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3)
-
[리뷰] Project Big Boy - 열린 공간 속 열린 음률의 합, <잠비나이>
열린 공간 속 열린 음률의 합, '서사(敍事)가 아닌 서경(敍京)의 사운드' 글_나도원 사진_삐삐롱스타킹 의자들은 중앙의 무대를 사면에서 바라보았다. 선물상자를 평면 위에 펼쳐놓은 듯한 구조는 연주를 사려 깊게 감싸는 조명과 함께 고도의 집중을 유도했다. 관찰은 곧 경청이 되었고, 음악은 놓이는 장소와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조각상과 회화의 전시효과처럼 의자를 차지한 허파와 공간의 공기에 더욱 잘 흡수되었다. 저마다 악기와 음향이펙트를 펼쳐놓고 앉은 세 남녀는 각각 정면과 측면 그리고 후면을 관객에게 보여주었으며, 이는 묘하게도 자신들이 지닌 다면성을 다시 입체로 일으켜 세우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그 직전까지 어떤 이는 하나의 의심과 하나의 기대를 품고 앉아 있었다. 서울프린지네트워크와 두산아트..
2010.10.20 -
[리뷰] Project Big Boy - 양태석 아저씨를 보러 갔다가 '아티스트 양태석'에 홀려왔다
Project Big Boy 그 첫번째 Big Boy, 솔로드럼아티스트 양태석 "티켓박스에서는 리플렛과 제 공연 DVD를 팔고 있습니다." ‘...DVD를 팔고 있습니다.’? 드럼을 치는 사람이라면 그는 뮤지션이 아닌가? 뮤지션이라면 영상이 담긴 실황보다는 음악이 담긴 음반을 파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 글_지노 #1 양태석씨의 공연을 처음본 건 약 한 달 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오프닝퍼레이드 때였다. 퍼레이드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그의 공연, 감상은 딱히 특별하지 않았다. ‘신이 났고, 신기했다’ 정도로. 나는 인디스트였었기에 퍼레이드 속에서 한껏 흥이 난 상태였고, 가뜩이나 비까지 내리던 날이었기 때문에(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는 처량한 상황 따위에 처하면 몸에서 제멋대로 엔도르핀을 분비해..
2010.10.01 -
[리뷰] 낯선 이웃들의 목소리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
낯선 이웃들의 목소리 《소녀도시로부터 메아리》 1. 들어가며 소녀도시에는 “사랑한다” 는 말이 없다. “만약에” 라는 가정도 없다. 사랑과 가능성이 없는 공간에서 소녀는 절규한다.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가 돌아온다. 관객을 향해 돌진하는 5만개의 구슬. 시청각을 압도하는 장면에 외침은 단말마가 된다.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오빠인지, 마마인지, 愛してる(사랑해)인지, 안녕이라는 말인지. 재일교포 2세인 연출가 김수진이 극단 신주쿠 양산박과 함께 일본의 ‘앙그라’ 연극을 이끌었던 가라 주로 작 를 한국 무대에 선보였다. 작품에서도 그러하듯 60년대 일본 연극의 실험과 전위의 순간들이 연상된다. 그로테스크한 작품의 분위기, 다이나믹한 배우들의 운동감각, 연극적 낭만과 일본의 음습함이 공존하는 무대. 양산..
2010.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