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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7월 레터] 받고 싶어 애닳을수록 주어야 한다니
어떤 아름다운 얘기를 들으면 속이 꼬입니다. 그것이 정말 따뜻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만 잘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심사가 뒤틀립니다. 한 번은 노스탤지어를 말해야 하는 에세이 수업을 앞두고 공황이 온 적도 있습니다. 얼마 전엔 모 연예인 부부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전해 듣다가 직장 상사 앞에서 짜증을 내고 말았습니다. 아아 저는 왜 이렇게 못돼먹은 놈인 걸까요? 질투가 나다가, 사실은 그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닐 거라고 음모론자가 됐다가, 막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허무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냥 그건 컴플렉스라는 걸요. 타고나지 못한 것, 받아본 적 없는 것을 스스로 획득하겠다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때도 있습니다. 20대 후반이 되어 갑자기 공연을..
2026.07.04 16:46 -
[리뷰]송정현 좀 기억해달라고 그카면 좋을 것 같은데… : 송정현<정현 씨는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어요?>
“송정현 좀 기억해달라고 그카면 좋을 것 같은데...”송정현리뷰글_손성연 저는 이렇게 주장하고 싶습니다. 장애정의, 이 단어는 그저 사랑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라고요. 연대, 접근성, 접근 친밀성도 그렇습니다. 모두 사랑을 말하는 다른 방식일 뿐입니다. 저는 해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그 자체로 사랑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매우 깊고 심오한 실천이지요. ...그리고 이런 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사랑의 행동입니다.- 미아 밍거스 - 예술이 도착한 그곳에서부터 다시 출발한다《정현 씨는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어요?》(이하 왜 문화예술도 모르면서)를 혜화동 1번지 극장에서 경험했다. 관객석에 정현 씨와 성직 씨가 나란히 앉아있다. 의자 밑에는 물티슈와 생수가..
2026.07.03 17:16 -
[리뷰]짭짤하고 눅눅하고 불투명한 채로 있기: 또모함 씨어터 <양기 가득한 학교 밖 청소년 (1인) 구함>
짭짤하고 눅눅하고 불투명한 채로 있기또모함 씨어터 리뷰글_김송요 별안간 고백하자면 나는 청소년기에 내가 한 말에 약간의 죄책감을 갖고 있다. 약간이란 죄의 정도가 약해서라기 보다는 청소년기와 현재 사이의 시간적 간극이 감정을 희석한 결괏값이다. 열일곱 살에서 열아홉 살 무렵의 나는 학교를 너무 좋아하여 졸업 무렵에는 맹랑하게도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글을 지면에다 쓴 적이 있다… (그런데 학교라는 제도의 편을 드는 것을 맹랑하다고 할 수도 있나? 직장 노동자로 치면 맹랑한 사 측?) 그 사실이 나를 얼마나 자주 괴롭히는지 실컷 말하려면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그러는 것은 자의식 팽창쇼일 것이다. …라고 말해 놓고선 그다음 문단에까지 끌어들이자면은. 요즘 종종 열몇 살 때 생각을 한다. 되돌아보면 ..
2026.06.29 08:39 -
[인디언밥 3월 레터] 아차차 너도 나도 파시스트!
안녕하세요, 짧은 지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레터를 씁니다.하늘 위에서 글을 쓰다니, 예전엔 그것이 아주 멋 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딘가 노마드적이고 세련된 도시인 같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비행기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미친 마감에 쫓겨 그 짧은 비행 시간조차 쉬지 못하고 자판을 두드려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걸요.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삶이지만, 가까이에선 낭만화되지 않는 생활이라는 게 있는 것이겠죠.멋져 보이지만 사실은 개고생인 것이 비행기에서 글 쓰는 삶이라면, 멋져 보이면 사실 몹시 위험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권력 있다"같은 말을 칭찬이라고 쓰는 시류를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거든요. 처음엔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아티스트의 미모를 추앙하며 쓰던..
2026.03.24 15:45 -
[리뷰]쌕쌕, 웅웅, 똑딱, 띵! : 프로젝트 산파
쌕쌕, 웅웅, 똑딱, 띵!프로젝트 산파 리뷰 글_김강리 공기 펌프가 쌕쌕거리며 숨을 쉰다. 허덕거리며 점점 빨라지는 숨소리. 그러나 그는 풍선을 영영 놓쳐버린 모양이다. 풍선이 공기를 내뿜으며 날아가듯 우스운 소리만 남았다. 텅 빈 공간을 전자악기들이 천천히 채웠다가 사라지자, 세 사람이 순서대로 무대에 오른다. 세 사람은 천장에 매달려 진자운동을 하는 마이크 앞에 선다. 좌우로 흔들리는 마이크가 모은 소리는 웅웅, 낮은음을 키워간다. 낮아지는 음만큼이나 점점 무거워지는 몸, 세 사람은 차례로 내려앉는다. 하나, 둘, 그리고 전부. 세 명의 사람이 주고받는 말과 말 사이에서 청년(예술인)의 경험이 나열된다. 나태하게 누워만 있지 않기, 쉬는 날 죄책감 느끼기, 다른 사람 인스타그램 보면서 좌절하기……..
2026.03.07 17:33 -
[인디언밥 2월 레터] 삶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밝은지 한 달 반이 넘었지만, 1월은 어쩐지 적응 기간 같지 않나요? “이제 진짜 새해”라며 설날까지 기다렸다가, 아예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조금 더 뭉개보았습니다. 예전엔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어물쩡거리기도 했으니 아주 늦은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래봅니다. 인디언밥의 세 편집위원은 무려 1년 반 만에 만났습니다.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new year new me” 를 다짐하며!! 우리의 새출발을 이 레터로 선포!!! 하고 싶지만, 사실 편집위원 채민을 보내주는 자리였습니다. 저와 불나방은 각자의 창작 활동 외에 풀타임 잡을 하고 있고요. 삶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요? 영문도 모른 채 쓸려가는 기분입니다. 새해를 맞아 점이라도 봐야 하는 걸까요? ..
2026.02.19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