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9. 16:27ㆍLetter
지난 레터에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이런 글 말고 예전처럼 리뷰를 많이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매체가 관리가 안 되는 거냐고 적어주셔서 이렇게 남깁니다. 2023년 리뷰 부족했던 것 알고 있고 매체 관리 더 잘할게요! 우리 웹진 정상 운영합니다!!
세어보니 2023년 하반기에는 리뷰가 6편 정도 발행됐는데, 상반기에는 1편밖에 올리지 못했더군요. 연초에 작품 발표가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 <시대에게 쫓겨나기> 기획에 조금 더 신경을 썼던 탓도 같습니다. 매체가 관리가 안 되는 게 아니라 느슨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과정일 뿐이니 걱정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올해는 저도 글을 다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지난 12월엔 인디언밥 편집위원 셋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너무 많은 이별에 노출되어 있던 탓에 그 자리가 무서웠습니다. 편집위원 M님이 ‘미룰 수 없는 재정비의 시간이 온 것 같다’고 미리 얘기했던 탓에 혹시 인디언밥 문 닫아야 하나같은 우려가 들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적을 두고 있던 거의 모든 곳에서 물러나고 있던 때였습니다. 다행히 인디언밥 폐간은 전혀 아니었고, 불행히도 정말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해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캐나다엔 ‘Native Earth Performing Arts’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https://www.nativeearth.ca/)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 원주민 공연단체이자 ‘Aki Studio’라는 공간을 운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Paprika Festival> 같은 축제도 여는 것 같아요. 편집위원 M이 그 단체와 인연이 닿아 글 한 편을 받기로 하였는데, 끝내 이는 좌절되었습니다. 그건 인디언밥의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의 영문명이 2007년 처음엔 ‘indienbob’이 아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처음엔 ‘indianbob’ 이었다고 해요. 농심에서 나온 과자 ‘인디안밥’의 패러디였고, 15년도 더 전인 그 당시는 가능했을 농담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인디언’을 직접 호명하는 이름 대신 indie(independent) + n(&) + bob(밥)으로 바꾼 것 같아요. 2013년 7월 레터를 보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인디언밥의 영어표기는 indianbob이 아니라 indienbob입니다. indie와 bob을 더한 말, 바로 indie & bob의 줄임말입니다. 독립예술을 통해 모두가 밥을 나누어 먹도록 하자는 취지하에 2007년 7월에 만들어 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두는 독립예술과 관련이 있는 예술가, 기획자, 평론가, 넓게는 독자까지를 포함합니다. 주류 매체가 포착해내지 못하는 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밥을 나누어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Native Earth Performing Arts 의 사려깊은 필자님(이 될 수도 있던 동료 예술가분)은 한국에서 그 과자가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 이 웹진이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를 꼼꼼히 찾아보고 결국 글을 싣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셨어요. 이제 남은 건 우리의 몫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는 재정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저는 이 웹진이 갖고 있는 역사성을 가져가고 싶었습니다. ‘인디앤밥’ 정도로 바꾸고 영문 로고를 적극적으로 쓰면 어떨까? 같은 의견을 나누다가 편집위원 셋의 생각이 모아졌습니다. 우리끼리 고민할 게 아니라 함께해온 필자, 독자분들과 나눠야겠다.
그래서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 웹진 정상 운영하는데요, 계속 그러고 싶은데요, 아무 일도 없는 척하기는 어렵습니다. 지혜를 모아주세요. 인디언밥의 새 이름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요? 댓글도 좋고, 재작년 새로 만든 메일 indienbob@kakao.com 은 제가 거의 매주 확인하고 있어요. 2024년은 우리 웹진이 정상운영하면서 탈바꿈하는 그런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님들, 필자분들의 의견이 절실합니다. 함께 해주세요. 제발..!!!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위원
김민수
'Let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디언밥 8월 레터]이야기는 스스로 넓어져서 (0) | 2024.08.29 |
---|---|
[인디언밥 5월 레터] 생애라는 시간 너머 (0) | 2024.05.13 |
[인디언밥 12월 레터]연말 원망 인사 (1) | 2023.12.29 |
[인디언밥 11월 레터] 익숙한 투쟁 (0) | 2023.11.07 |
[인디언밥 8월 레터] 세상이 날 쫓아내길 기다리며 (2) | 2023.08.27 |
[인디언밥 6-7월레터] 0으로 가는 지점, 그 경계에 서서 (0) | 2023.07.24 |
[인디언밥 4월 레터] 삶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0) | 2023.04.09 |
[인디언밥 3월 레터]오겡끼데스카 와타시도 네 꿈을 꿔 (0) | 2023.03.04 |
[인디언밥 12월 레터]우린 아직 알 수 없지만 (1) | 2022.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