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 - 머릿속에서 맴도는 치즈스테레오의 베스트

2009. 4. 10. 08:2607-08' 인디언밥

머릿속에서 맴도는 치즈스테레오의 베스트

  • 포니
  • 조회수 921 / 2008.05.14

치즈스테레오는 모던락을 연주하는 팀이다. 아니 모던락이 아니라 모던한 음악을 연주한다는게 더 맞을 것이다. 그들의 음악은 한마디로 쿨하고 상큼하고 멜로딕하다.

마치 산울림이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카피하는 느낌? 어쩌면 전형적인 모던락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요즘 홍대씬에서 정말로 모던하고 좋은 멜로디와 활달한 리듬을 잘 융합시킬 수 있는 밴드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들의 위치는 독특하다.

요즘에는 들을만한 모던락이 없어.

어디 괜찮은 멜로디와 리듬을 가지고 소년-소녀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주는 밴드가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답은 치즈스테레오다.

 

 

바다비에서의 공연은 언제나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밴드들도 그걸 느끼고 관객들도 그걸 느낀다. 공연의 대부분은 이렇게 자유롭고 여유롭게 흘러간다. 통상 다른 클럽에서 느껴지는 평가하고 평가받는 느낌이 바다비에는 없다. 어쩌면 열악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바다비에서 대부분의 밴드가 최상의 컨디션 속에 공연하는 건 그런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관객과의 소통은 조금 더 쉬워지곤 한다.

치즈스테레오에게는 이날의 공연이 평상시보다도 더 열정적이고 최상의 그것에 근접한 것이었다.

 

 

이러한 공연의 포문을 연 곡은……사실 셋 리스트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따라서 셋 리스트 순서대로 쓰기보다는 내 기억에 남는 곡들을 순서대로 주절거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일단, 한밤의 에스프레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치즈스테레오의 곡이다. 직설적인 기타리프가 곡을 주도하고 버즈 부분이 끝나면 강력한 퍼즈톤이 등장하고, 또 곧 있다 퍼즈톤을 잠재울만한 기타 피드백 사운드가 등장하며, 끊임없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밴드는 대부분 이곡을 엔딩곡으로 연주하는데 이 곡에는 터트릴 수 있는 어떤 폭발적인 면이 존재한다.

이 날 역시 치즈스테레오는 이곡을 앵콜로 연주했고,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블라스타~

 

다음 곡은 last century boy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t.rex의 분위기가 나는 곡으로 이기 팝과 t.rex를 합치면 이런 사운드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노래다. 한밤의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 질주감은 최고다.

 

그리고 로켓소녀. 이 노래는 진짜 산뜻한 모던락이다. 이쁜 여자아이랑 솜사탕 빨면서 한여름의 한적한 해변가를 걷는 기분이라고 할까. 또한 이 노래는 밴드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우주세계에 대한 기이한! 메타포를 보여준다. 아마도 올여름의 인디씬을 가볍게 잠재워줄 노래가 아닐까.

 

난 어떡하라고~

산울림 노래 중에 “나 어떡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곡은 그 노래에 대한 치즈스테레오식 해석이다. 재밌는 기타리프와 가사를 특징으로 하는 곡이다.

넌 괜찮니/넌 괜찮니/넌 괜찮니/넌 괜찮니/

날/떠나고도/괜찮니/난 어쩌라고/난 어쩌라고/난 어쩌라고/난 어쩌라고/난 어쩌라고/날 떠나간거니

재밌지 않나?

 

 

 

치즈스테레오의 곡들을 듣다보면 블러나 산울림, 그래헴 콕슨, 아크틱 멍키즈 같은 밴드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밴드들이 물리적으로 아무렇게나 혼합된게 아니라, 꽤 화합적인 상태로 결합돼 있는 느낌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얘기했듯 치즈스테레오는 상큼하고 모던하고 쿨한 음악을 하는 밴드이다.

된장삘이 난다든지, 너무나 위악적인 느낌의 음악들이 싫다든지, 방구석 실험사운드, 어설픈 홍대 애티튜드에 지친 모던락 팬들이라면 꼭 한번 경청할만한 밴드이다. 그들은 순도 100%의 모던보이들이니!

이미 밴드는 자신들의 자비로 제작한 데모 시디를 팔고 있다. 그들의 공연장을 찾아가면 살 수 있고, 그들의 홈페이지에서도 들어볼 수 있다.→http://club.cyworld.com/cheezstereo

자 그렇담 올 봄은 치즈스테레오와 함께 블라스톼!

보충설명

* 공연일시 : 2008년 4월 18일
* 공연장소 : 금요일 살롱 바다비

필자소개

밴드 포니의 보컬 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