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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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벌어진 사이로 흐르는 진동을 향해갈 때: 다이애나밴드<향하는 귀, 흐르는 걸음, 벌어진 사고>
벌어진 사이로 흐르는 진동을 향해갈 때다이애나밴드글_자림 긴 여름이 지나간 홍제천의 시월은 스산하기보다는 시원했다. 보틀팩토리 문을 여니 사람들이 왼편 테이블에 모여 있었고, 시간대별로 나뉜 조를 표시하기 위해 색색의 리본을 잘라 가방이나 팔목 등 보이는 곳에 묶어두어야 했다. 그게 산악회 리본처럼 보여서 마치 내가 비공식적인 목적이 있는 탐험 모임에 들어온 것 같았고 MobMuPlat앱을 설치하며 그 비밀스러운 임무를 부여받는 것 같았다. 같은 색의 리본을 단 우리는 탐험대가 되어, 미지가 된 홍제천을 들으려고 나섰다. 홍제천을 산책하는 이들이 보기에 우리의 모습이 수상하긴 했을 거다. 주황색 모자를 쓴 이의 인솔로 삼삼오오 헤드폰이나 이어폰과 연결된 휴대전화를 휘저으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
2024.12.13 -
[리뷰]못 보낸 편지_민들레에게: 민수민정 <방안의 맘모스>
못 보낸 편지_민들레에게 민수민정 글_자림 당신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을 열면, 꼭 당신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어요. 차마 손을 뻗기도 전에, 나는 그것을 예감했습니다. 이상하죠.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로 당신을 둘러싼 소문들을 짐작할 수 있었을 뿐, 난 당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 지 전혀 알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요. 기묘하게도, 내가 밟고 서 있는 이곳이 당신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는 '맘모스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던 청주 중앙시장 상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시다. 1970년대 구 청주역 인근의 집창..
202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