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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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동시대 작가의 숨 쉬는 방법 <자라의 호흡법>
동시대 작가의 숨 쉬는 방법 《자라의 호흡법》 이시원작, 신동인 연출, 극단 필통 작품 글_정진삼 올해 한국 연극계에 극작으로 등단한 이시원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그녀는 ‘중고신인’입니다. 이라는 작품으로 2005년 옥랑희곡상을 수상했고, 이라는 작품이 2007년에 공연된바 있으며, 올해 이라는 작품으로 그 성취를 재차 인정받았습니다. ‘중고 신인’ 인 만큼 그녀의 내공은 만만치 않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신인다운 패기와 중고스런 노련함이 공존합니다. 그 모습은 등장부터 떠들썩했던 문학계의 소설가 박민규를 연상하게 합니다. 물론 연극판은 조용한 곳이라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만. 학부시절 소설을 썼다는 그녀의 ‘필력’ 은 희곡에서 빛을 발하는 듯 합니다. 일방적인 개성과 고유성을..
2010.10.14 -
[리뷰] 코끼리, 나무, 바퀴벌레, 인간, 인디스트 - 극단 '위드오즈' <숙희씨네 코끼리>
코끼리, 나무, 바퀴벌레, 인간, 인디스트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극단 '위드오즈' 글_ 정진삼 1. 코끼리 어느 날 스승님이 말했다. “상상이라는 말이 있다. 생각할 상(想) 자에 형상 상(像)자. 뒷 글자는 코끼리 상(象)자에 사람(人)이 더해진 것이다. 예전에는 코끼리를 보는 일이 흔치 않았다. 보지 못한 코끼리의 모양을 생각해서 그리는 것. 이것이 상상이다.” 2. 나무 음악극이란다. 라디오 디제이 씨코드와 지코드가 ‘바퀴벌레’ 와 연애하게 된 청취자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기타, 건반, 타악으로 단촐하게 짜여진 밴드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무대가 밝아지면 문에 들이찬 거대한 나무가 중심에 서 있다. 가져갈 짐은 싸고, 놓고갈 짐은 남겨진다. 숙희씨네 이사가는 날, 코끼리는 간데없고..
2010.09.24 -
[리뷰] '변신', 붉은 점박이가 박힌 희번득하고 길쭉한 몸통
변신, 붉은 점박이가 박힌 희번득하고 길쭉한 몸통 -극단 미추의 ‘변신’을 통해 살펴본 벌레를 봄과 벌레가 봄에 대해서 글 ㅣ 개쏭 그레고르는 알다시피, 어느 날 벌레가 된다. 거대한 벌레. 머리 가슴 배가 뚜렷한 맵시있는 베짱이같은 곤충이 아니라, 붉은 점박이가 박힌 희번득하고 길쭉한 몸통을 꿈틀거리는 벌레 말이다. 벌레를 보다 내 동생의 이야기이다. 내 동생은 어릴 적부터, 누구나 어릴 적엔 그렇겠지만, 곤충을 좋아했다. 곤충도감, 곤충만화, 곤충소설을 섭렵 하고 곤충잡지를 다달이 구독해서 보는 -실은 구독신청을 엄마한테 두달 정도 조르고, 아직 젊고 가계부 기록 에 이틀에 한번 꼴로 실패하지만 그럼에도 삼일에 한번 꼴로 작심을 하는 그런 젊은 엄마이기에, 차마 일년 구 독 신청을 해주진 않고 한번씩..
201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