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소극장(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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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단편소설극장전 : 코끼리 - "남자는 홀로 있었다"라고 말했다
“남자는 홀로 있었다” 라고 말했다 - 단편소설극장전 마지막 작품 : 극단 청년단 「코끼리」 글_ 정영경 남자는 홀로 무대에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홀로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여러 사람이 들어있다. 동생 경모, 어머니, 딸, 아들, 전처 그리고 만동. 그렇지만 그들은 남자의 이야기 속에만 존재할 뿐 등장인물은 여전히 그 혼자뿐이다. 무대는 소파와 그 옆에 편지가 들어있는 몇 개의 서랍이 있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는 전화기가 있다. 그의 존재가 전화와 편지로만 소통하고 있는 상태라는 게 드러난다. 암전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조명이 들어오면 남자는 소파에 앉은 상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한 시간 조금 넘게 이어진다. 모든 이야기는 과거형이다. 그가 자신에게..
2011.07.15 -
[리뷰] 단편소설극장전 : 개는 맹수다 - 나와 배우들의 이야기
나와 배우들의 이야기 - 단편소설극장전 두번째 작품 : 양손프로젝트 「개는 맹수다」 글_ 정진삼 나리. 그때 거기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말하려고 해. 무대는 그동안 봐왔던 가득 찬 공간과는 뭔가가 달랐지. 딱히 꾸밈이 없었으니까. 소극장의 벽돌 뒷벽이 그대로 보였어. 오른쪽 기둥에 기대어진 나무 의자가 있었는데 어떤 배우가 나와서는 뭔가 분풀이를 하듯 나뭇가지 회초리로 의자를 휘갈겨 댔어. 초반부터 감정을 분출하고자 하는 모습이 뭔가 색다른 듯 했어. 나리. 지금 하는 이야기는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야. 누가 누군지 혼동할 수도 있을거야. 그들은 극중에서 딱히 이름이 없거든. 이 연극은 원작 소설을 무대로 옮겨온 작품이야. 일본의 유명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세 개를 엮었다고 해...
2011.07.15 -
[리뷰] 단편소설극장전 : 서울, 1964년 겨울 vs. 서울, 2011년 여름
서울, 1964년 겨울 vs. 서울, 2011년 여름 - 단편소설극장전 첫번째 작품 :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서울, 1964년 겨울」 글_ 김수진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으로 시작되는 김승옥의 소설 . 그러나 내가 을 만난 2011년 6월 9일 산울림 소극장에는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낸 사람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러니 2011년 여름,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 은 더 이상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1964년의 스물 다섯 살과 2011년의 스물 다섯 살. 소설 속 인물과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 내가 극장에서 만난 배우들은 아직 학생 티를 완전히 벗기 전의 활력 있고 발랄한 청춘이었다. 이번 작품이 데뷔무대인 젊은 연출과 배우들은 즐겁게 작업..
2011.07.15 -
[리뷰] 상상만발극장의 <비상사태>-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상상만발극장의 당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선택지, 당신은 무엇에 내기를 걸 것인가? 글_ 정영감 극은 여자(부인)의 대사, ‘괜찮아?’로 열리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로 닫힌다. 인물들은 질문과 단정 사이에 가로놓여 있다. 두 대사는 ‘괜찮지 않으면, 우린 끝난 거야’라는 한 대사로 엉겨 붙어 남자(남편)와 소년(아들)을 옥죈다. ‘안전(安全)’에 대한 여자의 욕망이 질문을 조건으로, 단정을 단죄로 뒤집는다. 극은 별다른 사건이 없음에도, 혹은 그러한 이유로, 이야기의 뼈를 추리기 어렵지만, 드라마터그의 해설을 바닥에 두고 여자의 ‘불안(不安)’을 따라가 보자. 남자는 그 동안 대가로 치러야만 했던 무한경쟁과 자원(인력) 감시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허무감에 빠진다. 여자는 남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2010.09.13 -
[리뷰] <플러스 원> 새로운 변수를 찾아서
플러스 원 - 새로운 변수를 찾아서 글_조원석 기술과 예술이 만나면 기예가 되는 걸까? 아닐 것이다. 기예는 예술로 승화된 기술을 말한다. 그렇다면 기술은 무엇을 만나야 예술로 승화되는 걸까?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콘텐츠 개발 시범사업팀의 ‘플러스 원’은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시도한 공연이다. 과거의 기예가 오랜 세월을 걸쳐 몸에 배인 숙련된 기술의 경지였다면, 지금의 기예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창조적인 활용이다. 과거의 기예가 예술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세월을 걸친 사물에 대한 이해 때문이다. 흙을 다루면서 흙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의 빛을 다루면서 그 빛을 이해하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고려청자이고, 인상파의 그림이다. 반면, 오늘..
201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