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지(28)
-
[리뷰]브레히트의 명으로 폭주하는 우주선: 프로젝트 뉴 플래닛 <Let’s Go To My Star 시즌1>
브레히트의 명으로 폭주하는 우주선 프로젝트 뉴 플래닛 글_김민수 “와와? 와와와??” 우스꽝스러운 복장에 과장된 몸짓으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세 연기자는 “와”로 대화하더니 이정현 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의식의 흐름인가 싶겠지만 이런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멈출 생각이 없다. 브레히트의 명으로, 프로젝트 뉴플래닛이 그리는 포스트 서사극은 세 배우의 엄청난 에너지를 바탕으로 끝 모르고 달려간다. 지난 8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발표된 삼부작 연극 시즌1은, 본 공연의 작가 겸 배우인 최아련의 결혼 퍼포먼스(2021, 스페이스 다온)에서 시작한다. ‘연극과 결혼하겠다’는 선언을 퍼포먼스적으로 풀어낸 작업으로, 연극을 의인화하여 결혼식의 의례들을 밟아가며 연극에 대한 창..
2022.10.06 -
[기획]우리가 사랑하는 축제를 향한 공동체: 우뭇가사리 콩국-우리가 뿔뿔이 흩어졌다면
독립예술집담회 12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에서 참여자 김민수, 김유경, 김은한, 남하나, 박상미, 백교희, 백운철, 이은주, 조아라, 채민, 한윤미, 허민주님이 나누었던 대화를 정리한 글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축제를 향한 공동체 우뭇가사리 콩국-우리가 뿔뿔이 흩어졌다면 글_유경 박수와 뜨거운 호응,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 짠 소리를 내는 시원한 맥주, 처음 만난 사람들과 도란도란 나누는 공연 이야기, 같은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연대감……. 모두 ‘함께’라는 이름 아래 가능했던 축제의 장면들이다. 우리는 함께 축제를 준비하고, 만들고, 참여하며 응원한다. 예술가, 운영 스태프, 기획자, 관객 등 축제의 주체들은 그 안에서, 혹은 주체들끼리 상호작용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는 축제의..
2022.09.26 -
[기고]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더불어 성장하는 몸소리말조아라 센터
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더불어 성장하는 몸소리말조아라 센터 조아라 2021년에 이어 2022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도 다양한 예술 분야의 일곱 팀이 몸소리말조아라 센터에 모여 뜨거운 열기 속에서 공연을 올렸다. 2021년 8월, 몸소리말조아라 센터에서 아홉 팀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의 공연이 불허되면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었고 일부 공연은 미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몸소리말조아라 센터는 축제를 지속할 방법을 찾고자 의기투합했고, 결국 팀 청담동과 강신우, 두 팀이 11월에 공연을 올리면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한 여름이 아닌 가을에 종료되었다. 이런 상황은 아티스트, 프린지 스태프, 몸소리말조아라 센터의 공간 운영자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었지만, ‘..
2022.08.31 -
[리뷰]끓는 소리들과 가동하는 현장 <닻올림 연주회_147>
끓는 소리들과 가동하는 현장 리뷰 글_윤태균 2010년 이후 한국 전자음악계의 모든 흐름들을 이 지면에서 한 데 엮어내는 것은 분명 큰 무리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서 몇몇의 현상들만을 엮어 한국 실험/전자음악 현장으로 맥락짓고, 이 미약한 단문의 말미에는 실험/전자음악의 형식과 감상을 서술하고자 한다. ‘씬’이라 통칭되는 예술에서의 현장은 사람, 공간, 관계, 작업, 기관, 조직이 서로 얽혀 각자를 침범하는 느슨한 경계 내부로 정의된다. 각 요소들은 서로에게 우위를 가지지 않지만, 현장의 여러 궤도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중력장들을 거론할 수는 있다. 2010년 이후 한국의 실험/전자음악 현장의 중력장들은 기관과 공간이다. 물론 이전부터 지속된 산발적인 행사들과 공연들에 실험/전자음악 작업들이 등장하기는..
2022.08.17 -
[프리뷰]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2>
“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2 프리뷰 프린지 사무국 “올해도 프린지 하나요?” 프린지를 경험한 사람들은 매년 여름 당연하게 찾아오는 프린지를 기다린다. ‘프린지’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1998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쉼 없이 매년 열려온 독립예술축제의 약칭이다. 심사나 장르에 대한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만하면 자유롭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곳, 동료 예술가를 만나고 현재의 예술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프린지의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활발한 네트워킹의 장이었던 프린지조차 그 장력이 약해진 듯하기도 했다. 프린지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축제의 거점공간이었던 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를 떠나, 신촌·신수·망원·연희의..
2022.08.11 -
[류호경의 그림리뷰] 지난 번에 이어 계속 2010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겉핥기
지난 번에 이어 계속 2010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겉핥기 글/그림_류호경 프린지축제기간동안 여기저기 출몰했다. 다음은 의 '나는 말한다' 그래, 무슨 말을 하는 지 들어보기로 했다.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아니, 엄밀히는 입장하기 전에 입구에서부터 의외성을 마주친다. 공연장 출입구 안쪽에는 계단이 가로놓여있어서 그걸 넘어와야 입장할 수가 있다. 요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일까? 그리고 어디에 앉아서(혹은 서서) 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무대와 객석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플라스틱 의자가 너댓개 놓여있어서 재빠른 사람들은 차지하고 앉았지만 배우들의 동선과 무대배치의 변화는 관객들을 편히 앉아있게 하지 않았다. 누군가 나무조각에 구멍을 뚫고..
201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