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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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② 가식을 벗고 움직이는 나의 춤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② 가식을 벗고 움직이는 나의 춤 글_ 김혜정 나의 외로움이 춤을 춘다 인간은 외롭기 때문에 예술적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접한 예술 작품들에서 각각의 주체들은 모두 외로움을 끌어 안고 누군가와 소통을 원하고 있었다. 최근 본 무용에서 그들은 무대 위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몸으로 관객과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또 요즘 읽고 있는 시집에서 시인은 ‘내 자신의 작고 소소한 감정, 그것으로 사람과 만나는 시를 묵묵히 쓰고 싶다’고 했다. 유명한 사진전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풍광 속에서 나는 그것을 프레임에 담기 위해 작가가 보냈을 고독한 시간들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미 고인이 된 작곡가의 애절한 음악은 여전히 현재를 살며 ..
2011.08.24 -
제 1차 다원예술연속포럼「피지컬씨어터, 몸으로 말하다!」 - 새로운 개념 vs 멋대로의 창작
제 1차 다원예술연속포럼 「피지컬씨어터, 몸으로 말하다!」 - 다원예술, 피지컬 씨어터, 몸말 : 새로운 개념 vs 멋대로의 창작 글_ 김민관 지난 7월 13일(수) 오후 4시경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열린 다원예술연속포럼 1차, ‘피지컬 씨어터, 몸으로 말하다!’를 정리해 본다. 다원예술의 개념이 만든 담론의 장 첫 번째 발제로 말문을 연 것은 연극평론가 김소연이였다. 그는 다원예술이라는 개념과 다원예술의 여러 특성을 나열하는 측면이 지금 생각하면 장들을 연결시키는 데 유용했다는 생각을 피력했는데, 이는 다원예술이 하나의 장르가 아닌, 여러 장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그 장들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고, 또 하나의 개념 안에서 담론의 장을 펼치게 만들었다는 함의로 파악된다. 축제 운영 방식의 측면이..
2011.08.13 -
[리뷰] 무엇이 삶으로부터 OO을 철저하게 감추려 하는가 - 이수영「Thanatonautes, 죽음 항해」
무엇이 삶으로부터 OO을 철저하게 감추려 하는가 - 이수영「Thanatonautes, 죽음 항해」 7월 21일 목요일, 섭씨 30도의 무더운 여름날, 이수영작가의 퍼포먼스 ‘죽음 항해’에 함께하고, 과정을 기록합니다. 글_ 홍은지 2:00pm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 앞. 소형 임대 버스가 정차해있다. 한여름 뙤약볕아래 하얀 소복을 입은 작가가 신청자 명단을 들고 도착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오늘 항해 참가자들이 모두 탑승하자 버스는 서울 외곽에 있는 벽제 화장장을 향해 도심을 빠져나간다. 2:40pm 벽제 화장장(火葬場)의 공식명칭은 서울시립 승화원이다. 그곳은 평소의 심리적 거리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다. 여기에서 우리는 화장시설과 봉안시설을 둘러볼 것이다. 안내 직원을 따라 우리는 승화원..
2011.08.05 -
[리뷰] 백호울 「Nothing for Body」 - 무대위의 사람에겐 몸이 곧 '얼'굴이 된다
제 6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백호울 「Nothing for Body」 - 무대위의 사람에겐 몸이 곧 '얼'굴이 된다 글_ 이현수 까만 무대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작은 체구의 무용수가 몸을 웅크리고 거북이처럼 고개를 파묻고 있는 것을 보니. 웅크린 몸 사이사이로 손과 발이 나왔다가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호기심 가득하지만 수줍어하는 아이의 눈동자처럼 관객석으로 ‘삐죽’ 나왔다가 ‘쏙’하고 들어가고 ‘빼꼼’하고 나왔다가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간다. 촉수를 달고 있는 심해의 생명체처럼 손가락, 발가락의 관절들이 꿈틀거리며 수영을 한다.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몸통은 심해 밑바닥에 가라앉은 묵직한 바위 같기도 하고 새끼 물고기를 품고 있는 엄마 물고기 같기도 하다. 손과 발의 호기심은 서서히 제 몸을 향한 ..
2011.08.02 -
[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글_ 김혜정 32살, 하고 싶은 걸 할 테야 무용을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데는 여자들 밖에 없잖아. 남자들 많은 모임을 하지. 인라인 스케이트나 산악 자전거 모임 같은…”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덧붙이셨다. “올해는 시집을 가야 할 텐데.” 어머니는 모른다. 남자가 많은 동호회라고 꼭 좋은 남자가 나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른이 넘어서 결혼을 못하는 것보다 서른이 넘어도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게 더 문제야.” 그렇다. 나는 하고 싶은 건 해 본다. 아니,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야 맞는 편이겠다. 스물 아홉이 끝날 무렵, 나는 열병 같은 사랑을 겨우 끊어내고 서른이 되었..
2011.07.28 -
[리뷰] 이 연극 꼭 보세요 7월 31일까지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이 연극 꼭 보세요 7월 31일까지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글_ 강말금 공연이 끝나고 극장에서 인디언밥의 아아시를 만났다. 리뷰를 써도 되냐고 물었다. 아아시는 흔쾌히 수락했다. 고마웠다. 공연을 보면서 내내 그 생각했다. 빨리 리뷰를 쓰자. 좋은 리뷰를 써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몇 명이라도 연극을 더 봤으면 좋겠다. 내 하찮은 글이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공연은 참 드물다. 아침에 팥빙수를 먹으면서 공연을 본 날 아침, 친구랑 팥빙수를 먹었다. 우리는 만나면 발가락부터 하느님까지 떠오르는 대로 수다를 떤다. 그 아침에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연극평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얘길 했던 것 같다. 좋으면 좋아서 할 말 없고. 싫으면 싫..
201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