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오아시스,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뜨거운 오아시스,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 늬소&무명씨
  • 조회수 506 / 2008.08.04

펜타포트 락페스티벌_ 뜨거운 오아시스  


늬소&무명씨

#1. 페스티벌 증후군 

해마다 몇 개의 페스티벌을 기다린다. 올해도 지속하는 지 소식을 기다리고, 갈 수 있을 지 일정을 점검하고, 누구와 함께 갈 지를 고민하고, 소요되는 예산을 계산한다. 그러나 빠듯하고 경직된 일상은 모든 것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역시나 어김없이 일은 닥치고, 티켓 구매를 망설이고, 마음이 잠시 게으름을 떠는 순간 일정은 어제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다행하게도 올해도 펜타포트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무조건 향하는 발걸음, 막막한 교통편을 마다하지 않은 건, 폭우나 뜨거운 더위를 불평하지 않는 건, 그곳에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의 폭발적 열정이 공존하며 일상에 말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2. 펜타포트 라이프

누구는 라인업이 약하다 하였고, 누구는 올해가 최고의 라인업이라고 했었다. 엇갈리는 평가는 언제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3일의 광란이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축제에 대한 기억은 몸과 마음에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찾아간 팬타포트는 작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맞았다. 처음에 가장 눈에 띄었던 변화는 입구에서의 가방 검색? 주변에는 술병들이 쌓여 있다. 외부 주류반입 금지라? 페스티벌 재정 운영도 걱정이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푸드존의 확장이다. 부스의 수나 그 넓이가 확연하게 늘었다. 흠이라면 비싼 가격에 비해 저열한 맛이다. 그리고 푸드존 이용 시스템은 현금대신 전자팔찌가 대신하고 있었다. 또 한 가지 변화는 빅탑스페이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였다. 안전요원들이 관리하는 조닝은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공연시작 10여분 전 정도에 입구를 닫아 더 이상의 출입을 막았다. 작년에는 관중이 뒤에서 밀고 들어와 거의 지옥철에서 발이 둥둥떠다니는 현상을 100배 심화시킨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껴죽겠다고 생각했었다. 관리를 해줌으로써 보다 편안한 관람은 가능해졌으나 외부보다 중앙에 밀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났다. 문을 닫을 때 까지는 사람들이 여유 있게 서있었기 때문에 공연이 시작되면 뒤쪽에 공간이 비게 된 것이다. 사실 부대끼는 것이 공연 보는 맛이 아니겠는가. 너무 일찍 입구를 닫지 않기를 바란다.


첫날 비는 계속 오다말다를 반복했다. 전날에도 비가 많이 왔었기 때문에 바닥을 이미 완연한 진흙이어서 펜타포트머드축제의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폭우는 펜타포트를 빗겨가서 다행이었다. 이 정도의 비는 상관없다. 장화(펜타포트 내 공식 장화 13,000원 / 외부 민간 장화 15,000원)와 우비(만원이었던 듯)를 파는데 정말 괜찮은 장사가 아닌가 싶었다. 비오면 우산장사가 웃는 날인데 보통 우산은 5천원 정도이니 우산이 쓸모없는 이 환경이 더없이 고맙지 않은가.

고!팀(THE GO! TEAM)의 상콤발랄함을 거쳐 더 뮤직(THE MUSIC)의 실력파 고품격 라이브가 휩쓸고 지나가고 크라잉넛과 엘르가든(ELLEGARDEN)이 공동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다. ‘혹시 비장의 헤드라이너 아닐까’하며 농담반진담반으로 기대했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끝내 새로운 라인업이 발표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두 팀은 관객들을 미쳐 날뛰어 녹초가 되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크라잉넛의 공연은 광란의 본모습으로 국내밴드의 장점을 느끼게 해주었다. 국내밴드는 외국밴드에 비해 볼 기회가 많다는 점 때문에 희소성이 좀 떨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공연을 즐기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친숙하고 따라 부르기 쉬워(노래방에서 쌓은 실력으로!) 더욱 흥겹기도 하다. 중간에 멘트도 알아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둘째 날도 비가 왔다. 첫날보다 좀 뜸해져서 공연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었다. 저녁때 즈음에는 우비를 벗어버릴 수 있었다. 호응이 남다른 펜타포트. 그 중에서도 펜타포트 스테이지 헤드였던 가십(THE GOSSIP)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바인스도 격한 애정공세를 받았다. 또한 낮에 펜타스테이지에 섰던 브로콜리너마저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떼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한다.

감동, 감동을 얘기한다면 트래비스(TRAVIS)가 과히 감동의 도가니였다. 밴드고 관중이고 벅찬 마음이었다. 트래비스는 이제야 와서 미안하다며 걸어와서 그렇다고, 꼭 곧 다시 오겠다고 신신당부했다.

역시 우리나라 관객이 세계최고다. 사실 3일 동안 ‘당신들 너무 멋져, 우리 꼭 다시 올게’라는 말을 몇 번을 들었는지 모른다. 행간에서는 그것을 ‘한국 관객에게 낚였다’고들 한다. 물론 실질적인 문제들로 실제로 다시 오는 팀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셋째 날은 비가 완전히 그치고 날이 갰다. 오후까지 바닥이 질척했지만 저녁이 되면서 장화를 벗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너무 더워서 오히려 비가 오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격한 한국인디의 자존심, 고고스타, 갤럭시익스프레스, 껌엑스 그리고 따라부르고 따라놀기 좋은 오!부라더스와 델리스파이스에 이어 하드파이(HARD-FI), 트리키(TRICKY), 카사비안(KASABIAN), 피더(FEEDER) 그리고 헤드라이너 언더월드(UNDERWORLD)가 밤을 불태웠다.

 

 3일의 막이 내렸다. 몸 여기저기에 멍자국이 있고 종아리에 부츠자국이, 그리고 귀에서는 울림이 남아있다. 텐트들이 정리되고 무대가 철거되면 송도는 조용하고 광활하게 비워져 있을 것이다. 다시금 비에 젖어드는 계절이 찾아올 때 까지. 그 때까지는 지하에서 열정을 불태우자. 우리에게는 우리의 벙커들이 있으니까. 또한 그랜드민트페스티발이라든가 쌈지싸운드페스티벌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Rock on!!


#3. 페스티벌 _ 일상에서 지속되는 울림

아른거린다. 심장을 관통하던 리듬과 사람들의 무장해제된 몸짓과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든 무형의 열정들. 음악페스티벌은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매년 중독처럼 수많은 젊은 세대들이 모이고 흩어진다. 동시다발적으로 뿜어내는 열정과 웃음과 여유로움을 잊을 수가 없다. 내 옆에서 소리지르고 춤추는 이들이  함께 공존하는 세대들인가를 의심할 만큼 우리는 다른 세계와 에너지를 만들고 있었다. 이런 기운을 누구는 일탈이라고 표현했던가? 갈수록 빡빡하고 먹먹해 지는 세상에 이런 일탈의 시간이라도 많으면 좋겠다. 그러나 자본의 힘에 의존해 일시적으로 마취당하는 페스티벌 말고, 차별 없고 평화로운 축제들이 만들어 가는 일탈 또는 일상 말이다.


보충설명

*사진 제공 : 펜타포트 락페스티발
* 1999년 인천 송도에서 트라이포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록페스티벌은 무참한 폭우로 중단되었다. 그리고 7년의 공백후, 2006년 펜타포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2008년, 3회를 맞이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어느새 대중적인 뮤직페스티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올해 역시 국내외 60여팀의 실력있는 뮤지션을 라인업으로 72시간의 광란의 질주가 이어졌다. 주최측이 정리한 집객수는 5만여명에 이른다.
*펜파포트 홈페이지 : www.pentaportr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