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22)
-
[리뷰] 결정하지 않는 것도 당신이기에<비둘기처럼 걷기>@TINC
결정하지 않는 것도 당신이기에 음이온 리뷰 글_임다영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길에서 비둘기를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구우- 구우- 소리를 내면서 목을 까딱거리며 걷거나, 이따금씩 공중을 푸드덕거리며 날아다니는 존재를 말이다. 음이온의 는 우리의 일상에서 친밀한 존재인 비둘기에게 50대 남성이 한쪽 눈을 쪼아 먹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본인은 이 글을 통해 의 경계 넘나들기와 열린 결말의 함의를 살펴보려 한다. 주인공인 남자는 쪼아 먹힌 한 쪽 눈으로 비둘기가 보는 세상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런 남자의 말에 의사, 가족, 행인 등의 반응은 제각기 다르다. 의사는 정신과를 권하며 믿지 않는 눈치고, 도를 믿냐는 행인은 남자가 새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와중에, 가족은 그래도 그의 말을 믿어..
2022.06.29 -
[리뷰]법과 함께 춤추는 몸들 <혜화동1번지 2021가을페스티벌 “법rule”>
법과 함께 춤추는 몸들 리뷰 글_갈피 이야기 하나. 지난 2021년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피선거권연령의 기준을 만 25세 이상에서 만18세 이상으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비록 실질적 청소년 참정권의 보장을 위해 정당법, 민법 등의 추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로써 선거권은 부여받았으나 피선거권을 보장받지 못해 실질적인 참정권에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던 18세부터 24세까지의 시민들이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되었다. 이야기 둘. 대법원은 2021년 8월 19일 판결 1) 을 통해 약 20년 전 발생한 성폭력 범죄 피해생존자이며 ‘체육계 미투 1호’로 체육계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테니스 코치 김 ..
2022.03.31 -
[연재] 개인사정으로 좀 놀겠습니다 - 다리의 봄「다리연극교실」마지막 이야기
개인사정으로 좀 놀겠습니다 - 다리의 봄「다리연극교실」마지막 이야기 글_ 김첨 ■ 발표 : 개인사정으로 좀 놀겠습니다 10. ‘뭐가 더’ 배우인 사람 아홉 명, 관객인 사람 아홉 명, 연출자인 사람 아홉 명, 그렇게 총 아홉 명이 무대에 서있다. 그리고 무대 밖에는 열 번째 사람들이 있다. 막이 오른다. 반짝. 그리고 막이 내린다. 연극교실이 끝난 여덟 번째 날로부터 일주일 후, 오늘은 ‘연극’의 날이다. 전날 모여 하룻밤을 새고 다음 날 저녁 무대에 올랐다. 관객은 생각만큼 적지는 않았지만, 걱정만큼 많지도 않았다. (유료공연이라 걱정했었다. 하지만 ‘배우’가 관객을 부를 수 있는 무료티켓의 숫자만큼만 오셨다. 성공적인 관객 동원이다. 왜냐면..) “우리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가?”를 생각해..
2011.05.27 -
[리뷰] 극단 골목길 「아침드라마」 - 무심하면 죽는다
극단 골목길「아침드라마」 - 무심하면 죽는다 글_ 강여사 “무심하면 죽는다.” 이 말은 누구를 향하는가. 극의 끝 부분, 죽은 아들은 아비에게 “사방이 불타고 있어요! 여기 이 불길이 보이지 않아요? 아버지!”라고 묻는다. 아비는 내가 뭘 모른 척 하느냐며, 불길이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절규한다. 그리고서 극은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술집에 주저앉아 취한 채로 잠이 들어버린 아비는 잠이 깬 후 다시 친구—서로 친구로 착각해 친구가 되어버린 친구—를 만난다. 친구는 첫 장면에서 방화범이 했던 말을 이제 자신이 내뱉는다. “무심하면 죽는다고 했지.” 아비의 몸에 친구의 칼이 꽂히고 마룻바닥과 친구의 얼굴은 이내 피로 물든다. 친구는 아비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성냥불을 킨다. 그리고 암전. 극이 시작할 ..
2011.01.04 -
[리뷰] 런닝머신 위의 아버지 - 극단 성북동 비둘기 「세일즈맨의 죽음」
런닝머신 위의 아버지 - 극단 성북동 비둘기 「세일즈맨의 죽음」 글_조형석 다소 연극무대로 보기 어려운 장소. 사방이 노출시멘트로 되어있고 말이 텅텅 울리는 지하. 관객들 사이에 단지 런닝머신과 마이크와 조명이 놓여져 있을 뿐이다. 무언가 빠르게 진행된다. 숨 가쁘고 정신없다. 한 남자가 런닝머신 위에서 계속 뛴다. 무척이나 답답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이 반복된다. 그 뒤에는 밤의 도시를 달리는 차량들, 고층 아파트, 럭비 경기 모습, 많은 시계들 그리고 TV가 영상을 통해 반복 재생된다. 그 남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족들이 나온다. 런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그 앞에서 그들은 제각각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하소연을 한다. 아버지로 보이는 그 남자는 다소 무덤덤한 표정이나 흐뭇하게 미소도 지었다가 인상도 ..
2010.12.15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첫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첫번째 이야기 이야기꾼의 책공연 - 이야기가 있는 마임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마린보이 - 나홀로 서커스 박이정화 - 사랑 쓰다 이슬길 - 몸짓시극1 '아름다움 안에서 함께 걷기를...' 글_ 조원석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너머 또 하루 저물 땐 ~ ” “ 여보세요?” “ 동이니? 나야 원석이.” “ 웬일이야?” “ 연극보자고, 마임공연인데, 나 그거 보고 리뷰 써야 하거든. 그런데 네가 마임 하잖아. 좀 도와달라고.” “ 나 지금은 마임 안 해.” “ 그래? 몰랐어. 그래도 좀 도와줘. 나, 마임은 깡통이거든.” “ 알았어. 시간이랑 장소는 문자로 보내줘. 나 지금 바쁘거든.” “ 그래, 고맙다. 오래간만에 만나네.” “ 응. 이제 끊어..
201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