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단 '백수광부' <안티고네> 낙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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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

극단 백수광부 <안티고네>
7월 1일~18일 선돌극장


원작 : 소포클레스 / 연출 : 김승철 / 극단 백수광부
캐스팅 : 박완규, 박윤정, 임진순, 장성익, 김현영, 김현중, 최원정, 김원중
            최재호, 정훈, 박혁민, 김란희, 이선용, 박미란







필자: 요클라 (트위터 ID @yocla14)

자기 소개하는 순간이 가장 난감하고 힘든 사람. 활자중독증. 언제부턴가 근원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며 글쓰기를 시작. 노트 속에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공화국이 하나, 아무도 죽지 못하는 희곡이 두 편,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세 개의 음표,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고 채워져 나가는 ‘잠언’들. 관심 있는 이들은 부디 구원해 주시길. (무엇을?)




  1. 저를 계속 웃겼던 요클라의 진지한 유머들이 글의 여기저기서 묻어나요.

    '하나가 되어 녹아드는 경험. 모든 요소들이 찐득찐득하게 달라붙어, 공연이 끝나고 치맥을 하는 와중에도 떨어질 생각조차 하지 않네!' 이 부분에서 빵터졌어요. 그 날을 생각하면 저도 무엇보다 끈적한 공연과 시원한 치맥이 대비되어 떠오르기 때문에...

    팩스로, 우편으로, 이메일로 보내주시느라 고생 많았어요~ 요클라!

  2. 오, 리뷰의 형식이 독특하네요 :)
    전 이번 백수광부의 <안티고네>가 연출이 너무 욕심을 부린 듯 다가왔습니다. "연출의 과잉"이라고 해야 할까요. 외형적인 부분에 너무 치중해서 정작 서사가 가려진 듯 했습니다. 눈과 귀가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사실 핑계겠지만) 보다 깊게 졸았어요. 그러고나니 보고 난 후, 마뜩잖은 공연이었는데 무엇이 어디가 그러했는지 잡히지가 않아 개인적으로 관극 태도에 대해 또 다시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극의 핵심인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립을 보다 넓은 의미로 잡을 수 있는 해석의 여지가 풍부함에도, 제게는 그 둘의 대립이 '남성성 vs 여성성'의 대립으로 주로 읽혀져 그 또한 불편했습니다. 근육질 육체를 과하게 노출시킴으로써 남성성을 드러낸다던가, 크레온이 안티고네에게 가하는 물리적 폭력이라던가 하는 부분들이요.
    아무튼 제겐 연출적인 부분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보다 담백하게 갔었으면 하는 미련이 강하게 남아있어요.

  3. 강여사/ 좋은 말씀을 남겨주신 것을 너무 늦게 보게 되어서 그 답까지 늦어졌네요.

    사실 메모를 한 게 너무 많은 데다 그것들이 어떻게 엮이지는지를 파악하지 못해서 선택한 형식이 저거였습니다. '더위'도 그랬지만 강여사께서 말씀하신대로 일종의 '연출의 과잉'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저는 그런 경우 대개 홀로 자책하는 (..) 쪽을 택하곤 해서 결국 어영부영 (사실은 몹시 힘들게) 리뷰를 만들어냈습니다.

    저 리뷰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우선 "이야기를 짜는, 뜨개질하는 여인"을 통해서 극에 일종의 비례미를 부여하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형제를 묻어주려 한다"는 매우 인간적인 고민의 좌절과 뜨개질하는 이야기꾼의 살해는 상통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을테죠. 사실 저는 크레온이 안티고네를 몰아붙이는 장면에서의 서스펜스가 어떤 공연보다도 치밀하고 완벽하다고 생각해서 (아마도 강여사께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으로 읽으신 바로 그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꽤 좋은 느낌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끈적끈적한 회유, 안티고네의 생생한 회의.. 소위 '주인공과의 공감과 감정의 정화'문제로 본다면 꽤 오랜만에 만나는 '고전적인' 연출이라고 봤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제가 과문하여 중간중간에 등장한 매력적인 삽화들(당나귀를 등에 지고 가는 사람들)까지를 리뷰에 반영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웠습니다!

    부족한 결과물이지만 이렇게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

    뱀발: 자꾸 '강여사님'이라고 썼다가 님자를 다 지웠다는.

    • 개인적으로 관객이 주인공에게 감정몰입하게끔 '밀어붙이는'(거칠겠지만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작품들을 불편하게 느껴서 이 작품이 제겐 더 와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이런 작품을 만날 때면 관객(제 자신)을 벽 모서리로 밀어넣어 감정을 억지로 주입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작품에서 넘쳐나는 '감정의 과잉'에 매우 불편함을 느낍니다.
      아마 이러한 느낌에 대한 불편함이 개인적으로는 연극을 보고 난 후, 무언가 생각을 해야할 것만 같은, 비평을 해야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서 비롯된 습관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느덧 대상에 몰입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행위를 불편하게 느끼고 연극을 통한 사유에 더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방금 이 댓글을 달면서 깨달았습니다; 제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무의식을 발견한 것 같은; 저도 모르게 공연을 볼 때면 공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제3자가 되어 '바깥'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전 그 여자분 죽는 걸 단지 '하이몬 엄마 죽는구나...'라고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읽혔을 수도 있겠군요! 새로운 시선을 보고 갑니다 :)
      요즘 주위에 연극을 보고 난 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친구가 없어서 OTL 반가운 마음에 또 댓글을 달아요.
      트위터 하시나봐요! 살짝 팔로잉하고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