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떠나고 사라지며 발화되는 것들 <46일째 인디여행>
떠나고 사라지며 발화되는 것들 -홍대앞 ‘한잔의 룰루랄라’를 기억하는 공연 - 오재아 죽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것의 근본일까. 사람도, 공연도, 공간도 죽음으로써 그것의 살아있음을 증명해낸다는 사실이 슬펐다. 사라진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며, 다만 그 시절에 함께 머무르던 사람들의 기억이 지나가버린 시간을 지탱한다. 그러나 사라짐은 사람, 공연, 공간의 유약함을 드러내지만, 사라진 것에 대한 ‘기억’은 그 연약함을 끌어안으며 그럼에도 기억될 수밖에 없었던 대상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홍대앞 공연장이자 카페이고, 음식점이자 만화방이었던 ‘한잔의 룰루랄라’. 많은 아티스트들의 아지트가 되어주고 늦은 밤 지친 사람들이 음악, 그리고 맥주 한 잔과 함께 쉬어가던 곳. 룰루랄라는 이제 사라졌지만, 그곳은 사람들..
2021.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