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올림픽(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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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리뷰] 외교마찰리뷰 -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외교마찰리뷰 상상만발극장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글/그림_ 류호경 처음 연극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맘이 따스해지는 몰캉몰캉한 연극인가 싶었다. 하지만 설명을 보니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를 위한 연극이었다. 그리고 몇 달 전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가던 민간 구호선박을 공격해 아홉 명의 사망자와 삼십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는 뉴스가 생각났다. 전혀 몰캉몰캉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남서부 해안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해군이 출항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연극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그들을 대하는 이스라엘에 관한 ..
2010.11.16 -
[리뷰]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현재는 완성이 아닌 진행이므로 극단 이안 「로베르토 쥬코」 글_ 박연츌 “거기 누구야?” 엘시노어 성벽을 지키던 햄릿의 친구들이 그랬듯, 로베르토 쥬코가 갇혀 있는 감옥의 간수들은 그들 앞에 선 이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온 이상한 이름들이 나오는 이상한 연극, 앞에 앉은 우리들도 이게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짙은 어둠 속에서 가냘프게 배우 눈 앞만 비출 뿐인 손전등에 의지해서 이게 무엇인지 짐작할 뿐입니다. 간수들 앞을 로베르토가 유령처럼 ‘통과하듯’ 지나갑니다. 어둠이 걷히고, 눈 앞에는 하얀 모래밭이 펼쳐집니다. 아니, 소금밭입니다. 아니, 눈밭입니다. 그 눈밭을 푹푹 밟으며 로베르토는 엄마를 파묻습니다. 눈밭에, 아니, 소금밭에, 아니, 모래밭에 파묻습니다. 듣자하니 로베르토는 아..
2010.11.15 -
[리뷰] 말한마디 없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반호프>
말한마디 없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글_해태 조형석 올 가을은 유난히 푸근하다. 하늘도 유난히 높고, 그 힘겨웠던 태풍과 폭우도 이겨내서 그런지 몰라도 바람에 담겨져 있는 공기의 냄새는 무르익을대로 익었다. 어느 해와 다르게 가을답다고 할까. 산과 들은 짙었던 푸른 옷을 벗고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그 속을 꽉 채운 곡식은 완연히 고개를 숙였고 그로써 봄부터 참아왔던 열매를 조심스레 펼쳐보인다. 공연예술도 이와 같아라. 대학로에서는 지금 연극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대학로에 처음으로 결실을 맺은 연극들이 있으니 바로 올해로 5회를 맞는 연극올림픽이다. 연극올림픽. 조금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우연히 접하고선 어!? 이런 게 있었어!? 라고 말했으니..
2010.10.15 -
[리뷰] 상상만발극장의 <비상사태>-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상상만발극장의 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글_ 정영감 극은 여자(부인)의 대사, ‘괜찮아?’로 열리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로 닫힌다. 인물들은 질문과 단정 사이에 가로놓여 있다. 두 대사는 ‘괜찮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라는 한 대사로 엉겨 붙어 남자(남편)와 소년(아들)을 옥죈다. ‘안전(安全)’에 대한 여자의 욕망이 질문을 조건으로, 단정을 단죄로 뒤집는다. 극은 별다른 사건이 없음에도, 혹은 그러한 이유로, 이야기의 뼈를 추리기 어렵지만, 드라마터그의 해설을 바닥에 두고 여자의 ‘불안(不安)’을 따라가 보자. 남자는 그 동안 대가로 치러야만 했던 무한경쟁과 자원(인력) 감시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허무감에 빠진다. 여자는 남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