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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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옥상과 영상 시즌3: 작전명_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옥상과 영상 시즌 3 : 작전명_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개인적인 낭독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글_정진삼 1 금좌빌딩이었다. 낭독회가 열린 곳은. 인사동에 있는. 옥상과 영상 시즌. 작전명은.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차지량이 있었다. 옥상과 영상전은 한여름 밤의 전시였으나 그때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다. 아무것도 디스플레이 되지 않고 사라지는. 것들만이 거기에서 마지막 생(生)을 준엄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각각의 작가는 자신의 하룻밤을 솔로-비주얼-쇼로 진행한다. 전(展)의 규칙이다. 옥상의 작가들은 무언가를 없애고, 대신 무언가를 남기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8월이 가던 날 밤, 솔로는 (자신) 을 지우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시스템) 을 남긴다고 했다. 예상한 바 ..
2012.09.15 -
[리뷰] 타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방법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2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참가작 바뀔 수 있는 인생, 바꿀 수 없는 관계 글_영균 지난 서울프린지 페스티벌을 통해서 극단 백야의 연극 을 만났다. 전 주에 비해 눈에 띠게 짧아진 해는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종종거리게 했다. 산울림 소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하나 둘씩 지하의 극장으로 줄지어 들어가자 선선한 바람도 함께 밀려든다. 고정형의 좌석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 동안, 짱구이마처럼 앞이 둥그런 무대에선 한 남자가 기타를 치며 나지막한 노래를 불렀다. 남자가 노래를 멈추고 조용히 떠난 뒤 무대가 어두워진다. 벽면을 스크린 삼아 ‘우주와 지구’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영사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청바지에 검은 운동화 차림의 한 소년이 흥미로운 듯이 영상을 시청한다. 언뜻 보아 철학 또는 문학에..
2012.09.13 -
[리뷰] 아비뇽페스티벌 _ 거리여행의 기록
아비뇽 페스티벌 거리여행의 기록 _ 아직 극장에 도착하지 않았다 한들, 리경 아비뇽 페스티벌. 축제로 향하는 이 마음, 여행을 떠나요. 축제에 간다 할 때에는 일상에서 가는 공연관람과는 또 다른 마음이 된다. 어느 공간으로, 일상에서 조금 빗겨난 장소로, 간다는 그 설렘과 기대는 분명히, 어느 여행을 가는 마음 못지않다. 나는 파리에서, 아비뇽으로 향한다. 파리 리용역에 출발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한다. 잘 모르는 길이고 꼭 가야한다는 불안감에서였는지.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 속에 나는 그들 중 하나이자, 그들을 바라보는 방관자로 앉아있다. 홀로 혹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여행객들은, 어디론가 간다는 그 기분(이 무엇이든)에 차있는 점에서는 전형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들 같다. 나는 기차에 오른다. 바깥..
2012.09.12 -
[리뷰]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무엇 공상집단 뚱딴지 Playunit Ddongdanji 글_유햅쌀 불면증에 시달리는 한 회사원을 만나기 전날, 헤어진 옛 그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자니…?” 혹시라도 거리를 걷다가 그와 마주친다면 시원하게 욕 한바가지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한심하게 전화통화가 달가운 것을 보니 난 아직 이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나 봅니다. 그의 얼굴도, 목소리도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잊고 싶었던 모든 것이 떠올랐어요. 별다른 이유 없이-물론 이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만나 ‘추억 팔이’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과거만을 나누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요. 당신 말처럼 “생각 때문에 최초의 질문을 잊어버리고” 당신처럼 ‘불..
2012.09.10 -
[축제를 말하다] 순도 100% 영화제 정동진 독립영화제
▲ 정동진의 일출, 구름뒤로 숨은 해 순도 100% 영화제 정동진 독립영화제 서 영 주 "낮에는 바다가서 놀고 쉬다가, 저녁에는 달과 별과 함께 영화를 보고, 밤에는 모두 체육관에서 모여 술자리, 해뜰때까지 있다가 해돋이 보러 해변으로 고고..." 누군가에게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소개할 때 늘어놓는 설명이다. '환상이지 않은가!' 하면서 말이다. 나 역시 작년에 모 영화제 프로젝트 촬영차 처음으로 여기 왔다가 반해버렸으니까. 당시 정동진을 가기 전날까지 짐을 풀었던 곳이 박정범 감독님의 시골 집. 그곳에는 맛있는 된장으로 유명한 장독대 밭이 있다. 산책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그 장독대 밭을 꽃비와 은용언니(함께 프로젝트 영화를 준비하는 배우들)와 함께 걷다가 곧바로 이동한 곳이 정동진이었다. 정동진의 여인..
2012.09.07 -
[리뷰]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택전시회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택전시회 김민승 ⓒ 전진경 벽화 속 기타를 둘러맨 낙타의 표정은 호기롭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하다. 실내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금연’ 대신 ‘금연따위’라는 표지도 그려져 있다. 굽이진 낙타의 등은 두 개의 산등성이가 되었다. 보잘 것 없는 텐트 하나가 그 굴곡의 한 봉우리를 마치 점령이라도 하듯 세워져 있다. 전진경은 이곳 콜트․콜텍 공장을 스쾃(squat)하면서 마련한 작업실 벽면을 라는 작품으로 채워놓았다. 쉽지 않았던 스쾃 과정을 거치면서도 낙타의 여유를 드러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여유는 이들의 여정이 즉흥적이거나 일시적이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당찬 발걸음을 내딛으리라는 희망을 느끼게 한다.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이곳은 2007년 7월 ..
201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