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의 자판기에는 영웅이 산다 <무릎을긁었는데겨드랑이가따끔하여>
나의 자판기에는 영웅이 산다 리뷰 @스튜디오SK 글 유혜영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연극은 난세의 영웅들이 힘을 모아 ‘나’에게 자판기 밀크커피 한 모금을 전달하는 이야기다. 자판기 밀크커피는 지금을 사는 힘이자 또 다음을 살아갈 이유이기에, 동전 20원이 부족하다는 보잘 것 없지만, 치명적인 이유로 커피를 마실 수 없게 된 나는 그저 무한한 상념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가지고 있는 오만 원을 깰까도 생각했었는데, 밀크커피를 마시는 일종의 의례에도 적절한 맥락과 정서라는 것이 있어서 그냥 넣어두기로 했다. 그렇게 무작정 뻗어나간 오만 상념과 밀크커피에 대한 욕망이 장면이 되었다. 공연은 자판기와의 소극적인 사투로 시작한다. 동전을 넣을 때마다 바뀌는 디지털 숫자판을 무대 바닥에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배우들의 ..
202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