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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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떠나지 않고 미쳐버린 <겉돌며 맴도는 회전으로서>
떠나지 않고 미쳐버린 리뷰 @삼일로창고극장 글_채 민 잠자리에 누웠는데 낮에 본 김은한의 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잊고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이불을 덮고 있어도 소름이 돋았다. 결국 일어나서 노트북을 켤 수밖에 없었다.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서늘한 이미지를 다른 의미로 치환해야 했다. 그래야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가 잠든 가운데 혼자 책상에 앉았다. 스탠드 대신 방 전체를 밝히는 불을 켰지만 오싹한 느낌은 가시지 않았다. ‘아. 이게 밝기와는 관계가 없구나.’ 나는 포기하는 심정으로 낮에 들었던 괴담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빈 무대 위에서, 밝은 조명 하나를 마주하고 선 김은한은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오만함에 대해 말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오만함은 ‘창작자가 연극으로 사람을 변화..
2020.05.20 -
유튜브 시대의 음악듣기 : 로파이 힙합 비트에 대한 단상
유튜브 시대의 음악듣기 : 로파이 힙합 비트에 대한 단상 김민수 요새 어떤 음악 듣냐는 질문은 자칭 ‘리스너’들 사이의 오래된 인사나 다름없을 것이다. 우린 신보에 대한 정보나 감상을 주고받고, 가끔은 오래된 덕력을 자랑하곤 한다. 하지만 요즘 조금 다른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다보니 취향이 없어지고 어떤 음악을 들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음악들이라면 취향이 강화되는 방향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유튜브 시대의 음악듣기란 대체 어떤 것이길래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걸까? 본 글은 이 작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음악보는 유튜브에서 음악 듣는 유튜브로 애플뮤직이나 멜론을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때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디오와 비디오..
2020.05.20 -
[인디언밥 5월 레터] 아트 머스트 고 온?
아트 머스트 고 온? 참인 명제 인 줄 알았던 ‘Show must go on.’ 아래 희생 당한 사람들의 존재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뒤, 제가 서성거리던 예술계는 달라졌습니다. 분위기 뿐만 아니라 창작환경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긴 하지만요. 비대면의 예술을 요구하는 재난 상황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수가 염려하는 상황에서 관객과 대면하며 예술을 해야 하는가. 혹은 나의 생계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술을 해야 하는가. 문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비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긴급하게 짜내고, 모으지 말라는 관객 몇 명과 혹은 나의 작업을 온전히 담을 수 없는 영상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연구 사업도 있었지요. 이 상..
2020.05.13 -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5.파자마가 잘 어울리는 여자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5) 파자마가 잘 어울리는 여자 '자고 일어나니 다른 세상이다.'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사회의 취약한 부위를 강타했습니다. 네 '우리'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연쇄작용으로 인한 또 다른 이슈들이 계속 달려옵니다. 거의 모든 작업이 취소 및 연기된 가운데,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졌던 다양한 정체성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가 힘들긴 하지만 낯설지는 않습니다. 예술은 재난 앞에 유독 취약했으니까요. 인디언밥은 기획연재를 통해 예술생태계의 다양한 지점에 존재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를 통해 각자가 발견한 생활 속 '절망' 혹은 '전망'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글_임현진(독립 프로듀서) 원하는 만큼 늦잠을..
2020.05.12 -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4. 재난의 얼굴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4) 재난의 얼굴 '자고 일어나니 다른 세상이다.'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사회의 취약한 부위를 강타했습니다. 네 '우리'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연쇄작용으로 인한 또 다른 이슈들이 계속 달려옵니다. 거의 모든 작업이 취소 및 연기된 가운데,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졌던 다양한 정체성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가 힘들긴 하지만 낯설지는 않습니다. 예술은 재난 앞에 유독 취약했으니까요. 인디언밥은 기획연재를 통해 예술생태계의 다양한 지점에 존재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를 통해 각자가 발견한 생활 속 '절망'혹은 '전망'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글_강지윤(시각예술가) 하.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할 말이..
2020.05.09 -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3. '뻔하다가도, 다시 각오하는 시간'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3) '자고 일어나니 다른 세상이다.'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사회의 취약한 부위를 강타했습니다. 네 '우리'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연쇄작용으로 인한 또 다른 이슈들이 계속 달려옵니다. 거의 모든 작업이 취소 및 연기된 가운데,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졌던 다양한 정체성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가 힘들긴 하지만 낯설지는 않습니다. 예술은 재난 앞에 유독 취약했으니까요. 인디언밥은 기획연재를 통해 예술생태계의 다양한 지점에 존재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를 통해 각자가 발견한 생활 속 '절망'혹은 '전망'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뻔하다가도, 다시 각오하는 시간 글_김은한(매머드머메이드) 코로나의 영향..
202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