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해외편
[기획연재] 극장은 불타고 있다 #해외편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을 겁니다 글_박다솔 지난 달, 내가 사는 곳에서는 유명 안무가 얀 파브르(Jan Fabre)의 공연 이 있었다. 나는 이 공연을 세 달도 더 전에 예매를 할 정도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결국 보러가지 않았다. 작년 말, 얀 파브르와 함께 작업을 해온 스무 명 남짓의 남녀 무용수들이 그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하며 고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에 의하면, 그는 자신의 성관계 제안을 수락한 무용수들에게 솔로 공연이나 공연의 주역을 맡기는 등 댓가성 성폭력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얀 파브르의 공연을 보러 갈 수는 없었다. 성폭력 가해자인 예술가의 작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예술을 지속할 권리와 타당성..
2019.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