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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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동네박물관 - 코끼리들이 웃는다
동네의 시학, 박물의 미학 코끼리들이 웃는다 글_정진삼 바야흐로 거리예술의 계절이다. 좀 더 보태면 거리 예술의 시대다. 주관객층인 일반시민들을 배후로 지역과 축제에서 존재이유를 증명하더니, 최근에는 커뮤니티 아트라는 동시대 화두와 결합하여 기세가 등등하다. 물론, 그만큼 책임과 고민의 폭도 깊어진다. 현장성, 흥행성에 충실함으로 그 임무를 완수했던 거리예술이 이제는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고려해야 지점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지역과 소통이 가능한가, 축제의 맥락과 어울리는가, 진정한 의미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기본 질문은 작품이 상연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특정 장소에서 거리 예술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공공성, 공익성과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하..
2012.05.19 -
[좌담] 지금 우리에게 광주는
지금 우리에게 광주는 일시_2012년 5월 12일(월) 오후 5시 반 장소_대학로 타셴 참석_명행, 웅달, winnie, 연두콩, 사과 리경(사회), 지혜로운 늑대의 전사(정리) 다시, 5․18입니다. 별 일 없이 하루가 가겠지요. 그렇지만 그때 그 곳에는 사람들이 살았었고, 지금 이곳에도 사람들이 (같은 경험과 기억을 공유했든 아니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디언밥에서는 문득, 5․18을 경험하지 못한 다음 세대로서 태어나(제목의 ‘지금 우리’ 중에서 ‘우리’를 이루는 사람들은 78년에서 86년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광주에서 자랐다가 현재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예술 쪽에 종사하여 삶과 예술 사이에서 다양한 시선의 교차를 경험하고 있는 분들을 어렵게 ..
2012.05.18 -
[리뷰]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달콤한 안녕>
나는 당신이 살아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글_조우 그 누구의 삶도 특별하지 않듯이 그 누구의 죽음도 특별할 것은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소멸되어가는 것이고, 그러므로 죽음이란 예상된 결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망자(亡者)가 어떠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라고 해서 절대 다를 것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다른 모든 죽음들에 대한 오만일 것이다. 허나 이 ‘달콤한 안녕’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 ‘안현정’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날개에 새겨진 작가의 사진과 약력들을 보면서 나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인간의 삶과 죽음이란 흰 바탕의 검은 글씨로 쓰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2012.05.14 -
[인디언밥 5월 레터] 마음의 가난
마음의 가난 버거운 시기입니다. 모두들 가난합니다. 하물며 예술가들이야. 사실 예술가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줄곧 가난했습니다. 낭만주의 시대 천재론을 능가하는 예술가 가난론이 등장해야 할 판입니다. ‘예술가란 신비적 직관이나 영감에 의존하는 천재’라는 믿음보다 ‘예술가는 가난한 사람’이란 가설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으니까요. 어쨌든 가난은 늘 예술가들의 화두였습니다. 가난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을 불평하거나 가난으로 무장하여 그것을 도구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의, 또는 자신의 가난에 대해 각종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가난하다고. 그리고 가끔은 그 말들이 가난보다 넘쳐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난하다는 건..
2012.05.06 -
[리뷰]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전시/공연_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기획/출연_더아웅다웅스/9개 밴드 일시/장소_2012.3.17~4.18/아트선재센터 3층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2011년 페스티벌 봄에는 한스-페터 리처(Hans-Peter Litscher)의 라는 작품이 있었다. 종로구 원서동 좁은 언덕길, 박잉란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작가는 그가 자던 방, 소중하게 간직한 물건들, 책들, 옷가지 등을 보여주며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안내에 따라 그의 집을 둘러본 관객들은 6.25 전쟁 때 쌍둥이 누이와 헤어진 뒤 세상을 떠돌았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 자못 진지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러면 작가는 한층 더 진지하고 장황하게 자신이 아는 바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물론 하필 그 날 그 시각 나와..
2012.04.30 -
[프리뷰] 전국자립음악가대회 : 2012 뉴타운컬쳐파티 51+
전국자립음악가대회 : 2012 뉴타운컬쳐파티 51+ 나름 괜찮았어, 라고 기억되기를 바라며 글_정진삼 1.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80년대 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제도권 교육을 받을 무렵, 서교동에 살았었다. 졸업시험으로 배영을 보지는 않는 배영유치원을 졸업하고, 야외 수영장이 있는 서교국민학교에 다녔었다. 서교 학생들은 홍대부속국민학교 아이들과 라이벌 관계였지만, 큰 다툼없이 홍대 앞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시소, 그네 등을 함께 타고 놀았다. (그 당시 ‘홍대 앞’ 은 말 그대로 대학교의 정면을 말하는 것임) 그러니까 아주 옛날부터 홍대 앞에서 놀았던 셈이다. 가끔 책도 읽었는데, 돈이 생기면 홍대 앞에 있는 홍익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사곤 했다. 2. 90년대가 되고나서부터, 홍대 앞에, 엄..
201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