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음악생산자모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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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저들 각자의 삶을 살게 하는 자는 우리다"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저들 각자의 삶을 살게 하는 자는 우리다" - 극단 다리「없는 사람들」 글_ 정영감 조세희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접속사가 없다. 문장과 문장 사이가 허허롭다. 조세희는 열락과 행복, 고통과 슬픔의 마음 풍경을 드러내는 추상명사를 탈탈 털어서 버리고 주어와 동사가 가까이 붙은 단문으로 인물들의 행동만을 엄정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이 ‘없는 접속사’에 담기는데, ‘없는 접속사’를 지금 이곳으로 불러내 읽지 못할 때 마음은 ‘없는 마음’이 되고 소설집은 ‘없는 집[宇]’이 된다. 극단 ‘다리’의 「없는 사람들」은 조세희가 쓰지 않은 마음-접속사를 무대 위에 펼쳐 놓는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세상 가장 낮고 거친 바닥을 제 몸으로 끌어당기며 움직이던 앉은뱅이와 꼽추는 ..
2011.07.22 -
[음반리뷰] 파렴치악단 『와인의 밤』EP
‘와인의 밤’을 지나 숙취에 허덕이면서도 냉수를 퍼마시는 아침이 오기를 음반리뷰 - 파렴치악단 『와인의 밤』EP 글_ Floyd K “파렴치악단은 홍대주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이다.” 이 식상하고 뻔뻔한 소개를 이겨내기 위해 그들은 어떠한 차이를 생산하고 있는가. 자립음악가 생산자모임 산하 레이블 인(디)혁(명)당 로동 3호 『와인의 밤』EP 빠르게 가 보자. 보컬 – 강현우, 기타 – 홍지현, 베이스 – 공진, 드럼 – 안악희로 이루어진 파렴치악단의 이번 앨범은 총 6개의 트럭으로 구성되어있다. 1. 축생도, 2. 그라운드 제로, 3. 자정의 독백, 4. 내 꿈은 밤에 피니까, 5. 와인의 밤, 6. 쓸모없는 세대. 밴드가 밝히듯이 “멜로디는 따라부를 수 있어야”하며 자신들은 “개러지 펑크 팝”인데 “..
2011.04.27 -
[음반리뷰] 모더니즘을 생각한다 : 자립음악생산자모임컴필레이션VOL1
모더니즘을 생각한다 : 자립음악생산자모임컴필레이션VOL1 글_ Floyd K 문예사조로서의 모더니즘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자.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전통적 생의 양식이 제국주의-전쟁으로 황폐화 된 후 인간의 상실감을 그린 문예사조로 보통 이해된다. 물론 그 연원은 더 거슬러 올라가 초창기 자본주의 발전사에 있어서 기존의 농업기반 사회에서 산업기반 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인간의 변화를 묘사한 사조라 생각해도 된다. 모더니즘의 지반 아래에서 흐르는 것은 상실, 도시, 내던져짐이다. 전통적이라 믿고 있던 것들로부터 분리되어진 인간은 결여에 대한 향수(nostalgia)에 시달린다. 하지만 모더니즘은 이러한 자연으로의 회귀를 거부하고 그저 파편화 된, 잘리워진 인간의 삶을 보여주려 한다. 그런데 야간에 수렵을 ..
201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