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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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글_ 박연츌 “거기 누구야?” 엘시노어 성벽을 지키던 햄릿의 친구들이 그랬듯, 로베르토 쥬코가 갇혀 있는 감옥의 간수들은 그들 앞에 선 이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온 이상한 이름들이 나오는 이상한 연극, 앞에 앉은 우리들도 이게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짙은 어둠 속에서 가냘프게 배우 눈 앞만 비출 뿐인 손전등에 의지해서 이게 무엇인지 짐작할 뿐입니다. 간수들 앞을 로베르토가 유령처럼 ‘통과하듯’ 지나갑니다. 어둠이 걷히고, 눈 앞에는 하얀 모래밭이 펼쳐집니다. 아니, 소금밭입니다. 아니, 눈밭입니다. 그 눈밭을 푹푹 밟으며 로베르토는 엄마를 파묻습니다. 눈밭에, 아니, 소금밭에, 아니, 모래밭에 파묻습니다. 듣자하니 로베르토는 아..
2010.11.15 -
[리뷰] 이성이 병들었을 때 <비정규 식량 분배자>
이성이 병들었을 때... 연극 전쟁이 일어났다. 도시에 폭탄이 떨어지고 사람들은 건물 지하에 숨는다. 덕수궁 주변에 있는 건물에도 폭격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숨어있었지만 지금은 7명만 남아 있다. 연극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누가 일으켰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이 7명의 인물들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누구인지 궁금해 한다. 폭탄이 떨어지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운 상황에서도 인간은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동물이다. 통신 수단이 모두 불통인 상황에서 각자는 추측을 한다. 추리를 통해 결론을 내는 동물. 그래 아직은 이성을 잃지 않았다. 북한이라고 주장을 해도, 미국이라고 주장을 해도, 특정한 나라가 아니라 제 3세력이라고 주장을 해도 각자의 주장을 무시할지라도 싸움을 걸지는 않..
201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