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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10월 레터] 본격 정병 발사! 회피형?불안형? 아뇨 저는 불행형하겠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얘기를 들으면 괜히 화가 납니다. 니 행복이 뭐가 중요한데? 다들 불행하게 살아! 천룡인처럼 굴지 말고 사회적 책임이나 다 해!! 벌 받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는 말을 들으면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벌 받기 위해서 태어난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죄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온 생이 그냥 이런 식입니다. 누구에게 무엇이 되었든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내게서 이 불행을 가져가 주세요! 그것이 그만 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학생 때 동기들과 다 함께 한 학기를 휴학하고 음악 동아리에 올인했던 적이 있습니다. 올인이라고 하기엔 다소 많이 놀러 다니긴 했지만…어쨌든 표면상으로는 그렇습니다. 뭐 얼마나 ..
2026.10.17 14:14 -
[인디언밥 9월 레터] 아름다운 시를 쓰기 위해 시를 쓰는 대신
온갖 축제가 일정을 포개가며 터지는 가을입니다. 저는 지난 주엔 제가 프로그래밍한 축제를 올렸고, 이번 주엔 동료 예술가의 해외 공연을 지원하러 따라왔습니다. 다음 주엔 제 전시가 있고 다다음주엔 친구들이 하는 축제에서 워크숍 진행도 합니다. 다다다음주엔 또 공연 리허설이, 다다다다음주엔 내내 공연이 있군요. 복되고 지치는 달입니다. 크고 멋진 무대를 세우는 직업인이었다가, 작고 이상한 무대를 만드는 창작자가 되기를 반복해서일까요?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또 하고 맙니다. "무얼 이루겠다고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나"라든지, "그냥 일하며 사는 것을 왜 못 견뎌 굳이 예술을 하겠다고 애를 쓰나", "내게만 중요한 이 주제와 디테일을 대체 누가 알아준다고" 같은 거요. 티켓이 팔리지 않는 공연을 올리..
2026.09.27 21:10 -
[기고] 낙선, 자체, 제대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세 도서전이 던지는 질문과 이야기 : <2026 강릉국제도서낙선전>, <서울자체도서전>, <서울제대로도서전>
낙선, 자체, 제대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세 도서전이 던지는 질문과 이야기 : , , 글_강상윤옛날 옛적 아주 먼 옛날, 서울국제도서전에 성심당이 빵과 커피를 팔던 때가 있었다. 먼 옛날이라고 적었지만, 사실 불과 7년 전인 2019년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돌아가는 길, 코엑스에 들러 서울국제도서전을 구경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입장료가 무료였고, 책 구경하다 힘들면 빈백에 누워 쉬었다. 빵 냄새를 맡으며 여유롭게 머물렀던 좋은 기억이 있다.그리고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은 2026년, 서울국제도서전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사전 예매가 시작되는 첫날, 예약 사이트에 접속한 순간 대기자 수만 3만명이란 숫자를 보았다. 다음날 접속자 수도 비슷했다. 그래서 책방을 하..
2026.09.11 22:37 -
[리뷰]고진수를 생각하는 사람을 통해 고진수를 생각하는 사람 : <근력 연대 운동>
고진수를 생각하는 사람을 통해 고진수를 생각하는 사람공연 리뷰 글_신재욱 [편집자 주] 고진수 활동가는 코로나19 시기 단행된 부당 정리해고에 맞서 철회 투쟁을 이끄는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으로 명동 세종호텔 앞 천막농성을 비롯해 단식과 고공농성 등 현장 투쟁을 이어왔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 시작에 앞서 소개합니다. 근 1년 동안 근력 운동을 꽤 꾸준히 하고 있다. 운동을 가르쳐준 선생은 내가 어떤 자세에서 어느 정도로 부하와 통증을 느끼는지를 항상 체크했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줄 수 있으니까. 선생도 어디가 문제인지 짐작은 하겠지만 결국에는 내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내 몸은 나의 것이니까. 타인의 몸과 경계가 분명한 나의 몸. 〈근력 연대 운동〉(이하 공..
2026.08.27 23:58 -
[인디언밥 7월 레터] 받고 싶어 애닳을수록 주어야 한다니
어떤 아름다운 얘기를 들으면 속이 꼬입니다. 그것이 정말 따뜻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만 잘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심사가 뒤틀립니다. 한 번은 노스탤지어를 말해야 하는 에세이 수업을 앞두고 공황이 온 적도 있습니다. 얼마 전엔 모 연예인 부부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전해 듣다가 직장 상사 앞에서 짜증을 내고 말았습니다. 아아 저는 왜 이렇게 못돼먹은 놈인 걸까요? 질투가 나다가, 사실은 그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닐 거라고 음모론자가 됐다가, 막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허무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냥 그건 컴플렉스라는 걸요. 타고나지 못한 것, 받아본 적 없는 것을 스스로 획득하겠다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때도 있습니다. 20대 후반이 되어 갑자기 공연을..
2026.07.04 16:46 -
[리뷰]송정현 좀 기억해달라고 그카면 좋을 것 같은데… : 송정현<정현 씨는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어요?>
“송정현 좀 기억해달라고 그카면 좋을 것 같은데...”송정현리뷰글_손성연 저는 이렇게 주장하고 싶습니다. 장애정의, 이 단어는 그저 사랑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라고요. 연대, 접근성, 접근 친밀성도 그렇습니다. 모두 사랑을 말하는 다른 방식일 뿐입니다. 저는 해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그 자체로 사랑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매우 깊고 심오한 실천이지요. ...그리고 이런 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사랑의 행동입니다.- 미아 밍거스 - 예술이 도착한 그곳에서부터 다시 출발한다《정현 씨는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어요?》(이하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를 혜화동 1번지 극장에서 경험했다. 관객석에 정현 씨와 성직 씨가 나란히 앉아있다. 의자 밑에는 물티슈와 생수가..
2026.07.03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