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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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Lover's leap : 윤자영 연출, 다층 이미지 레이어가 만드는 세계
다층 이미지 레이어가 만드는 세계
2017.12.15 -
[리뷰] 장현준, <시간--몸--극장--그릇-->@신촌극장
장현준, : ‘말은 변화의 움직임을 추동한다!’@신촌극장 글_김민관 장현준 안무가의 말은 움직임에 흡착된다. 언어는 질문과 사유의 단초이다. 동시에 움직임을 시간으로, (시간의) 변화로 바꾸어낸다. 말이 노정하는 움직임 이후 움직임은 말이 체현하는 크기를 가진다. 말과 말 사이, 말과 말을 잇는 시간이 된다. 말을 움직임의 메타포로 두는 방식은 지난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산아트센터에서 선보인 (2016)은 세월호 이후 예술의 불가능성으로부터 작가의 사유의 가능성을 추출하는 작업으로,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이라는 예술이 빠지기 쉬운 양날의 함정을 비켜가면서, 동시에 말과 움직임이 교차하고 상승하는 지점, 곧 춤에 대한 언어적 탐문, 움직임이 갖는 언어성을 수행했던 것이다. ▲ ..
2017.12.06 -
[리뷰] 존재하지 안는 그곳, 연극<연꽃정원>
존재하지 않는 그 곳 제작_프로젝트 스토리 포레스트 글_최윤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향수를 느낀 적이 있다. 내가 정말 그곳에 있을 어떤 날을 상상하며 이따금씩 눈을 감고 떠올린다. 하지만 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연극 을 보고 극장을 나서며 나는 연꽃이 활짝 핀 그곳에 누구도 끝내 설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진흙탕에 세운 연꽃정원을 상상한다. 배우들이 자꾸만 바라보던 관객석 너머 저 멀리, 갈 수 없는 그곳이 내가 눈을 감으면 떠올리는 그 어딘가와 닮아있다. 체홉의 을 다시 탄생시킨 이 연극이 그리워하는 곳 또한 아이러니로 가득한 삶이 펼쳐지는 곳이다. 누군가가 돌아오고, 떠나고, 남는다. 이 과정에 남는 슬프고 비참한 감정들을 바라본다. 여전히 그곳은 이곳이 아니며, 영원히 그곳에 갈 수 없..
2017.12.05 -
[리뷰]상실의 비애 속에서<연꽃정원>
상실의 비애 속에서제작_프로젝트 스토리 포레스트 글_권혜린 지금, 여기의 번안극 체호프의 을 번안하고 각색한 은 개발의 논리가 침투하는 상황에서 그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무르고자 하는 이들의 비애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에 대한 약간의 희망과 긍정적인 암시를 주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신애와 훈에게는 너무나 뒤늦은 통과의례일 수 있지만 후속 세대인 영주와 자효에게 연꽃정원의 상실은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 연꽃정원에서 온갖 살림을 도맡았던 별에게도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체적인 선택이 아닌, 외부의 압력 때문에 떠나는 자에 대한 비애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농노해..
2017.11.22 -
[리뷰] 박혜진 개인전, <CC각각 b밀(시시각각 비밀)>
수목요일의 시간은 비밀 - 박혜진 개인전, 숨도 작은 전시관, 2017.10.16-11.4 글 김솔지 1. 블랙마켓에서 만난 수목요일의 전시 소식 작년 이맘때는 날씨처럼 한국의 상황도 혹독했다. 예술계도 마찬가지였다. 블랙리스트는 사실로 밝혀졌고, 2016년 11월 4일 예술인들은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광화문광장에는 예술가들의 ‘박근혜 퇴진 캠핑촌’이 생겼다. 한 달이 지난 12월 4일, 예술가들은 암시장 ‘블랙마켓’을 열었다. 적지 않은 예술가들이 텐트 앞에 앉아 작품을 놓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촛불시위를 찍은 사진들도 보였고, 대부분 평소 해온 작업을 여러 형태로 보여줬다. 둘러보던 나는 한 작가 앞에 멈췄다.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엮은 그림, 그 종이 위에서 ..
2017.11.14 -
[리뷰] 극한으로 진동하는 이해, 영화 <분장>
극한으로 진동하는 이해 영화 남연우 감독/각본/출연 글_김민범 무한히 발산하는 세계에서 이해로 수렴하는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가장 내밀한 이야기가 앞에 놓여 있을 때, 어떤 표정으로 그 이야기를 맞이해야 할까. 엉망으로 떠오르는 단어들 사이에서 ‘이해’라는 단어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의심스러워 꺼내지 못한다. 은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감독의 의문에서 시작한다. 질문은 확장하거나 변형되지 않고 오로지 극한으로 치닫는 송준(남연우分)의 표정을 통해 대답 된다. 송준은 무명 배우다. 영화의 첫 장면, 송준은 바쁘게 돼지 저금통을 갈라 동전들을 그러모은다. 짤랑이며 나오는 송준을 맞이하는 건 택시기사다. 돈이 부족하다. 내일 아침 계좌로 모자란 비용을 보내겠다는 송준과 믿을 수 없다는 택시기사는..
201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