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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쌕쌕, 웅웅, 똑딱, 띵! : 프로젝트 산파
쌕쌕, 웅웅, 똑딱, 띵!프로젝트 산파 리뷰 글_김강리 공기 펌프가 쌕쌕거리며 숨을 쉰다. 허덕거리며 점점 빨라지는 숨소리. 그러나 그는 풍선을 영영 놓쳐버린 모양이다. 풍선이 공기를 내뿜으며 날아가듯 우스운 소리만 남았다. 텅 빈 공간을 전자악기들이 천천히 채웠다가 사라지자, 세 사람이 순서대로 무대에 오른다. 세 사람은 천장에 매달려 진자운동을 하는 마이크 앞에 선다. 좌우로 흔들리는 마이크가 모은 소리는 웅웅, 낮은음을 키워간다. 낮아지는 음만큼이나 점점 무거워지는 몸, 세 사람은 차례로 내려앉는다. 하나, 둘, 그리고 전부. 세 명의 사람이 주고받는 말과 말 사이에서 청년(예술인)의 경험이 나열된다. 나태하게 누워만 있지 않기, 쉬는 날 죄책감 느끼기, 다른 사람 인스타그램 보면서 좌절하기……..
2026.03.07 17:33 -
[인디언밥 2월 레터] 삶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밝은지 한 달 반이 넘었지만, 1월은 어쩐지 적응 기간 같지 않나요? “이제 진짜 새해”라며 설날까지 기다렸다가, 아예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조금 더 뭉개보았습니다. 예전엔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어물쩡거리기도 했으니 아주 늦은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래봅니다. 인디언밥의 세 편집위원은 무려 1년 반 만에 만났습니다.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new year new me” 를 다짐하며!! 우리의 새출발을 이 레터로 선포!!! 하고 싶지만, 사실 편집위원 채민을 보내주는 자리였습니다. 저와 불나방은 각자의 창작 활동 외에 풀타임 잡을 하고 있고요. 삶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요? 영문도 모른 채 쓸려가는 기분입니다. 새해를 맞아 점이라도 봐야 하는 걸까요? ..
2026.02.19 10:52 -
[리뷰]없음의 자리에서 시작되는 영원: 민수민정<생애라는 시간 너머>
없음의 자리에서 시작되는 영원민수민정 리뷰 글_유경 어릴 적, 나는 내가 사라질까 봐 잠 못 이루고는 했다. 어떤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죽음의 상태를 상상하며 겁에 질렸다. 그렇게 되면 내가 사랑하는 것을 영영 다시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몸이 자주 무거워지고는 했다. 나는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알면서도, 동시에 자주 끝에 대해 무서워하고 슬퍼하는 겁 많은 어른으로 자랐다. 자꾸만 많은 걸 사랑하고, 나의 세상에 데려오고, 떠나면 아파하며 그 사랑이 없는 남겨진 삶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아트포랩에서 발표된 민수민정의 는 내게 무척 무서웠던 ‘사라짐’을 재정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생애, 오히려 그 너머 영원으로 향할 수 있는 ‘없음’을 이야기해 본다. 생애라는 건 이 ..
2025.12.11 22:01 -
[리뷰] 아이 ( ) Eye ( ) I ( ) 愛 : 황바롬 개인전 «사이의 아이»
아이 ( ) Eye ( ) I ( ) 愛황바롬 개인전, «사이의 아이» 전시 리뷰 글_조 은 고백하건대, 이 원고의 첫 문단은 필자가 탈고를 앞둔 시점에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한 내용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글들의 흐름이 한 전시의 비평이라기엔 성글게 짜여 구멍이 숭숭 뚫린 어설픈 목도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원고의 맵시를 지나치게 다듬어가며 쓰고 싶지는 않았다. 돌봄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놓인 조건과 감각을 가능한 한 원고에 함께 담고 싶었다. 그것은 엄마들의, 혹은 돌봄 수행자들의 흩어진 목소리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수시로 침범하는 (심지어는 반복적이기까지 한) 요청과 방해는 그들의 몸과 시간에 생채기를 ..
2025.12.10 20:17 -
[인디언밥 11월 레터] 한 해를 다 보내고서야
눈을 한 번 깜빡하고 나니 한 해가 다 가버렸습니다. 1월에 올린 몇 편의 리뷰 이후 4월 레터를 제외하면 인디언밥은 한 편의 글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적어도 제가 합류한 뒤로는) 처음으로 독립예술집담회도 하지 못했습니다. 상반기의 침체를, 집담회를 계기삼아 다시 끌어올려볼까 생각도 했는데…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눈을 한 번 깜빡-했을 뿐인데.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뀐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디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지난해 공공영역에서 밀려나는 예술공간들을 다루고, 지난해 자생적 비평 매체들의 만남을 꾀했던 독립예술집담회를, 공공영역에서 비평의 장 역할을 하던 연극in이 중단된 올해 했어야했는데….눈 깜빡하니 프린지도 지났고, 한 번 더 깜빡하니 갑자기 다시 재발행한다고 하네요. 영문을 모르..
2025.11.14 14:59 -
[인디언밥 4월 레터] 어울리지 않는 삶
안녕하세요. 4월이 다 가서 2025년 첫 레터를 씁니다. 사실 지난 12월에 올릴 레터를 썼는데, 불나방의 레터가 늦어지기도 했고, 제가 미리 써두었던 글도 12월에 있었던 일련의 거대한 사건들로 인해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 되어 하드에 넣어두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눈 감았다 뜨니 4월이 다 갔네요. 인디언밥 편집위원들은 매년 연초에 만나 식사를 한 번씩 하는데 올해는 그것도 하지 못했어요. 각자의 일상으로 바쁜 봄입니다. 저는 독립예술 어쩌구를 잠시 가을로 미뤄두고 우선 여름 음악 축제를 만들러 기업에 들어왔습니다. 사주에선 제게 프리랜서가 더 어울린댔는데, 잠시라도 규칙적인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그것이 제게 지속가능성을 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생리란...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나름 공..
2025.04.30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