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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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꾹 눌러 담은 트렁크의 흔적을 들추며 <케샤, 레로, 케샤>
꾹 눌러 담은 트렁크의 흔적을 들추며 리뷰 글_김은한 좋아하는 일본 아티스트의 곡 중에 ‘어차피 내일이 계속된다면 / 추억은 필요 없어 / 이 발을 무겁게 하는 슬픔은 / 시궁창에 흘려보냈다’라는 대목을 흥얼거리곤 했다. 이번에 관람한 공연은 이 대목을 떠오르게 했다. 조바심을 내느라 어디로도 내디딜 수 없는 막막한 현실.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가 보는 마음을 일깨워준 를 돌이켜본다. 코로나가 주춤하며 공연예술계에도 다시 활기가 돌아오는 듯하다. 여러 축제와 행사가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되었고, 많은 참여자가 그간의 시간을 떨쳐 보내듯 즐기고 있다. 꽉 찬 극장은 이제 한 칸 띄어 앉기보다는 비좁아졌지만, 생기가 돈다. 물론 힘든 시절이 완전히 지났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공연예술을 둘러싼 삶은 늘 만만치 않..
2022.06.10 -
휴양하는 마음을 배우는 시간 <잠시 섬 연극제> 제작기
휴양하는 마음을 배우는 시간 제작기 김은한 어느덧 12월이 되었어요. 한해 사업을 마치고 마무리와 내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사이에 작은 발표가 하나, 재능기부 행사가 하나, 써야 하는 글이 조금 남아있어요. 이 글을 읽는 독자님 중에도 일과 쉼의 시기가 딱 떨어지는 분은 많지 않겠죠. 그때그때 잘 쉬면 좋겠지만 머릿속은 언제나 혼란. 강화도에서 쉼을 연습해보았던 10월의 어떤 풍경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러고 보니 염문경님께서도 웹진 연극인에 잠시섬 연극제 후기를 전해주셨으니 읽어보세요. 9월 24일. 허영균님께서 강화도에서 마음껏 작품을 할 것인데 함께 하자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10/18 월요일 ‘잠시 섬 연극제’! 강화도에 일주일간 체류하면서 근사한 공간에서 연극을 하나 올리게 되었어요. 10월..
2021.12.22 -
[리뷰] 떠나지 않고 미쳐버린 <겉돌며 맴도는 회전으로서>
떠나지 않고 미쳐버린 리뷰 @삼일로창고극장 글_채 민 잠자리에 누웠는데 낮에 본 김은한의 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잊고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이불을 덮고 있어도 소름이 돋았다. 결국 일어나서 노트북을 켤 수밖에 없었다.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서늘한 이미지를 다른 의미로 치환해야 했다. 그래야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가 잠든 가운데 혼자 책상에 앉았다. 스탠드 대신 방 전체를 밝히는 불을 켰지만 오싹한 느낌은 가시지 않았다. ‘아. 이게 밝기와는 관계가 없구나.’ 나는 포기하는 심정으로 낮에 들었던 괴담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빈 무대 위에서, 밝은 조명 하나를 마주하고 선 김은한은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오만함에 대해 말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오만함은 ‘창작자가 연극으로 사람을 변화..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