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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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탐사대원A의 회고록 <환영으로 채운 굴과 조각보로 기운 장벽 탐사대>
탐사대원A의 회고록 : 분단이미지센터 전시 《환영으로 채운 굴과 조각보로 기운 장벽 탐사대》 글 한혜수 0. 전시 리뷰를 청탁 받았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게 됐다. 2021년 11월 7일, 분단이미지센터와 더블데크웍스에서 주최한 《분단, 사물, 리듬》 워크숍의 여운이 채 가시지 못한 일주일 뒤, 할머니께서 위독하다는 소식이 벼락처럼 떨어졌다. 아니다. 사실은 언제고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평소에도, 아니 수년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던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친할머니까지 돌아가시면 가족 중에 북한이라는 장소를 구체적인 현실로써 경험한 사람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겠구나. 다시 만나면 옛 이야기를 꼭 들어드리고 싶었다. 뒤숭숭한 마음을 뒤로하고 몰아치는 업무와..
2022.01.21 -
[기획연재] 축제가 사라진 자리의 사람들 2. 수원연극축제 김민수PD
축제가 사라진 자리의 사람들 2. 수원연극축제 김민수PD 당연한 얘기처럼, 지난 2년 간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예술축제들이 취소되었습니다. 첫 해는 무력했고, 올 해는 마치 거대한 희망고문 속에 있는 것도 같았지요. 특히 공공공간에서 열리는 축제는 더욱 취약했습니다. 재난은 가혹했고, 취소가 당연하다는 목소리는 더욱 매서웠습니다. 인디언밥은 취소된 축제 뒷편의 사람에게 집중하고자 합니다. 축제기획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행 과정과 기획노동에 대해, 기획자로서의 삶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것을 만들 수 있었고, 누구를 만나지 못했고, 무엇을 상실했는지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를 한 곳에 모아주던 축제가 사라진 자리에 어쩌면 새로운 연대가 있을지 모르니까요. 인터뷰이 :..
2022.01.15 -
[리뷰] 모멸감을 삼키고 다시 일어서기까지 <만나면 좋은 친구>
모멸감을 삼키고 다시 일어서기까지 리뷰 글_남하나(불나방) #노동자의 하루 : 엄마로부터 대형마트에 일하는 엄마는 아웃소싱으로 계약한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이 나이 많은 여성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목청을 높여 앞에 진열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그녀는 여름, 겨울 상관없이 두꺼운 가디건을 입고 냉동실과 냉장실을 넘나들며 차디찬 얼굴에 억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객을 응대하는데 배테랑이 되었다. 꼬박 8시간을 서서 이리도 열심히 일하는데는 매출 달성의 압박이 존재한다. 대형마트에 위치한 매장들 사이에서는 월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매장이 자동적으로 퇴출된다. 언제든지 내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협 속에 대다수의 중년여성 노동자들은 제대로 쉬지도 않고 일을 한다. 브랜드가 다른 정육코너, 생선코너,..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