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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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4회 페미니즘 연극제 관람기 (상편)
제4회 페미니즘 연극제 관람기 (상편) 김민조 (프리랜서 비평가) 페미니즘 연극, 연대에서 연결로 2018년 연극계 미투 해시태그 운동의 해에 시작된 페미니즘 연극제가 어느덧 4회를 맞았다. 4년 동안 페미니즘 연극제를 둘러싼 한국 사회와 연극계의 지형은 숨가쁘게 바뀌어 왔다. 그 변화란 감히 페미니즘의 이름을 걸고 연극을 올리는 것이 점차 당연해져 가는 과정, 페미니즘 연극이 새로운 관극의 모드와 모럴을 갖춘 장르로서 정착되어가는 과정, 나아가 이 플랫폼이 배태시킨 양분이 연극제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이었다. 대학로의 한가운데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며(제1회) 호기롭게 시작했던 연극제는 관객과 연극인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더 많은 연대를 상상하는(제2회) 방향으로 확장해 나간 것이다. 그러나 지난 4..
2021.08.26 -
[리뷰] 제20회 서울변방연극제 리뷰 : 비/인간의 윤리학을 탐사하기
제20회 서울변방연극제 리뷰 : 비/인간의 윤리학을 탐사하기 갈피 * 제20회 서울변방연극제 프로그램 중 ‘〈Connections〉(장지아), 〈재주는 곰이 부리고〉(원의 안과 밖), 〈요정의 문제〉(이치하라 사토코 X 김보경), 〈재난일기_어느 연극제작자의 죽음〉(이하 〈재난일기〉)(홍사빈), 〈I'm the church〉(정세영),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 창출을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를 中心으로〉(이하 〈베르톨트...〉)(극단 성북동비둘기)’를 관람하고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좌우로 늘어선 건물들이 오가는 이들을 향해 환하게 열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거기에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하다. 매끈하고 건강한 얼굴들이 혹은 또렷한 글씨가 ..
2021.08.17 -
[리뷰] 어떤 (좋은)거리감 <sonans:오이디푸스왕과 함께>
어떤 (좋은) 거리감 리뷰 @삼일로창고극장 글_김송요 왜냐면, 예전에 나는 공연을 보는 날, 어쩌다 이른 시간에 삼일로창고극장에 도착했다. 얼마나 이른 시간이었냐면 아직 티켓 배부도 시작되지 않았을 때다. 아 아직 티켓을 받을 수 없군요, 중얼거리고 머쓱하게 웃으면서 극장을 빠져나와 잠시 명동성당엘 갔다. 나는 불교지만 스무살 때 기독교미술 수업을 들으면서 마리아님을 좋아하게 되어서 명동을 지날 때마다 마리아님을 보고 간다. 그전까지만 해도 가톨릭 신자가 아닌 내게 마리아는 ‘예수님 엄마’였는데, 스무살에야 처음 수태고지 그림들을 보며 임신의 경위(?)를 알게 되었다. 젊은 여자가 대체 어떤 미래 무슨 상황이 펼쳐질 줄 알고 대뜸 저더러 애를 배라는 말에 ‘당신 뜻대로 되게 하소서’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
2021.08.09 -
[프리뷰] 그럼에도 계속할 것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1>
그럼에도 계속할 것 :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1 프리뷰 글_김민수 여름이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계절이다. 프린지(Fringe : 주변부)라는 단어도, 축제가 표방하는 ‘독립예술’의 의미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경하지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24년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매년 여름을 함께하며 여름을 대표하는 예술축제가 되었다. 특히 축제사무국이 예술가에게 공연을 의뢰하는 대신, 자유참가원칙 아래 모든 예술가가 심사받지 않고 작품을 올리는 이 축제는 그 특수성으로 인해 신진예술가의 등용문, 혹은 신작과 새로운 창작 과정의 발표 자리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공간의 다변화다. 축제의 전성기와도 같던 홍대 앞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프린지는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2021.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