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인형(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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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③ 애매함과 넘어서기, 그리고 비행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③ 애매함과 넘어서기, 그리고 비행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애매함과 넘어서기 우리가 5월에 할 일은 도시에 물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넘쳐나는 도시 한복판의 광장, 공원, 빈터를 물로 채우고자 하는 작품이다. 우리의 물은 이상한 생물들이 들끓는다. 물고기엔 사람의 다리가 달려있고, 해골 군인들이 뼈 강아지를 끌고 간다. 은 당신의 일상에 우리의 물을 쏟아 붇길 원한다. 혹시 당신은 우리를 맞닥뜨리면 이상해서 피할 것 같은가. 하지만 괴기한 것에 대한 사람의 매혹은 아주 원초적인 끌림 중 하나다. 오히려 우리의 물은 당신도 모르는 새 은근히 당신에게 스며들어 당신의 일상 안쪽에서 차오를 것이다...
2011.04.14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② 실패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별자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② 실패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별자리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사실 5월이면 출범할 우리의 은 우리가 결과물까지 가기 위해 거쳤던 수많은 과정과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일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그렸던 거친 스케치들은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결과물 속에 어떻게든 스며들어 있다고 여기며 연관성을 찾아내 위안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애써 한 점으로 연결시키는 대신에 산산이 흩어져 있는 실패의 순간들을 그 자체로 바라보길 원한다. 우리의 실패의 순간들은 마치 지금 하늘에 떠 있는 별빛들 중 사실은 이미 죽어버린 별들이 발산하는 별빛 같다. 나는 실존하지 않는 것들의 빛을 찾아내 별자리를 긋고..
2011.03.30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사람과 인형 프로젝트 - 예술가가 포기하지 않는 것
예술가가 포기하지 않는 것 - 화천-뛰다와 호주-스너프 퍼펫의 거대 인형 야외 퍼포먼스 「사람과 인형 프로젝트」④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워크숍 과정의 기록의 네 번째 순까지 왔으니, 당신도 이제 의 핵심 성격이 예술의 생산과 소비의 대립적 관계를 무너뜨리는 데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것이다. 이야기도 워크숍의 참여자들에게서 나오고, 인형 제작의 전과정도 참여자들 손으로 이뤄짐으로써 참여자들은 예술의 생비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사실 블로거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웹 3.0 시대에, 누구나 일상에서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실험 중인 지금에, 이 같은 구도는 전혀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예술가는? 이야기도 참여자들이 구성하고, 제작도 그러하다면, 예술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존재..
2010.12.16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사람과 인형 프로젝트 - 나와 너의 구분이 무너지는 순간에
나와 너의 구분이 무너지는 순간에 - 화천의 뛰다와 호주의 스너프 퍼펫이 여는 대형 야외 인형 퍼포먼스 「사람과 인형 프로젝트」②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연극은 예술가와 비예술가의 구분이 가장 쉽게 무너지는 장르이다. 예쁘게 보일 수 있는 기술을 소지한 사람이 예술가라면, 즉 형식화의 기술을 가진 이가 예술가라면, 연극은 협업의 특성 상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그 특수한 기술을 나누는 순간을 반드시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에서, 누구의 아이디어 혹은 누구의 기술이었는지 잊어버리는 가운데에서, 갑자기 나의 것 혹은 너의 것도 아니며, 동시에 나와 너의 것이기도 한, 작품이란 '녀석'이 솟아오르는 것이 연극이다. 뛰어난 앙상블은 때때로 나와 너의 구분이 완전히 무너지는 ..
201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