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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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냅킨 한 장짜리 지도 - 제 4회 여성인권영화제
냅킨 한 장짜리 지도 제4회 여성인권영화제 글_ 끌로딘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편재하지만, 파편화된 생존자들의 두려움은 자주 개인적이고 내밀한 방식으로만 말해지고 결국은 자기 자신에 의해 깊숙이 묻혀야만 했다. 그래서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라는 이번 제4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슬로건을 보면 즉각적으로, 여성 인권과 관련한 제 문제를 다룰 때 근본적으로 구조의 문제를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 속에서 고통 받는 개인들을 굳이 한눈에 담기를 고집하여 도리어 시야에서 흐릿하게 지워버릴 때 우리의 고민들은 출발했던 지점이자 결국에 도달해야 할 지점을 잃어버린다. 이 슬로건은 제각기 다른 모양의 상흔을 품은 그 한 명 한 명을 보듬으며 속삭이듯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다. 이곳에서 만난 몇 작..
2010.11.23 -
[리뷰] 모두의 공포, 모두를 위한 동화, 영화 <앵그리 맨>
모두의 공포, 모두를 위한 동화 제 4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글_요끌로딘 폭력적인 가부장의 상태를 ‘앵그리 맨’이라는 외부자를 끌여들여 설명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를 잠시 동안 과거의 기억으로 되돌려 놓았다. 주인공 보이의 상상 - 아빠가 앵그리맨이라는 인물을 내놓을 때면 끔찍한 악마로 변한다는 - 은 또한 어린 시절의 나의 상상이기도 했기에.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가해함, 그리고 그 앞에서의 무력함을 기억하면서 나는 몸서리쳤다. 약 2분에 걸쳐, 아빠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보이가 쫓기듯이 방으로 들어가서 공포에 떠는 장면이 이러한 두려움을 표현적으로 포착한다. 상영이 끝나고,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의 대화도 담배연기마냥 우리 자신의 트라우마를 한동안 맴돌았다.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필체에 그 상처의..
2010.11.04 -
[리뷰] “이것은,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보려는 우리의 시도이다.” - 영화 <Sin by Silence>
제 4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작 (Anita Klaus, 2009) “이것은,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보려는 우리의 시도이다.” 글_ 요끌로딘 Silence is a killer. 이 말이 가지는 무게감에 대해 몇 번이고 되뇌고 나서야 우리는 이 작품에 대해서 비로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Pass it on! (이야기하세요!)’이라는 메시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감옥과 사회를 대비시키는 대신 오히려 한 가정, 그리고 그 가정을 지원하고 규제하는 사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감옥과도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사회에 내재된 폭력적인 권력구조에 대해서 두려움 없이 접근한다. 이 작품은 결코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개개인의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으며, 제도적, 사회통념..
201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