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자루 무용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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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② 가식을 벗고 움직이는 나의 춤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② 가식을 벗고 움직이는 나의 춤 글_ 김혜정 나의 외로움이 춤을 춘다 인간은 외롭기 때문에 예술적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접한 예술 작품들에서 각각의 주체들은 모두 외로움을 끌어 안고 누군가와 소통을 원하고 있었다. 최근 본 무용에서 그들은 무대 위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몸으로 관객과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또 요즘 읽고 있는 시집에서 시인은 ‘내 자신의 작고 소소한 감정, 그것으로 사람과 만나는 시를 묵묵히 쓰고 싶다’고 했다. 유명한 사진전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풍광 속에서 나는 그것을 프레임에 담기 위해 작가가 보냈을 고독한 시간들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미 고인이 된 작곡가의 애절한 음악은 여전히 현재를 살며 ..
2011.08.24 -
[연재]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 ① 서툰 몸짓의 시작 글_ 김혜정 32살, 하고 싶은 걸 할 테야 무용을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데는 여자들 밖에 없잖아. 남자들 많은 모임을 하지. 인라인 스케이트나 산악 자전거 모임 같은…”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덧붙이셨다. “올해는 시집을 가야 할 텐데.” 어머니는 모른다. 남자가 많은 동호회라고 꼭 좋은 남자가 나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른이 넘어서 결혼을 못하는 것보다 서른이 넘어도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게 더 문제야.” 그렇다. 나는 하고 싶은 건 해 본다. 아니,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야 맞는 편이겠다. 스물 아홉이 끝날 무렵, 나는 열병 같은 사랑을 겨우 끊어내고 서른이 되었..
201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