다.) 아마 진심으로 한 말도 아니었을 것이고, 국카스텐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농담 삼아 던져본 투정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다 제쳐 두고서라도, 밴드의 공식 클럽에 아무렇지 않게 그런 글을 올리는 모습은 좋지 않게 보였다.

우리가 대체로 '락의 본고장'이라고 여기는 영국과 같은 경우엔, 주류 음악이 락, 밴드 음악이다. 그들이 내한이라도 한다 치면 우리는 티켓 값이 얼마가 되었든 열광하며 순식간에 매진을 시킨다. 그런데 그만큼 실력이 있는 우리나라의 밴드들에겐 왜 이렇게 엄격한 것인가. 인디는 꼭 상업성과 거리를 두고 굶어가며 음악을 해야 하는가? 인디라는 개념 자체도 이젠 애매해졌을 뿐더러, 저런 생각은 좀 이기적이지 않은가.

지금보다 더 큰 사랑 받아야 마땅할 실력 있는 팀들이, 이제 날개 좀 달아 보겠다는데.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우리가 밥 먹여줄 것도 아니면서 소위 '음악 좀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며 우쭐해서는 우리만 그 음악을 소유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자세는 이젠 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명해져서 공연 티켓 값 좀 오르면 어떻고. 싸인 좀 못 받으면 어떠냐. 정말 그 팀을 아낀다면 오히려 그 정도의 대우도 못 받던 지난 과거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더욱 응원해주는 것이 문화 선진국으로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인디와 메이저. 그들에게 이젠 의미도 바래버린 타이틀을 부여하고, 그 틀 안에 가둬놓은 채 편견을 갖고 그들을 바라보는 것 보다는, 이제는 정말 열정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들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꼭 받을 수 있는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국카스텐, 출처 : 나는가수다 홈페이지)

이렇게 고쳐야할 점이 아직도 산더미 같음에도, 확실히 인디 음악계의 미래는 밝다. 최근 몇년 간 각종 페스티벌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많은 기업들이 각종 행사에 밴드들을 섭외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서는 지난 선발전에서 어반자카파, 게이트 플라워즈, 타루 등을 선보이며 계속하여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발굴하려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불후의 명곡 역시 노브레인, 윈디시티, 그리고 이번에 새로 합류하게 된 문샤이너스까지 많은 인디 아티스트들을 방송으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재형 이효리의 유 앤 아이와 같은 프로그램도, 말 없이 사라져버린 수많은 음악 프로그램들보다 확실히 성공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아직은 그 변화가 눈에 띄게 큰 것이 아니지만, 어떤 변화이든 그것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음악계의 변화는 시작되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인식도 미미하게나마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런 시기적 변화를 기반으로, 이젠 인디 아티스트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길을 나아갔으면 좋겠다. 더 이상 '우린 인디니깐. 우린 홍대에서나 먹히는 팀인걸.' 하는 생각으로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감과 욕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더 넓은 세상에. 더 많은 사람에게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더 왕성한 소통을 이루어 내겠다는 포부를 품었으면 좋겠다.

그들 역시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아티스트'들이니깐.  

 

(문샤이너스, 출처 : 루비레코드 홈페이지)

 

 

 필자_나그네

 소개_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24살 서예슬이라고 합니다.

 20대라는 나이가 담고 있는 '청춘'과 '젊음'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겐 버겁기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20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늘 열정이라는 가치를 놓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삶에서 열정을 잃는 순간, 그 삶은 제 것이 아닌 게 되어버리죠. 저에게 그런 열정을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음악’이었고, 현재 홍대를 비롯한 여러 공연장들을 찾아다니거나, 각종 페스티벌에 일꾼으로 참여를 하는 등 열심히 이런저런 음악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취미로 밴드에서 노래도 부르고요.

 저는 우리 모두가 나그네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길고도 짧은 여정을 떠나 온 나그네. 적어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진정 열정을 느끼는 것이 무엇일까? 한 번 쯤은 고민해보시고 더 능동적인 삶을 설계해보았음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번 여행 좀 더 활기차게 즐겨보자구요. 우린 아직도 여행 초반부에 있고, 갈 수 있는 길이 더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