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벌어진 사이로 흐르는 진동을 향해갈 때: 다이애나밴드<향하는 귀, 흐르는 걸음, 벌어진 사고>
벌어진 사이로 흐르는 진동을 향해갈 때다이애나밴드글_자림 긴 여름이 지나간 홍제천의 시월은 스산하기보다는 시원했다. 보틀팩토리 문을 여니 사람들이 왼편 테이블에 모여 있었고, 시간대별로 나뉜 조를 표시하기 위해 색색의 리본을 잘라 가방이나 팔목 등 보이는 곳에 묶어두어야 했다. 그게 산악회 리본처럼 보여서 마치 내가 비공식적인 목적이 있는 탐험 모임에 들어온 것 같았고 MobMuPlat앱을 설치하며 그 비밀스러운 임무를 부여받는 것 같았다. 같은 색의 리본을 단 우리는 탐험대가 되어, 미지가 된 홍제천을 들으려고 나섰다. 홍제천을 산책하는 이들이 보기에 우리의 모습이 수상하긴 했을 거다. 주황색 모자를 쓴 이의 인솔로 삼삼오오 헤드폰이나 이어폰과 연결된 휴대전화를 휘저으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
202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