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0. 08:15ㆍ07-08' 인디언밥
인디투인디 릴레이리뷰 - 시와
- 한국인(우주히피)
- 조회수 1089 / 2007.09.05
"노래로 일기쓰는 사람" 시와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연을 보고..
청풍 호반 , 자정, 강, 나무, 열린 밤하늘에 별빛들, 시원한 바람......그 사이에 어쿠스틱 기타를 둘러메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풀벌레 우는 소리, 의자에 앉아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는 사람들. 누군가 말은 안했지만 살며시 다가온 기타소리와 목소리에 박수도 잡음이 될 것 같은 느낌. 자정이 지난 새벽에 그렇게 공연이 시작 되었다.
1.Dream
시와가 며칠 전 다녀온 독일여행에서 나왔다는 이 곡은 풍경이 그려지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쉬어가도 좋아요 , 누워 봐도 좋아요 , 잠들어도 좋아요, 꿈 꿀 수도 있어요."라고 외치는 부분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들린다. 반복적인 코드의 진행. 그리고 역시 반복적인 싱커페이션은 기차를 타고 끝없이 대지와 강을 건너는 느낌이 들게 했다.
2.화양연화
필자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인상 깊게 봤지만, 이 곡 또한 시와 스타일로 만든 애절한 (?)곡이라 생각한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라는 가사가 화양연화의 뜻이기도 하다.
또한 시와 특유의 솔직하고 조심스럽고 순수함이 걸러지지 않은 것 같은 보컬이 인상적이다. 곡을 만든 이의 개인적인 감정이 잘 녹아든 이 곡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가 사라집니다"에서 무언가 사연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잠기게 했다.
3. 기차를 타고
보사노바 리듬이 잘 어울리는 곡이다. 왠지 기차를 타고 신나게 달릴 것 같지만 쓸쓸한 코드 진행, 기차 안에서의 풍경들을 보면서 혼자에게 되묻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물론 아티스트는 본인이 겪은 일을 소재로 하기 마련인데 이 같은 표현 방식은 시와가 다른 이와 구별되는 개성이기도 하다.
4.랄랄라
개인적으로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곡이다. 3/4 박자의 이 곡은 듣는 이가 소년이나 소녀가 되어 버리게 하는 힘을 가졌다. 별 뜻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시선과 시각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가사로 썼다. 아주 은유적인 태도는 저 마다의 가슴 속에 다른 형태로 담아지게 할 것이다. 메이저 스케일이 가진 동심. 추억, 그리움 등이 왈츠 박자를 등에 업고 꾸밈없는 목소리와 조화를 이뤘다.
5.길상사에서
어디서 구했는지, 작은 풍경을 마이크 스탠드에 걸어 몇 번 소리를 내었다. 눈을 감고 있었는데 정말 시원한 바람과 잘 어울려 절에 온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도 자주 간다는 길상사는 시와의 아이디어 창고 인 듯하다. 느리디 느린 템포의 아르페지오, 목이 멘 멜로디, 무언가 힘겨운 일을 다 날려버리고 진이 빠진 것 같은 노랫말이 감동적이었다.
* 그녀의 단독 공연은 아니었지만 깊은 밤에 자연 속에서 울려 퍼지는 그녀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잘 보았다고 상투적인 말 밖에 선뜻하지 못한 게 미안할 정도 좋은 공연이었다. 요즘 앨범 준비 중이라는 그녀는 곧 더욱더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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