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김지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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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대독립클럽'의 <미드나잇 퍼레이드> - 진짜 재밌는 걸 알려줄까?
'세대독립클럽'의 - 진짜 재밌는 걸 알려줄까? 글_허김지숙 자정을 넘긴 시간 밖에서 밤을 지새워 본 사람, 생전 처음 본 사람과 밤을 공유해 본 사람, 느닷없이 원하는 곳으로 가 아침을 기다려본 사람 그리고 그 순간을 다시없을 밤으로 보내본 사람, 여기 지난밤을 그렇게 보낸 70여명의 젊은이들이 있다. 8월 22일의 눅진한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 날의 지령은 간단했다. 「토요일 자정 홍대 스타벅스 옥상에서 모입니다. 비치된 오브제(야광봉, 돗자리, 불꽃놀이, 카메라, 얌체공… 등)를 들고 서울 내 각 지역으로 흩어져 밤을 즐겁게 보냅니다. 」 이 신선한 제안은 플럭서스의 지시문 같았고, 현장의 군중들은 자유로운 플래시몹의 한 장면 같았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야외거리예술제 참가작 의 ‘미드나..
2010.09.07 -
[리뷰] 네마프 뉴미디어 탈장르전 : 무용영화, 영화시, 그래픽영화, 리듬영화
글_허김지숙 월경(越境) - 새로운 상상력, 그 시작을 탐색하다. 뭐야, 내가 뭔가를 놓친 걸까. 저 남자 왜 자꾸 웃는 거지. 남자의 웃음에는 맥락이 없었다. 자연을 뛰노는 댄서의 정갈한 퍼포먼스 장면에서, 생활의 비참함을 표현하기 위해 댄서가 세트에 매달린 장면에서 또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한 애절한 장면에서도 터져 나왔다. 무용영화와 영화시 섹션을 보러간 원트리의 맨 뒷자리에서 난 자꾸 피식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남자를 만났다. 그는 무용영화 섹션의 일곱 편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유쾌한 기분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팔짱을 끼고 바짝 무릎을 붙인 채 스크린을 응시하던 나는 그의 반응에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내가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친 것일까, 아니면 그가 이상한 걸까. 서울뉴미디어페스티..
2010.08.17 -
[리뷰] 스물아홉 도시싱글녀의 '마야데렌 감상법'
댄스필름의 창시자 마야데렌과 오마주展>스물아홉 도시 싱글녀의 마야 데렌 감상법 마야 데렌이 들려주는 여섯 편의 꿈, "열쇠는 네 안에 있어" 글|허김지숙 Meshes Of The Afternoon 1 (Maya Deren, 1943)목요일 오후 두 시 이십 분, 미디어극장 아이공에 갔다. 공교롭게도 평일 오후 ‘마야 데렌 오마주 섹션3’의 관람객은 단 한 명이었다. 텅 빈 극장에 불이 꺼졌다. 한기가 도는 스크린에 고딕체의 자막과 함께 흑백화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러닝타임 115분. 졸려웠다. 아니 곤혹스러웠다. 총 8편의 단편 필름, 이해가 부족한 탓일까, 감상을 나눌 일면식도 찾아볼 수 없는 그 순간을 쓸쓸하다 라고 적는다면 지..
201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