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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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저들 각자의 삶을 살게 하는 자는 우리다"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저들 각자의 삶을 살게 하는 자는 우리다"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글_ 정영감 조세희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접속사가 없다. 문장과 문장 사이가 허허롭다. 조세희는 열락과 행복, 고통과 슬픔의 마음 풍경을 드러내는 추상명사를 탈탈 털어서 버리고 주어와 동사가 가까이 붙은 단문으로 인물들의 행동만을 엄정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이 ‘없는 접속사’에 담기는데, ‘없는 접속사’를 지금 이곳으로 불러내 읽지 못할 때 마음은 ‘없는 마음’이 되고 소설집은 ‘없는 집[宇]’이 된다. 극단 ‘다리’의 「없는 사람들」은 조세희가 쓰지 않은 마음-접속사를 무대 위에 펼쳐 놓는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세상 가장 낮고 거친 바닥을 제 몸으로 끌어당기며 움직이던 앉은뱅이와 꼽추는 ..
2011.07.22 -
[리뷰] 상상만발극장의 <비상사태>-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상상만발극장의 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글_ 정영감 극은 여자(부인)의 대사, ‘괜찮아?’로 열리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로 닫힌다. 인물들은 질문과 단정 사이에 가로놓여 있다. 두 대사는 ‘괜찮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라는 한 대사로 엉겨 붙어 남자(남편)와 소년(아들)을 옥죈다. ‘안전(安全)’에 대한 여자의 욕망이 질문을 조건으로, 단정을 단죄로 뒤집는다. 극은 별다른 사건이 없음에도, 혹은 그러한 이유로, 이야기의 뼈를 추리기 어렵지만, 드라마터그의 해설을 바닥에 두고 여자의 ‘불안(不安)’을 따라가 보자. 남자는 그 동안 대가로 치러야만 했던 무한경쟁과 자원(인력) 감시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허무감에 빠진다. 여자는 남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