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4. 15:05ㆍReview
반드시 크게 들을 락(ROCK)
“반드시 크게 들을 것 2”
글_모순아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하나의 팁,
‘나는 가수다’ 대왕전을 사로잡은 가장 핫(HOT)한 장르,
그리고 동시대 음악청중들이 여전히 열광하는 음악,
과연 락(Rock)이란, 락의 정신이란 무엇일까!
홍대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혹은 락 매니아들 사이에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락-왕이었다. (몰론,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갤럭시S’ 로 소개되는 굴욕을 겪기도 하지만...) 어느날 그들은 락의 불모지인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투어를 하기로 결정한다. 바로 미국이 락의 고장이기 때문. 락 음악은 리듬 앤드 블루스(rhythm and blues)와 컨트리 앤드 웨스턴(country and western)으로 알려진 미국의 음악 양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 발생한 음악 장르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3주간 무려 19회라는 빡빡한 스케쥴 아래 그들만의 공연을 올리게 된다.
자, 나는 이미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전부 말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권유하냐고 묻는다면, 영화에 담겨있는 락의 정신, 락 스피릿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투어 다큐멘터리는 락커들의 고난과 투어의 '어려움' 을 말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크게 들을 것 2, "Wild days"> 에서는 락의 본질, 바로 ‘즐거움’을 보여준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미 작년에 미국 투어를 해 본 바 있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두번째 미국 투어에선 여유로움이 넘친다. 특히 장면 속에서 내내 누워있는 모습으로 마주하는 기타리스트 박종현은 ‘즐기는 것의 극(極) 이란 이런 것!’ 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여유로운 마인드가 통했나 보다. 갤럭시의 공연은 락의 본토, 미국마저 홀려버렸고 - 모두 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 공연의 관객들 또한 갤럭시 익스프레스에게 빠져버렸다.
미국 투어의 첫 공연은 겨우 3명, 허나 막 공연에서는 200-300명의 사람들이 왔다. 열여덟번의 공연을 거치면서 알게 된 관객들이 마지막에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런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락을 몰랐던 사람들조차 그 매력에 빠져 수많은 인파의 물결을 이룬다. 그 물결에 출렁거린 사람들은 힘껏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이것이 마지막 공연의 감동이다. 락 스피릿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 영화는 이제 그 답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준다. 마지막 공연에서 관객들이 치는 박수만 보아도 벌써 한 가지는 분명하다. 락 스피릿은 바로 ‘단합’ 이다.
영화에서 극적인 장면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디록 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의 열광적인 무대와 다음 날 멤버 박종현의 입이 뉴욕타임스에 실리게 된 것(그래서 멤버들은 잠을 조금 뒤척였다나?) 그리고 허리케인이 온다고 짐을 싸는 장면이다. 염려했던 허리케인은 오지 않고 다음날 맑은 하늘을 뒤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다시 다음 투어장소로 떠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미국의 시골마을 러프킨에서의 공연이었다. K-ROCK 애호가라면 자부심을 느낄만한 장면이 등장한다. 미국 최고의 가수만 하는 으리으리한 공연장이 아니라,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러프킨 마을의 공연장에서 음악을 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러프킨은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도착하기 전부터 커피숍에서 그들의 음악 감상회를 했을 정도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마을이다.
화면속에서 동네 길가에 붙어있는 갤럭시 공연 포스터와 이들을 초청한 주인장의 반가운 모습이 나온다. 락앤롤의 고장답게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어딘지도 모르는 나라에서 온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락(ROCK)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러프킨은 락(ROCK)은 모두의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락 스피릿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또 다른 답이 나와 있다. 바로 ‘자유’ 다.
‘음악을 듣는다’ 고 하는 사람들은 이제 CD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무제한으로 스트리밍해서 들을 수 있는 사이트에 가입한다. 이게 요즘의 음악 듣는 방식이리라.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음원 무제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거부하며 ‘스톱 덤핑 뮤직’에 동참한다. 록의 본 고장을 다녀온 그들의 3집이 궁금하면 이제 음반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영화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고, 그 넘치는 에너지에 반해 두 말 않고 음반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영국이다’ 라는 마지막 화면. 그렇다면 3탄은 영국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백승화 감독의 생각은 당장이 아닌 몇 년 후의 그들의 모습을 찍고 싶다고 했다. 소리를 지르며 열정적인 공연을 하던 젊은 그들의 몇 년 후의 모습과 이를 담아낼 감독 백승화의 영화가 기대된다. 그렇게 기대어린 멘트를 끝으로 영화는 우리에게 마지막 답을 전해준다. 락 스피릿은 바로 ‘도전’ 이다. ■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반드시 크게 들을 것2>
필자_모순아
소개_ 모순적인 세상을 바꿔보고 싶은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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