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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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⑤ 질문은 미로가 아니라 빛이다!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⑤ 질문은 미로가 아니라 빛이다!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우연은 필연보다 운명적이다 고단한 도시노숙 생활 와중에, 불편하기만 한 공동생활 와중에, 머릿속에 늘 따라다닌 물음은 "나는 왜, 이 사람들은 왜, 부러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였다. 답은 언제나 "다 내 책임인걸. 내가 연극한다고 나서서 그런거지. 뭐."라며 자승자박의 고통으로 떠올랐다. 신기한 것은 그 고통이 유희로 미끄러지게 한다는 것이다. 처음 연극을, 세상을 대할 때의 순수하게 찬란하게 빛나던 나의 과거를 불러와 마치 과거 속에서 현재를 사는 듯한 '시간의 유희'를 발동시킨다. 유희는 날씨의 도움으로 끈질긴 긴장 관계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지속된다...
2011.05.18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③ 애매함과 넘어서기, 그리고 비행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③ 애매함과 넘어서기, 그리고 비행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애매함과 넘어서기 우리가 5월에 할 일은 도시에 물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넘쳐나는 도시 한복판의 광장, 공원, 빈터를 물로 채우고자 하는 작품이다. 우리의 물은 이상한 생물들이 들끓는다. 물고기엔 사람의 다리가 달려있고, 해골 군인들이 뼈 강아지를 끌고 간다. 은 당신의 일상에 우리의 물을 쏟아 붇길 원한다. 혹시 당신은 우리를 맞닥뜨리면 이상해서 피할 것 같은가. 하지만 괴기한 것에 대한 사람의 매혹은 아주 원초적인 끌림 중 하나다. 오히려 우리의 물은 당신도 모르는 새 은근히 당신에게 스며들어 당신의 일상 안쪽에서 차오를 것이다...
2011.04.14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① 출발에 부쳐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①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축제형 유목연극 '쏭노인 퐁당뎐'의 출발에 부쳐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유목/정착 당신은 '유목'이란 단어를 보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여행, 방랑, 유랑, 자유, 여정, 비행 혹은 비상까지 등등 ……. 확실히 '유목'이란 말이 끌어당기는 심상들은 매혹적이다. 그 결코 머물지 않음의 속성에서 추출되는 ‘여기’가 아닌 ‘저기’라니, 늘 꿈을 꾸는 인간의 본능을 달콤하게 자극한다. 하지만 '유목'의 달콤함 뒤에는 전혀 다른 맛이 동전의 뒷면처럼 함께한다. 꿈이 현실의 반대항에 자리하기에 제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유목'(유목(遊牧) : 일정한 거처를 정하지 아니하고 물과 풀밭을 찾아 옮겨 다니면..
2011.03.11 -
[리뷰]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가르는 노스탤지어와 노마드의 기점에서 - 「Le Deux」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가르는 노스탤지어와 노마드의 기점에서 「Le Deux, 르 두」 글_ 나나기타 인간의 삶은 탄생이란 서론으로부터 시작되어 죽음이라는 결말로 정의되는 하나의 소설과 같다, 그 사이사이에 도사리고 있는 희노애락은 삶을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카메라의 렌즈와도 같은 것이다. 인류가 지성을 겸비하고 삶의 순환을 법과 질서로 규정하며 평화와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은 너무나도 참담했으며 잔인했다, 혹은 아름다웠다. 역사는 진실과 규명 아래 인류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갈릴레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뉴턴과 아인슈타인등의 위인의 사상들이 결국은 인간이 달로 항해를 시작하면서, 우주의 긴 탐험의 첫 발걸음이 텔레비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시청되었을 때 적게는 우주의 광활함에 매혹되어 밤잠을 설쳤을..
2010.11.05 -
[리뷰] '연희집단 THE 광대'의 광대놀음극, <아비찾아 뱅뱅돌아> 은유의 힘
연희집단 THE광대 은유의 힘 글│ 조원석 뱅뱅 돌고 도는 세상. 붉은 점은 아비를 찾아 뱅- 하고 한번 돌고, 광대들의 버나도 뱅뱅 돌고, 이집트 수피춤의 치맛자락도 빙글빙글 돌고, 저글링의 공도 오르락내리락 돌고, 상모 끝에 매달린 끈도 휙휙 돈다. 돌아도 이렇게 심하게 도는 연극은 처음이다. 80먹은 점쟁이 노파가 애를 낳고 죽기 직전에 점을 친다. 직업의식이 투철하다. 그래서 자식의 이름도 붉은점이다. 붉은점은 아비가 셋이다. 아비가 셋이라는 것은 진짜 아비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80먹은 노파는 알고 있겠지만 점을 쳐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정말이지 직업의식이 투철하다. 점을 쳐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미래의 일이다. 그래서 노파는 앞날에 대해서 만..
2010.08.04 -
[리뷰]극단 '초인'의 <맥베스> "전쟁은 끝났다..그러나 그 무엇도 끝나지 않았다"
"전쟁은 끝났다...그러나 그 무엇도 끝나지 않았다" 극단 초인의 글| 요클라 “전쟁이 끝났다”라는 선언으로 한 연극이 시작된다. 이는 셰익스피어에게 그리 낯선 도입부가 아니다.(“이제야 우리를 짓누르던 불만의 겨울이 가고 태양도 우리 요크 가문의 편이 되어 영광스런 여름 찾아왔도다.” -) 셰익스피어의 극을 추동하는 에너지는 그 영원한 불안정에서 비롯한다. 극단 초인이 를 집어들었다. 항구적 불안정이라는 전제를 놓고 볼 때 연출 박정의의 해석에서 처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던컨 왕의 고뇌’일 것이다. - 맬컴과 맥더프의 경우는 이미 이들이 그리 ‘선하지 않다’는 것이 원작 4막 3장의 심리게임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그의 끝없는 불안감은 이미 맥베스가 자신을 노릴..
201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