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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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실을 말하고 있는 판타지, '무브먼트 당-당'의 <모는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른다>
제 12회 서울변방연극제 참가작 진실을 말하고 있는 판타지, '무브먼트 당-당'의 글_아아시 술에 취해 꽐라가 되어 ‘집을 찾기 위해’ 동네를 헤맨 적이 있다. 분명 집은 여기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나의 집이 없을 때의 그 똥줄이 타는 마음. 망연자실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느껴지던, 나를 짓누르고 있는 대기의 압력. 그 무게감. 날 도와주는 사람도 하나 없어, 인생 자체의 근본적 외로움과 막막함을 느끼게 되던 그 순간. 물론 나의 집은 없어지지 않았다. 내가 정신이 아리까리해서 집을 찾지 못했을 뿐. 집을 찾아다닐 그 때 그 당시의 나의 인지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그 때 당시의 우리 동네에 대한 나의 인식은 판타지처럼 기억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이 된다면? 무브먼..
2010.10.11 -
[리뷰] 모두에게 잊혀지고 신들에게조차 버림받은 여인, 극단 실험극장 <이오카스테>
남편에게 버려지고 아들에게 버려지고 신에게 버려지고 사회에서 버려지고 저자에게조차 버려진 여자 극단 실험극장 글_ 개쏭 오이디푸스를 기억하는가.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맺어진 아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눈을 뽑고 왕좌를 버리고 방황하는 남자. 소포클래스의 책을 펼쳐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오이디푸스는 친숙한 이름이다. 프로이드를 통해, 각종 인문학 서적을 통해 그의 이름은 쉽게 들려온다. 그런데, 오이디푸스를 기억하는 당신, 혹시 그의 어머니의(아니, 아내라고 해야할까) 이름을 기억하시는가. 그녀의 이름은 이오카스테이다. 이 글에서 계속 나올 이름이니까 이쯤해서 오이디푸스의 엄마라든가 마누라라든가 뭐 그런 식으로 기억해두자. 실은 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이름을 통해서 벌어지는 별 ..
2010.10.08 -
[리뷰] 『하_는_전_시(Ha-neun Exhibition)』, 갤러리라는 것에 들어서 던지는 물음들
『하_는_전_시(Ha-neun Exhibition)』, 갤러리라는 것에 들어서 던지는 물음들 안국역 갤러리 175에서... ‘하는’ 것에 대한 의문 글_김민관 ‘하는 전시’는 곧 벌어지고 있음으로서 내지는 수행함으로서의 신체의 출현 내지 기투(企投)로, 기존의 액자 내지 오브제나 설치 구조물의 정적인 물질 환경에 의거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빈 공간에 놓인 신체의 작동과 배치‧수행은 공간과 결부되어 공간의 의미를 생성한다. 역설적으로 공간은 신체를 묶어두고, 이 빈 공간이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 하는 당위를 부여하고, 움직임을 통해 하나의 전시되는 대상으로 변모하여 공간의 불투명성을 감추며 제한하는 은밀한 억압 기제로 작용한다. 신체는 오브제와 주체의 어느 중간에 있고, 관객 역시 갤러리로서의 이곳 정체성을..
2010.10.08 -
[류호경의 그림리뷰] 너무 늦어서 민망한 프린지페스티벌 리뷰
너무 늦어서 민망한 프린지페스티벌 리뷰 글/그림_류호경 2010년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8월 12일부터 28일 까지였다. 그런데 오늘은 몇일인가... 핑계대지 않겠다. 게으름 피웠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으나 리뷰를 못쓸만큼 바빴던 건 아니다. 한 달이 훌쩍 넘었으니까...나란 사람 이런 사람. 죄송하다. 민망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게으른 필자는 잘라버리겠다!! 비록 한 달이 넘은 시점이지만 마치 엊그제 축제를 둘러본 양 생생하게 프린지페스티벌 공연 리뷰(
2010.10.07 -
[리뷰] 토템의 거리를 지나서 인공낙원 속으로 - 제 12회 서울변방연극제 <바람속의 고임>, <정글>
토템의 거리를 지나서 인공낙원 속으로 제 12회 서울변방연극제 , 글_나나기타 #1. 바람속의 고임 [비디오스크리닝] Stone remains in the wind [video screening] 아마도 인류와 지구의 유기적인 관계, 인류가 문명을 이끌고 활동을 한 시간은 지구의 수명24시간으로 가정하고 따져보면 30초 밖에 안된다고 한다, 기껏 해봐야 1만년이 안되는 성립이다. 문명은 과거의 사람들-미래의 사람들을 잇게 하는 중요한 갈고리 같다 대부분 피로 얼룩지고 살육과 번식으로 유지하여 왔지만 그 이분법적인 가장 근본적인 이데아 속에서 인류는 발전해왔고 지금은 지구의 외부생명체와 신호를 송출 할 만큼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다 봤을법한 `맨프럼어스‘라는 영화가 9월에 개봉을 했다, 원시인이 지금까지..
2010.10.05 -
[리뷰] 프린지에서 "이름 부르기" - 용산, 그리고 <타인의 고통>
프린지에서 “이름 부르기” - 용산, 그리고 글_요끌로딘 #1 한 노작가가 특정치킨회사의 이름을 넣은 트윗을 올리면 그 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장학금으로 적립한다고. '이름'을 말하는 행위에 일정한 값이 매겨지고 숨가쁘게 재생산되며 그러면서도 그 매커니즘은 말끔하게 표백되는 일련의 과정이 나에겐 다만 혼란스럽다. 정신없이 팽창했다 쭈그러들고,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탈바꿈하는 서울이라는 도시. 그리고 그 주변(fringe), 도시에서 밀려난 이들이 서울을 굽어본다. 프린지는 공식(公式)의 지위를 얻지 못한 - 심지어는 언제 어느 때라도 삭제되어 버릴 지도 모를 모든 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장이다. 그 이름 부르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몹시 처연하다. 우리는 어느 장소에 모여 앉아서 그 과정을 시간을 함께 나누..
2010.10.04