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유실된 그 모든 가능 세계: 안티무민클럽AMC<한 방울의 내가>
유실된 그 모든 가능 세계 안티무민클럽AMC 〈한 방울의 내가〉글_박주현 영화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다음 대사로 시작한다. “당신 삶을 이야기로 만들긴 쉽죠. 하지만 그보다 어려운 건 실제 기억을 견디는 거예요. 현실은 냄새 나고 더럽죠. 그리고 단순한 결말로 끝나지도 않아요. 지금 내게 영향을 미치는 건 실제 기억이죠.” 1) 〈한 방울의 내가〉는 물방울의 위태로운 표면 장력과도 같이 기억을 견디는 이야기다. 그것은 관계에 빚진 기억이고, 더는 만나거나 만지지 못하는 몸에 관한 기억이다. 비밀과 약속으로 들어찬 하나의 몸이 유실된 가운데, 그의 몸과 나의 몸이 빚어낸 눈부신 기억은 어떻게 견뎌야 하는가? 극장은 본래의 쓰임을 다한 (구)대사관저 건물이었다. 두 개의 거실, 한 ..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