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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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월 레터] 우리 웹진 정상운영합니다.
지난 레터에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이런 글 말고 예전처럼 리뷰를 많이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매체가 관리가 안 되는 거냐고 적어주셔서 이렇게 남깁니다. 2023년 리뷰 부족했던 것 알고 있고 매체 관리 더 잘할게요! 우리 웹진 정상 운영합니다!! 세어보니 2023년 하반기에는 리뷰가 6편 정도 발행됐는데, 상반기에는 1편밖에 올리지 못했더군요. 연초에 작품 발표가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 기획에 조금 더 신경을 썼던 탓도 같습니다. 매체가 관리가 안 되는 게 아니라 느슨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과정일 뿐이니 걱정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올해는 저도 글을 다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지난 12월엔 인디언밥 편집위원 셋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너무 많은 이별에 노출되어 ..
2024.02.29 -
[인디언밥 12월 레터]연말 원망 인사
2023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같은 인사 너무 지겹지 않나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고마웠던 이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각자의 삶에 감사하는 연말의 풍습이 아주 프로파간다 적이었다는 생각에, 저는 제안하고 싶어졌습니다. 연말 감사 인사 대신 연말 원망 인사를 나눕시다. 내가 이렇게나 불행한데, 이런 세상에 마냥 감사할 수 없다! 저는 더 이상 KBS을 좋아하던 고등학생이 아닙니다. 꼬일대로 꼬인 30대가 되어 아주 그냥 원망을 쏟아내 버릴 거예요. 일종의 객기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유난히 작별이 많은 해였습니다. 인디언밥은 라는 제목으로 밀려나는 예술공간들을 다뤘습니다. 플랫폼P, 서울혁신파크, 삼일로창고극장, 원주아카데미극장까지 다뤘던 게 여름이었는데요, 그 사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2023.12.29 -
[인디언밥 11월 레터] 익숙한 투쟁
다들 바쁘시지요. 요즘처럼 바쁜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주변에도 다들 일정이 많아 보여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10-11월의 꽃말은 지원사업 발표 정도로 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름 축제를 마치고 세 작품의 연극에 PD로 합류했습니다. 화이트칼라 사무직처럼 하루 6시간씩 꾸준히 일하기 시작한 지 2주 만에, 또 새벽까지 잠들기 어려워졌습니다. 익숙한 일입니다. 기분이 안 좋아 화분을 샀습니다. 키울 줄을 몰라 잔뜩 말렸다가 물속에 담갔다가 한 끝에 겨우 두 화분 중 하나만 살려냈어요. 누구는 자꾸 죽여봐야 한다고 했지만 아직 익숙해지긴 쉽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창작자분께 공연 소식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날 공연이 있어 못 갔지만 안부를 나누는 시간은 소중했습니다. 잘 지내..
2023.11.07 -
[인디언밥 8월 레터] 세상이 날 쫓아내길 기다리며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뉴스레터에 실으려고 쓰던 글을 차마 보내지 못하고 접었습니다. 훨씬 가볍게 다듬어 보내고는,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인디언밥 레터에 적습니다.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가 될 지 모르겠어요. 안녕하세요, 프린지의 살롱마담으로 컴백한 엠케이입니다. 인디언밥의 레터쟁이라든지, 프린지 개근 예술가 민수민정팀의 민수라든가, 후원회원 1인이기도 합니다. 온갖 이름으로 소개하였지만, 3월까지만 해도 예술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다녔답니다. 그 얘기로 레터를 열어볼까해요. 저에겐 마치 한국 힙합퍼들의 분노처럼 응어리진 게 있습니다. 내가 좇는 가치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아닐까 같은 불안과 불만이죠. 특히 누군가 죽어서 제가 슬퍼할 때면 누군가 꼭 옆에서 “그것이 경제적으로 좋은 일”이라든지 “누가 ..
2023.08.27 -
[인디언밥 6-7월레터] 0으로 가는 지점, 그 경계에 서서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호기롭게 "내가 이번에 레터를 쓰겠어"라고 말했지만 결국 6월 그리고 7월 마지막이 돼서야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 흩어지고 조각난 말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인디언밥에서 일을 하는 듯 안 하는 듯 활동하고 있는 불나방입니다. 한동안 무섭게 내린 장맛비와 연이은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와 마음이 아주 무겁습니다. 먼저 마음을 담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올해 초부터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그 가운데 제 최대 관심은 바로 일상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스템 안에서 상당 시간 길들여진 몸이 이곳저곳이 망가져 저는 잠시 저를 내려놓고 휴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오로지 몸과 마음의 회복에 많은 부분 할애하며 ..
2023.07.24 -
[인디언밥 4월 레터] 삶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도대체가 어떻게들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내가 날 벌어먹여야 한다는 것이, 숨만 쉬어도 죄가 쌓여간다는 것이, 나를 겨냥하지 않지만 사실은 내게 칼날을 쏟아내는 혐오가 이렇게나 무거운데 어떻게들 살아가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지금은 이해합니다. 어떤 세상의 질서라는 게 있고 저만 그것을 따르지 못했다는 것을요. 얼마 전에는 기후위기 시대에 행동하는 문화예술인 선언 챌린지에 지목받았습니다. 함께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겁이 났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죠. 사람들은 부도덕한 사람보다 스스로를 부도덕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들을 더 미워하잖아요. 마녀사냥은 인류의 오래된 엔터테인먼트고, 채식 제품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에는 놀랄 만큼 조롱이 따라붙습니다. 각 분야의 운동가들을 향해 쏟아지는 냉소..
202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