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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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④ 무대에서 날개를 펴고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④ 무대에서 날개를 펴고 글_ 김혜정 진정성으로 서로를 껴안다 프로필 촬영 작업이 끝날 무렵 공연 연습의 무게도 더해졌다. 오디션 후 공연 연습을 처음 시작할 때 연출 감독은 연습 막바지에는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연습 초반에는 이해되지 않던 그 말이 연습이 후반으로 갈수록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우리는 매주 4일을 연습을 했고, 그래도 연습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연습 날짜를 더 잡기도 했다. 연습 시간이 늘어나고 안무가 정해지면서 긴장감이 더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무용수들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습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서운한 감정을 갖는 사람도 생겼다. 급기야는 모두가 함께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안무가인 허 웅 선생..
2011.09.30 -
[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③ 내 몸에 말을 걸다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③ 내 몸에 말을 걸다 글_ 김혜정 나의 이미지, 나의 가식 ‘가식’을 주제로 춤을 추는 동안 나는 얼마나 내 본연의 모습에 가까워졌을까. 나는 얼마나 나를 인정하고 바라보게 되었을까. 공연을 앞두고 우리에게는 프로필 사진 촬영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이제는 정말 무용수가 되는 것일까. 프로필 사진 작업의 첫 번째는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은 나의 모습’을 적어서 사진가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누구나 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아마 그 이미지에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내가 포장하고 싶은 가식도 덮여 있을 것이다. 내가 적어 보낸 내용은 이런 내용이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
2011.09.30 -
[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글_ 김혜정 32살, 하고 싶은 걸 할 테야 무용을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데는 여자들 밖에 없잖아. 남자들 많은 모임을 하지. 인라인 스케이트나 산악 자전거 모임 같은…”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덧붙이셨다. “올해는 시집을 가야 할 텐데.” 어머니는 모른다. 남자가 많은 동호회라고 꼭 좋은 남자가 나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른이 넘어서 결혼을 못하는 것보다 서른이 넘어도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게 더 문제야.” 그렇다. 나는 하고 싶은 건 해 본다. 아니,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야 맞는 편이겠다. 스물 아홉이 끝날 무렵, 나는 열병 같은 사랑을 겨우 끊어내고 서른이 되었..
201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